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타투' 합법화 눈앞…김도윤 지회장 "2년 면소보다 정의가 우선"

 서울북부지법 302호 법정에서 31일 오전 김도윤 타투유니온 지회장이 최후진술서를 담담하게 읽었다. 그는 10년 전 타투 의뢰 손님에게 법 위반을 빌미로 돈을 갈취당한 동료를 잃은 아픈 기억을 먼저 꺼냈다. 김 지회장은 "많은 동료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하고 매년 몇몇은 스스로 삶을 내려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사법부의 정의롭고 상식적인 판결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강영훈)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지회장에 대한 선고 전 마지막 항소심 공판을 진행했다. 김 지회장은 지난 2019년 자신의 작업실에서 한 연예인에게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기소되어 2021년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고, 이에 불복해 곧장 항소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구형을 유지해달라"며 다시 한번 벌금형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문신 시술은 대법원이 1992년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이래 의료법상 불법 행위로 규정되어 왔다. 이로 인해 많은 타투이스트들이 손님에게 협박이나 성폭력을 당하고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속으로만 앓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미 문신이 일상적인 자기표현이나 예술로 받아들여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시대에 뒤처진 법으로 인한 부조리가 계속된 것이다. 김 지회장이 문신사법 제정 운동을 주도하고 첫 기소부터 6년 가까이 법정 싸움을 이어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비의료인의 문신 작업이 불법이라는 현행법에 맞서 현실적인 법 제정을 촉구하며 오랜 시간 투쟁해왔다.

 


문신사법 제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김 지회장 측은 2023년 항소심 재판의 중단을 요청했고, 중단됐던 재판은 지난달 19일 2년 반 만에 재개됐다. 당시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문신사법이 곧 국회를 통과할 수 있으니 이런 흐름을 판결에 반영해 달라"고 주장하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이 되지 않았는데 입법이 되겠냐"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엿새 뒤인 지난달 25일, 문신사법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법과 현실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비의료인의 문신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새 법의 핵심이다. 이 문신사법은 2년 뒤인 2027년 10월 2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 지회장은 2020년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산하에 타투유니온지회를 설립하고 문신사법 제정을 주도해왔다. 그를 대리하는 곽예람 변호사는 이날 변론에서 "피고인은 저명한 타투이스트로 합법화와 여러 제도 안착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며 "만약 문신 시술을 의료 행위로 해석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인식에 비춰봤을 때 사회적 통념에 비춰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회장은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문신사법이 시행되는) 2년을 기다리면 면소될 수 있다는 조언도 많이 듣고 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시작한 재판은 아니었다. 결론을 정의롭게 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김 지회장의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19일 오전 10시에 열리며, 곽 변호사는 "만약 원하지 않는 판단이 나온다 하더라도 3심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끝까지 다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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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뷔페 한 번에 30만 원?"… 역대급 가격 인상에 '헉'

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호텔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제 딸기 뷔페는 '큰맘 먹고' 즐겨야 하는 특별한 경험이 되어버렸다. 특히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성인 1인 가격을 지난해 10만 5천 원에서 13만 5천 원으로 무려 28.6%나 인상하며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선, 호텔가의 고급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역시 11.1% 인상된 15만 원의 가격표를 내걸었고, 서울드래곤시티 인스타일도 11만 원으로 가격을 올리며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이러한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호텔 업계는 원재료 및 운영 비용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 디저트 재료의 수급 비용이 증가했고, 인건비 부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단순히 비용 증가만으로 이번 가격 인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호텔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프리미엄 전략 역시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다. 희귀 품종의 딸기를 공수해오거나, 유명 쇼콜라티에와의 협업을 통해 독점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등, '더 비싸고, 더 특별하게'를 외치는 호텔가의 경쟁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1년에 한 번뿐인 사치"라며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대다수는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는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반얀트리 호텔의 경우 어린이 요금을 14.2% 인상한 8만 원으로 책정했고,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역시 6만 5천 원에서 8만 원으로 어린이 요금을 조정했다. 성인 2인에 어린이 1인 가족이 딸기 뷔페를 즐기기 위해서는 30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그 돈이면 차라리 다른 것을 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SNS에서는 '딸기 뷔페 대신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디저트 맛집' 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소비자들은 나름의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결국 호텔 딸기 뷔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약이 어렵다는 점에서, 호텔가의 프리미엄 전략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도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점점 얇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고가 정책이 계속된다면, '대중적인 겨울철 별미'였던 딸기 뷔페는 소수만을 위한 사치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올해 딸기 뷔페 시즌은 대부분 12월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호텔 딸기 뷔페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