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길 동서로 막혔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동쪽과 서쪽 해상 수송로가 동시에 위협받는 초유의 압박에 직면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데 이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 항로까지 공격하면서 사우디의 원유 수출이 10여 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뉴욕타임스는 9일 현지시간 해양 정보업체 케플러 자료를 인용해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320만 배럴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13년 만의 최저치다. 미국·이란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 사우디의 하루 원유 수출량이 약 700만 배럴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하로 급감한 셈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원유 대부분을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아시아와 세계 시장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이란이 전쟁 국면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자, 사우디는 동부 유전지대와 서부 홍해 연안을 잇는 동서 송유관 가동을 확대했다. 홍해 항구를 활용해 원유를 실어 나르는 이른바 ‘플랜 B’였다.

 

하지만 이 대체 경로마저 안전하지 않게 됐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선박 이동 차단을 선언하고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일대에서 공격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인도양을 잇는 핵심 통로로, 수에즈 운하와 연결되는 세계 해상 물류의 요충지다. 이곳이 불안정해지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에너지 수송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미국의 전 예멘 특사 앨리슨 마이너에 따르면 후티가 지난 7월 20일 사우디 선박 차단을 선언한 이후 최소 7척의 사우디 선박이 공격을 받았다. 지난달 말에는 사우디 유조선이 홍해 중부 해역에서 공격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는 후티가 예멘 인근 해역을 넘어 홍해 깊숙한 곳까지 타격할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우디는 아시아 고객들에게 원유를 보내기 위해 더 길고 비용이 큰 항로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홍해 북쪽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더라도 안전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야 한다. 이 경우 운송 기간과 보험료, 선박 운임이 크게 늘어나 원유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사우디 원유 수출 차질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사우디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57억 달러 규모의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전체 원유 수입액의 3분의 1을 넘는 수준이다. 사우디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국내 정유업계와 에너지 가격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는 중동 지역 충돌이 에너지 시장을 어떻게 뒤흔들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이고,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전략적 해상로다. 두 해협이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매우 이례적인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뉴욕타임스는 사우디가 오랫동안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으로 국제 유가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는 물론 인플레이션, 해운비, 각국의 전략비축유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후티의 움직임을 이란의 대미 전략과 연결해 보는 시각도 있다. 후티는 독자적인 정치·군사 목표를 갖고 있지만, 사우디 원유 수송을 압박하는 행위는 결과적으로 미국과 그 동맹국이 의존하는 에너지 공급망에 부담을 주는 효과를 낸다. 이란이 직접 충돌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역내 대리세력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의 중동 전문가 파와즈 게르게스 교수는 후티의 행동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이란에 이익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우디와 후티 간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경우 세계 에너지 공급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우디의 ‘플랜 B’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호르무즈를 피해 홍해로 돌렸지만, 홍해마저 안전하지 않게 되면서 세계 원유 시장은 새로운 불확실성에 놓였다. 중동의 두 해상 병목 지점이 동시에 흔들리는 지금, 사우디의 수출 차질은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안보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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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64만 명…설악산 옆 ‘이 길’이 떴다

고 있다. 속초시는 2024년 7월 개통한 설악향기로의 누적 이용객이 지난 8월 말 기준 64만1886명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개통 첫해인 2024년에는 연말까지 19만8838명이 설악향기로를 찾았다. 지난해에는 26만7432명이 이용했고, 올해도 8월까지 17만5616명이 방문했다.2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모두 64만명 이상이 찾은 셈이다. 봄과 여름에도 꾸준히 이용객이 이어지면서 설악향기로는 설악동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설악향기로는 속초시가 약 100억원을 투입해 설악동 일대에 조성한 관광 인프라다. 전체 길이는 2.7㎞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순환형 산책로로 만들어졌다.걷는 길 곳곳에는 관광객이 주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돼 있다. 최대 8m 높이의 스카이워크가 설치됐으며, 98m 길이의 출렁다리도 갖췄다.야간 경관조명도 설악향기로의 주요 시설 가운데 하나다. 낮에는 설악동의 자연경관을 바라보며 산책하고, 밤에는 조명이 더해진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됐다.설악동은 설악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한 지역이다. 속초시는 관광객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걷고 머물며 주변을 즐길 수 있도록 관광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특히 설악동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책로와 전망 시설, 야간 경관 등을 통해 설악동을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확충하는 방식이다.주변 관광환경 개선도 계속되고 있다. 속초시는 올해 설악동 B지구 유휴부지에 쉼터를 조성했다.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반딧불 조명도 205m 구간에 추가로 설치해 야간 볼거리를 강화했다.설악동 일대의 문화·관광 시설 확충도 이어진다. 속초시는 오는 2027년 상반기까지 설악산문화시설 복합문화센터를 조성하고, 같은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설악향기로를 중심으로 산책로와 야간 조명, 쉼터 등을 계속 확충하면서 설악동의 관광 환경을 개선해 나간다는 구상이다.이병선 속초시장은 “앞으로 설악향기로를 중심으로 관광환경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발전시켜 설악동 관광의 부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개통 이후 2년 만에 64만명이 넘는 이용객이 찾은 설악향기로는 설악동 관광의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속초시는 앞으로도 설악향기로를 중심으로 주변 관광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설악동 일대의 관광 활성화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