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오자마자 '기적'이 일어났다…탈락 확신했던 LA, 대체 무슨 일이?

 손흥민의 소속팀 로스앤젤레스 FC(LA FC)가 탈락의 문턱에서 기사회생하며 차기 시즌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진출권을 극적으로 따냈다. LA FC는 지난달 30일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음 시즌 대회 출전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통산 4번째이자 2시즌 연속 진출이다. 북중미 대륙의 '챔피언스리그'로 불리는 이 대회는 LA FC에게 유독 아쉬움이 큰 무대였다. 2020년과 2023년, 두 번이나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모두 멕시코 클럽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가장 최근인 2025시즌에는 8강에서 리오넬 메시가 버티는 인터 마이애미에 패해 탈락하는 등,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기에 이번 진출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사실 LA FC의 이번 챔피언스컵 진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진출권을 딸 수 있는 여러 경로 중 가장 유력했던 MLS컵 우승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다음 시즌 대륙 대항전 출전은 물 건너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경우의 수가 LA FC를 돕기 시작했다. 다른 팀들의 결과에 따라 실낱같은 희망이 되살아나는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여러 클럽이 각기 다른 자격으로 진출권을 먼저 확보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남은 변수가 LA FC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캐나다 클럽인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자국 컵대회인 '캐네디언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MLS 리그 성적이 아닌 캐나다 클럽 자격으로 진출권을 가져가면서, 리그 성적으로 배정되는 티켓 한 장이 차순위 팀에게 넘어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행운의 주인공이 바로 LA FC였다.

 


이러한 극적인 진출의 중심에는 단연 '캡틴' 손흥민이 있었다. 만약 손흥민이 없었다면, LA FC는 행운의 순번이 돌아오더라도 자격 미달로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손흥민이 지난 8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인 2650만 달러(약 389억 원)를 기록하며 합류하기 전까지, LA FC는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장담할 수 없는 부진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합류는 팀을 180도 바꿔놓았다. 그는 단 10경기에 출전해 9골 3도움이라는 경이로운 활약을 펼쳤고, 그의 발끝에서 팀은 6승 3무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손흥민의 '미친 활약' 덕분에 LA FC는 정규시즌 서부 콘퍼런스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이 높은 순위가 있었기에 극적인 막차 탑승이 가능했다.

 

비록 LA FC의 2025시즌은 지난달 23일,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플레이오프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손흥민이 팀에 안긴 마지막 선물은 클럽의 새 시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나흘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는 이달 중 친정팀인 토트넘 홋스퍼를 방문해 지난여름 급하게 팀을 떠나며 제대로 나누지 못했던 작별 인사를 나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즌의 끝에서 새로운 대륙 대항전의 희망을 쏘아 올린 손흥민의 다음 시즌 활약에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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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시와 역사를 품은 서촌 골목으로 떠나는 여행

청년 시인 윤동주의 고뇌를 거쳐 겸재 정선의 그림 속 풍경으로 들어서는 시간 여행이다.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았던 예술가들의 영혼이 길 곳곳에 스며들어 방문객에게 말을 건넨다.여정의 두 축은 단연 한국 문학사의 두 거인, 이상과 윤동주다. 이상의 집은 그의 난해했던 작품 세계처럼 현대적인 감각과 과거의 틀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남았다. 반면 누상동 골목의 윤동주 하숙집 터와 시인의 언덕, 그리고 버려진 가압장을 개조한 문학관은 암울한 시대 속에서도 순결한 시심을 지키려 했던 그의 삶을 오롯이 보여준다.이 길이 품은 역사는 근대를 넘어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왕산 자락의 수성동계곡은 겸재 정선이 진경산수화로 그 아름다움을 예찬했던 바로 그 장소다. 아파트 단지 개발로 묻힐 뻔했던 계곡이 본래 모습을 되찾으면서, 기린교를 포함한 풍경은 도심 속에서 보기 드문 고즈넉한 정취를 선사하며 과거 선비들의 풍류를 짐작하게 한다.산길을 오르다 보면 뜻밖의 공간들을 마주치며 여정의 재미를 더한다. 과거 청와대 방호 목적의 경찰 초소는 서울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북카페 '더숲 초소책방'으로 변신했고, 그 위편의 '청운문학도서관'은 전통 한옥의 멋과 함께 책과 사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쉼터가 되어준다.예술의 향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촌 골목 안쪽에 자리한 박노수 미술관은 화가가 40년간 거주했던 가옥으로, 동양과 서양의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화가의 작품과 그가 가꾼 정원은 어우러져 한 폭의 입체적인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한 감동을 준다.긴 여정의 끝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 '대오서점'이 장식한다. 이제는 책을 파는 서점의 기능보다 북카페로 운영되지만, 70년 넘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책장과 공간은 이 길을 걸어온 이들에게 깊은 문학적 여운을 남기며 조용한 배웅을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