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응답한 빵집들, 인기 제품 28종 가격 줄줄이 하락

 서민들의 대표적인 간식인 빵 가격이 마침내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을 주도하는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다음 달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장기화된 고물가 상황에서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정부의 민생 물가 안정 기조에 발을 맞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단순한 생색내기용 인하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스테디셀러와 고가의 케이크 품목을 대거 포함했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다음 달 13일부터 총 11종의 제품 가격을 조정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단팥빵, 소보루빵, 슈크림빵 등 대중적인 품목의 가격을 기존 1,600원에서 1,500원으로 낮춘 점이다. 식사 대용으로 인기가 높은 홀그레인오트식빵과 카스테라 등도 수백 원씩 가격이 내려간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 케이크 5종의 경우 최대 1만 원까지 가격을 인하해 부모들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여기에 1,000원대 가성비 크루아상 출시 계획까지 더하며 저가형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경쟁사인 뚜레쥬르 역시 대대적인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빵과 케이크 등 총 17종의 공급가를 평균 8.2% 낮추기로 했다. 다음 달 12일부터 단팥빵과 밤식빵, 생크림식빵 등 주요 인기 품목 16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이 최대 1,100원까지 저렴해진다. 뚜레쥬르 역시 인기 캐릭터 케이크 제품의 가격을 1만 원 인하해 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업체 측은 원재료인 밀가루 가격 인하 혜택이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밸류체인 전반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빵업계의 움직임은 최근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당 및 제분 업계의 담합 의혹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한 이후, 설탕과 밀가루 가격이 약 5%가량 인하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최근 원재료 가격 하락분이 소비자 가격에 즉각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들의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립 등 다른 주요 제빵 업체들도 제품 가격 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빵값 인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장에서는 이번 가격 인하가 실제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수차례 가격을 올렸던 업체들이 비용 상승의 어려움 속에서도 인하를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경영상의 부담은 여전하지만 소비자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뚜레쥬르 역시 물가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적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러한 대형 브랜드들의 선제적 조치는 개인 빵집이나 중소 베이커리 브랜드의 가격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빵값 인하는 정부의 정책적 압박과 기업의 상생 의지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소비자들은 가장 체감이 큰 먹거리 물가에서 오랜만에 들려온 인하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하 품목이 전체 제품 수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업계 선두 기업들이 앞장서서 가격을 낮췄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작지 않다. 다음 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새로운 가격 체계가 위축된 외식 소비 심리를 되살리고 민생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행핫클립

한국의 산티아고를 걷다, 신안 12사도 순례길 2박 3일 여행

연유산으로 지정된 신안 갯벌의 비경을 배경으로 한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을 테마로 삼았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에 빗대어 이름 붙여진 이 길을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섬의 정취를 온전히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최적화된 2박 3일 일정이다.이번 패키지의 가장 파격적인 대목은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압도적인 체류 시간이다. 일반적인 호텔 투숙이 오후에 시작해 오전 일찍 끝나는 것과 달리, 이 상품은 '2박 3일 64시간 스테이'라는 새로운 공식을 도입했다. 첫날 새벽 6시라는 이른 시간에 체크인을 허용하고, 마지막 날 밤 10시까지 방을 비우지 않아도 되는 레이트 체크아웃 혜택을 결합했다. 사실상 2박 비용으로 3박에 가까운 시간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여행객들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자은도와 인근 섬들을 구석구석 탐방할 수 있는 여유를 얻게 됐다.패키지 구성품 또한 걷기 여행과 휴식의 균형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객실 숙박과 더불어 매일 아침 제공되는 조식은 기본이며, 세계 각국의 와인 15종을 시음할 수 있는 와이너리 투어가 두 차례 포함되어 저녁 시간의 즐거움을 더한다. 또한 순례길 여정 중에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런치박스와 리조트 내에서 사용 가능한 석식 바우처까지 제공하여 여행객이 먹거리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풍경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여행의 핵심인 12사도 순례길은 기점도와 소악도 등 신안의 작은 섬들을 잇는 신비로운 길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갈 때만 모습을 드러내는 노두길을 통해 섬과 섬 사이를 건너는 경험은 오직 이곳에서만 가능하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의 수평선을 따라 걷다 보면 세계적인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참여해 만든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마주하게 된다.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 경관과 이국적인 건축물이 어우러져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리조트 측은 64시간이라는 넉넉한 시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는 추천 코스도 제안했다. 첫날에는 퍼플섬과 1004뮤지엄파크를 방문해 신안의 색채를 경험하고 백길해변의 낙조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둘째 날에는 배를 타고 대기점도로 이동해 약 12km에 달하는 순례길 본 코스를 완주한 뒤 와이너리 프로그램으로 피로를 푼다. 마지막 날에는 무한의 다리 산책이나 두봉산 트레킹, 혹은 둔장어촌체험마을에서의 백합조개 채취 등 자은도만의 다채로운 체험 활동을 즐긴 후 밤늦게 귀가하는 일정이다.호텔 관계자는 세계가 인정한 신안 갯벌의 가치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12사도 순례길을 걷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도입한 장기 투숙 혜택은 단순히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은도라는 섬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여행객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신안의 바닷길을 따라 걷는 이 특별한 여정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하는 치유의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