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바이든 정책도 무너뜨린 '그 원칙', 이번엔 트럼프 관세 정조준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무역 정책인 '상호 관세'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심판대에 서게 됐다. 이번 판결은 행정부의 권한 범위에 대한 또 하나의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으로 보여 미국 전역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워싱턴DC 연방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이었다.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삼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대통령에게 행정명령만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즉, 의회의 명시적인 위임 없이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관세 정책을 펼치는 것은 권한 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대법원이 확립한 '중대 문제 원칙(Major Questions Doctrine)'이 될 전망이다. 당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을 통해 "의회가 명확하게 권한을 위임하지 않는 한, 행정부가 막대한 경제적·정치적 파급효과를 낳는 중대 정책을 독자적으로 시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칙은 대통령이 입법부의 고유 권한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법리로, 이후 행정부의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 정책을 비롯해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탕감, 직장 내 방역 의무화, 퇴거 유예 조치 등 굵직한 정책들이 바로 이 '중대 문제 원칙'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잇따라 폐기된 바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상호 관세 역시 이 원칙의 적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부과의 근거가 된 IEEPA는 마약 밀매나 테러와 같은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법이며,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적으로 대통령에게 관세 조정 권한을 부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마크 그래이버 메릴랜드대 로스쿨 교수는 "의회의 입법 의도가 명확한데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한다면 대법원이 제동을 걸어왔다"며 비판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측의 승소를 점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 자체에 대한 명확한 판례가 아직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앞서 패소 판결을 내린 항소법원에서도 "IEEPA는 대통령에게 다양한 규제 수단을 쓰도록 폭넓게 허용한 법이므로, 관세만 사용할 수 없다는 해석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소수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 소수의견을 근거로 "대법원이 우리 손을 들어줄 명확한 지침"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표했다.

 

대법원의 6대 3 보수 우위 구도 역시 판결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임명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은 연방 공무원 해임, 불법체류자 추방 등 주요 사안에서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상고심의 구두 변론은 올겨울이나 내년 초봄에 시작될 예정이며, 최종 결정은 그로부터 수주 또는 수개월 뒤에 나올 전망이다. 판결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은 계속 효력을 유지한다.

 

여행핫클립

이탈리아 코모 호수의 유혹, 문학 담은 칵테일과 클래식 향연

역사적 자산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준비되어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7월 초부터 시작되는 칵테일 축제를 필두로 클래식 음악제, 전통 불꽃놀이, 그리고 새롭게 단장한 복합 문화 공간까지 코모 호수 전역이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할 예정이다.여름 시즌의 포문을 여는 '코모 레이크 칵테일 위크'는 7월 1일부터 닷새간 빌라 파살라콰와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 등 호수 인근의 상징적인 장소들에서 펼쳐진다. 올해의 주제인 '문학과 칵테일'에 맞춰 바텐더들은 고전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창의적인 음료들을 공개한다. 그림 형제의 동화나 루이스 캐럴의 소설 속 서사를 미각과 시각으로 재해석한 시그니처 칵테일들은 방문객들에게 문학적 상상력과 미식의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하며 지역의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기회를 제공한다.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정통 클래식의 향연인 '락무스 페스티벌'은 7월 6일부터 19일까지 이어진다. 올해로 개최 10주년을 맞이한 이번 음악회는 유서 깊은 저택과 성당, 수변 광장 등 코모 호수의 고건축물을 무대로 정상급 연주자들의 선율을 들려준다. 호수의 수려한 풍광과 고즈넉한 건축미가 음악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연출은 이 축제만의 전매특허다. 특히 음악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그랜드 호텔 트레메조의 피날레 공연은 올여름 코모 호수 여행의 정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지역의 역사와 전통을 체험할 수 있는 '사그라 디 산 조반니' 축제는 6월 말에 열려 여름의 열기를 미리 지핀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27일 밤의 불꽃놀이는 이솔라 코마치나 섬을 배경으로 화려하게 펼쳐진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과 함께 12세기 역사적 사건을 재현한 상연극이 진행되어 외지인들에게는 신비로운 볼거리를, 현지인들에게는 화합의 장을 제공한다. 호수면 위로 번지는 불꽃의 잔영은 코모 호수가 가진 역사적 깊이와 낭만을 동시에 상기시키는 특별한 순간을 연출한다.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복합 문화 시설 '카사비앙카'와 식당 '보에우치'는 여행객들에게 깊이 있는 휴식과 향토 미식을 제안한다. 카사비앙카는 올해 현대 미술과 이탈리아 전통 양식이 조화를 이룬 독채형 객실들을 처음으로 공개해 호수 전경을 독점할 수 있는 특별한 숙박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옛 건물을 복원해 문을 연 보에우치는 농어 리소토와 미솔티노 등 롬바르디아 지방의 정통 조리법을 고수하며, 화려한 장식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향토 음식을 통해 지역의 식문화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럭셔리 숙박 시설인 빌라 파살라콰는 투숙객을 위한 맞춤형 활동을 강화하며 휴양의 질을 높였다. 현지 천연 재료를 활용한 미용 용품 제작 강좌인 '이탈리안 글로우'는 코모 호수 인근의 자연이 주는 혜택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 이와 더불어 야외 테라스에서 고전 영화를 상영하는 '무비 나이트'는 별이 쏟아지는 호숫가에서의 낭만적인 밤을 완성한다. 이처럼 코모 호수는 전통과 현대, 예술과 일상이 교차하는 정교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올여름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잊지 못할 여가를 약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