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감옥이냐 그라운드냐 갈림길에 서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풍미했던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의 야구 인생이 법정에 섰다. 불법 스포츠 도박과 관련하여 연방 수사관에게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된 그는 지난 21일, 배심원 선정을 위해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내와 손을 맞잡고 변호인단과 기념사진을 찍는 등 시종일관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지만, 그의 미래는 재판 결과에 따라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사건의 발단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푸이그는 전직 마이너리그 선수가 운영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통해 테니스, 미식축구 등 다양한 종목에 900건에 가까운 베팅을 했다. 이후 연방 수사관이 해당 도박 조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푸이그의 이름이 언급되었고, 2022년 1월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그는 화상으로 조사를 받았다. 문제가 된 것은 도박 행위 자체가 아닌, 이 조사 과정에서 그가 수사관에게 허위 진술을 했다는 혐의다.

 


푸이그의 법적 대응은 오락가락했다. 그는 2022년 8월, 검찰과 허위 진술 혐의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을 내기로 합의하며 사건을 조용히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뒤, 그는 돌연 입장을 바꿔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내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에 대해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며 명예 회복을 위한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이다. 이 결정으로 그는 합의 시 받을 수 있었던 감형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고, 무거운 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재판을 선택했다.

 

이러한 법적 리스크는 그의 커리어에 즉각적인 타격을 주었다. 유죄 인정 번복 소식이 알려진 2022년 말,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도 키움 히어로즈와의 재계약이 불발되었다. 이후 도미니카 리그 등을 전전하다 지난해 다시 키움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5월에 방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법적 문제의 장기화가 경기력과 선수 생활의 안정성을 송두리째 흔든 셈이다.

 


이번 재판에서 푸이그는 사법 방해 1건과 허위 진술 2건, 총 3가지 혐의를 받는다. 허위 진술은 각각 최대 5년, 사법 방해는 최대 10년의 징역형이 가능한 중범죄다. 단 하나의 혐의라도 유죄가 인정된다면, 30대 중반의 나이를 고려할 때 사실상 선수 생명은 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의 변호인단은 "진실을 밝힐 기회를 얻었다"며 자신감을 보이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그가 증언대에 설 경우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법정에서의 여유로운 미소와는 달리, 푸이그는 선수 인생 최대의 도박을 시작했다. 약 8~9일간 진행될 재판에서 배심원들이 그의 무죄 주장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차가운 유죄 평결을 내릴지에 따라 '야생마'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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