친필 원고가 그대로… 100년 전 천재 작가의 숨결, 드디어 세상 밖으로

 극작가 김우진의 희곡 친필원고 네 편이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한국 근대 연극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국가유산청은 13일, '두덕이 시인의 환멸', '이영녀', '난파', '산돼지' 등 김우진의 대표작 네 편의 친필원고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일본 신파극이 주류를 이루던 1910~1920년대, 서구 근대극을 주체적으로 수용하며 조선 연극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김우진의 선구자적 역할을 국가적으로 인정한 것이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한 번안이나 모방을 넘어, 당시 사회의 모순과 인간 내면의 갈등을 날카롭게 포착하며 한국 근대 희곡의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에 등록된 작품들은 각각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김우진의 다채로운 예술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대표작 '두덕이 시인의 환멸'은 식민지 시대 개화지식인의 위선과 자기모순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며 당시 지식인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영녀'는 하층 여성의 비참한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1910년대 신파극의 감상주의와 1920년대 계몽주의 신극의 한계를 동시에 극복한 수작으로 꼽힌다. 또한 '난파'는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적 가치관의 충돌을 독일 표현주의 극 형식에 담아내 한국적 특수성을 녹여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산돼지'는 사실주의, 자연주의, 상징주의, 표현주의 등 다양한 기법을 실험적으로 활용하여 무기력한 자아가 생명력을 되찾는 과정을 심도 있게 그려냈다.

 


이와 함께 국가유산청은 개화기 사상가 유길준의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예고하며 근대사 연구의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 '서유견문'은 유길준이 미국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서양의 지리, 역사, 행정, 풍속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한문혼용체 저술이다. 총 아홉 책으로 구성된 이 원고는 단순한 기행문을 넘어, 서구 문물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근대 국가를 건설하고자 했던 유길준의 고뇌와 비전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필사 교정본에는 저자가 직접 검은색과 붉은색 먹으로 글자를 수정하고 문장을 다듬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인쇄본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원문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은 단순한 역사 기록물을 넘어, 당대 지식인의 치열한 사유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원고에 남겨진 수많은 교정 흔적은 단어 하나, 문장 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하며 자신의 사상을 정립해나간 유길준의 학문적 열정과 고뇌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러한 이유로 '서유견문 필사 교정본'은 역사학뿐만 아니라 서지학 연구에서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어 왔다. 국가유산청의 이번 국가등록문화유산 예고는 '서유견문'의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다시 한번 공인하고, 앞으로 더욱 활발한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근대 전환기, 서구 문물과 마주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했던 한 선각자의 치열한 노력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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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하는 순간 유럽의 크리스마스…'피노키오와 어린 왕자'가 사는 동화 마을

오는 2월 말까지 겨울 시즌 대표 행사인 ‘별빛축제’를 개최하며 방문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테마파크 전체를 겨울 감성에 초점을 맞춰 화려한 조명과 특별한 전시, 다채로운 체험과 공연으로 가득 채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이번 축제의 중심은 단연 이탈리아 마을에 마련된 특별 기획 공간 ‘윈터 하우스’다. 피노키오의 크리스마스 세계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이 공간은 아기자기한 크리스마스 오브제와 동화 같은 분위기의 감성 포토존, 그리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요소들로 가득 차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해서는 마을 전체의 조명을 더욱 따뜻하고 풍성하게 연출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또한, 크리스마스 시즌 주말에는 실내에서 아늑하게 즐길 수 있는 인형극 ‘빨간 망토’가 무대에 오르며, 유럽 전통 줄 인형극인 ‘마리오네트 퍼포먼스’, 피노키오 모형관과 다빈치 전시관 관람, 베네치아 가면 만들기 등 이탈리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상시 운영된다.한편, 쁘띠 프랑스에서는 연인들을 위한 로맨틱한 공간이 더욱 확대된다. 기존에도 큰 사랑을 받았던 ‘야외 별빛 포토존’의 규모를 늘리고, 반짝이는 별빛 조형물과 조명 거리를 곳곳에 설치해 이국적인 겨울 감성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제공한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지면 마치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크리스마스 시즌 연인들의 필수 데이트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영롱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계 오르골 시연, 생텍쥐페리 기념관과 갤러리 쁘띠 프랑스의 상설 전시, 어린 왕자 의상을 직접 입어보는 체험 및 프랑스 전통놀이 프로그램 등 프랑스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즐길 거리도 풍성하다.이번 별빛축제는 남녀노소 모두가 동심으로 돌아가 즐길 수 있는 겨울의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두 가지 테마 마을이 선사하는 각기 다른 매력 속에서 낮에는 아기자기한 유럽 마을을 산책하고, 밤에는 화려한 별빛 아래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축제는 내년 2월 말까지 계속되며, 운영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 마감은 오후 5시 30분, 퇴장 마감은 오후 7시이므로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