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韓 대통령 '사상 최초'로 유엔 안보리 의장석 앉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총회를 방문하며 본격적인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9월 23일부터 시작되는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는 유엔 창설 80주년을 맞는 해로, 전 세계 193개 회원국 정상급 인사들이 집결하는 만큼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혀, 이 대통령의 첫 유엔 무대가 한국 외교의 분수령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두 가지다. 첫째는 23일로 예정된 유엔총회 기조연설이다. 이 대통령은 첫 세션의 7번째라는 비교적 앞 순서에 배정받아 약 15분간 연설에 나선다. 연설의 핵심 키워드는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한반도 문제'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대한민국이 경험한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회복 과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하이라이트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한다는 점이다. 한국은 9월 한 달간 안보리 의장국을 맡게 되며, 이 대통령은 24일 '인공지능(AI)과 국제 평화 안보'를 주제로 열리는 공개 토의의 의장석에 직접 앉는다.

 

특히 안보리 회의 주제로 'AI'를 선정한 배경이 주목된다. 강 대변인은 "미래 중요 산업이자 인재 양성 분야"라고 설명하면서, "무엇보다 서구 선진국이 주도했던 AI 이슈를 대한민국이 주도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I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안보 위협에 대한 국제적 논의를 한국이 선점하고, 관련 규범 형성 과정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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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사는 남자' 효과… 영월 청령포 인산인해

곳의 상흔 남은 터전들이 새로운 문화적 숨결을 얻어 부활하는 중이다. 수백 년 전의 역사적 비극을 간직한 공간들이 잊히지 않고 대중의 발길을 끌어모으는 역설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모습이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선풍적인 흥행 기록을 남긴 이후, 단종의 애달픈 서사가 서린 영월 청령포는 연일 몰려드는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상영이 완전히 끝난 이후에도 열기가 식지 않으면서 지역 상권과 숙박 시설은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한적했던 지방 소도시의 식당과 명소마다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기현상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삼면이 강물로 둘러싸이고 뒤편은 가파른 절벽으로 막힌 청령포는 조선 6대 임금 단종이 유배 생활을 했던 천연의 고립지다.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17세의 어린 나이에 비극적인 생을 마감해야 했던 군주의 서글픈 역사는 자욱한 물안개 속 소나무 숲과 함께 서늘한 중압감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에는 단종이 기거했던 어소와 그 세월을 묵묵히 지켜본 관음송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정통성을 지녔음에도 비운의 운명을 맞이해야 했던 단종의 삶은 오랫동안 풀어내지 못한 역사적 한으로 남아왔다. 천형과도 같았던 단절의 공간이 수백 년의 시간을 지나 대중과 호흡하는 장소로 변모한 셈이다.영화가 촉발한 역사의 재발견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미처 피어나지 못한 어린 영혼을 향한 애도와 추모의 발길로 승화되고 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청령포 선착장을 통해 강을 건너는 관광객들의 걸음은 끊이지 않는다. 과거 단절과 철폐의 대명사였던 유배지는 이제 안타까운 역사를 되새기고 위로를 나누는 열린 추모 공간으로 탈바꿈했다.쇠퇴해 가던 옛 광산촌과 역사적 유배지가 대중문화 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지역 재생의 모범 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비극적인 서사를 간직한 지역 유산들이 스토리텔링을 얻어 대중과 소통하면서, 멈춰 섰던 강원도 영월 일대의 시간은 새로운 활력과 함께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