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타워브리지, 폭염에 폐쇄

 유럽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이 주요 도시의 관광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최근 유럽 각국의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며 인프라와 노동 생산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독일과 체코, 폴란드 등 중부 유럽은 물론 프랑스까지 40도를 웃도는 극한의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6월 하순 들어 고온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관광객이 몰리는 프랑스 파리는 폭염의 직격탄을 맞으며 주요 명소들이 운영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조기 폐장을 결정했으며, 루브르 박물관 역시 오후 늦은 시간의 운영을 포기하고 문을 일찍 닫았다. 현대미술관과 주요 국립 미술관들도 전시 공간을 임시 폐쇄하거나 완전 휴관에 들어가는 등 유례없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야외 활동이 주를 이루는 테마파크와 역사적 성곽 시설들도 일부 운영을 멈추며 폭염 대피에 나선 모습이다.

 


영국 런던 역시 적색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서 도시 전체가 거대한 찜통으로 변했다.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타워 브리지는 이틀간 운영을 완전히 중단했으며, 국립 천문대와 자연사 박물관 등 주요 교육 시설들도 관람객의 안전을 이유로 문을 닫거나 출입구를 제한했다. 특히 버킹엄궁의 상징인 근위병 교대식마저 폭염으로 인해 취소되면서 런던을 찾은 관광객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는 근위병과 군마의 열사병 사고를 막기 위한 긴급 결정이었다.

 

벨기에에서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야외 행사마저 기후 위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매년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워털루 전투 재현 행사가 폭염으로 인해 전면 취소된 것이다. 주최 측은 관객과 자원봉사자, 응급 대원들의 생명을 담보로 행사를 강행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유럽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대규모 야외 축제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유럽의 여름 축제 문화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폭염이 가져온 경제적 손실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과 주요 대학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한 단기 경제 손실은 수십조 원에 달하며 향후 몇 년간 그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타격이 집중되면서 국가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제적 충격이 대규모 파업 사태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여름철 폭염이 연례행사처럼 굳어지면서 유럽 관광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뜨거운 태양 아래 유적지를 걷던 전통적인 관광 방식은 이제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활동이 되었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와 경제 전문가들은 폭염이 노동 시간 단축과 소비 위축을 불러와 유럽 경제 전반에 장기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럽의 랜드마크들이 굳게 닫힌 문은 기후 위기가 우리 삶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여행핫클립

상어 보며 잠든다…한국인 몰리는 中 수중 스위트룸

넓어지는 모습이다. 중국 여행객이 증가한 데에는 무비자 정책의 영향이 컸다. 국내에서 이어지는 ‘C푸드’ 열풍도 중국행 수요를 끌어올렸다. 하이디라오와 차지 등 중국 음식과 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현지에서 훠궈와 밀크티를 직접 맛보려는 여행객도 늘었다.SNS를 통해 접하는 중국의 새로운 모습도 젊은 세대의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 중국 인플루언서인 왕훙의 메이크업부터 오토바이 체험 쇼츠까지 자극적인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한때 어딘가 촌스럽다고 여겨졌던 중국 특유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뜻하는 ‘중티’가 이제는 Z세대에게 오히려 힙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중국을 찾는 한국인이 늘면서 유명 관광지를 피해 새로운 도시를 찾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야놀자 추산으로 한 해 약 3000만 명이 국내에서 비행기에 오르는 가운데 한국인이 상대적으로 드문 지역을 여행지로 선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가을과 겨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하이난은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따뜻한 기후에 바다를 끼고 있는 데다 럭셔리 리조트와 웰니스 시설까지 갖춰 휴양과 자기관리를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하이난은 약 1944㎞에 달하는 해안선을 보유한 중국의 유일한 열대 섬이다. 특히 가성비를 앞세운 여행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스몰 럭셔리’ 여행객에게 매력적인 곳이다.대표적인 곳이 미션힐스다. 해외 골프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곳으로,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규모 골프장으로 등재돼 있다. 5성급 리조트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골프와 숙박을 결합한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거뭇한 현무암 지형 사이로 초록빛 18홀 정규 코스가 펼쳐져 있어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보다 고급스러운 휴양을 원한다면 하이난 최남단에 위치한 싼야로 향할 수 있다. 싼야는 우기가 잦은 북부와 달리 1년 내내 비교적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는 대표적인 휴양 도시다.중국 푸싱그룹은 싼야의 가치를 일찍 알아보고 100억 위안, 약 2조원을 투자해 초호화 리조트를 건설했다.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7성급 호텔로 알려진 싼야아틀란티스다.이곳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취임식 VIP 행사를 담당했던 전설적인 호텔리어 고 솔 커즈너가 세운 리조트다. 카리브해 바하마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이어 싼야까지 세계에 단 세 곳뿐인 것으로 알려졌다.싼야아틀란티스가 7성급으로 불리는 이유는 최고급 시설에 있다. 총면적 54만㎡에 달하는 리조트에는 154개 스위트룸을 포함해 모두 1314개의 객실이 있으며 전 객실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특히 수중 스위트룸은 이곳의 대표적인 공간이다. 바닷속을 연상시키는 대형 수족관과 객실이 연결돼 있어 침대에 누운 채 상어와 가오리, 거북이 등 약 8만6000마리의 해양 생물을 볼 수 있다. 호텔 안에 1만7500t 규모의 해수를 담은 초대형 수족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경험이다.2017년 러시아에서 들어와 약 10년 동안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두 마리의 벨루가도 볼 수 있다. 싼야아틀란티스는 대규모 바다거북 서식지를 운영하는 등 해양생물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하이난은 호화로운 휴양뿐 아니라 웰니스 여행지로도 주목받는다. 특히 우기가 끝나는 매년 10월이면 본토의 추위를 피해 많은 중국 노년층이 하이난으로 몰려든다. 연평균 기온이 24.9도에 달해 따뜻한 섬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웰니스가 될 수 있다는 게 현지의 설명이다.관련 시설도 늘고 있다. 매년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보아오에는 이링생명양호센터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는 건강검진부터 치료와 관리, 재활까지 이어지는 밀착형 케어를 받을 수 있다.침과 마사지 등 중국 전통 의학을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단기간에 관광지를 돌아다니기보다 한곳에 머물며 휴식과 건강관리를 함께 원하는 여행객에게 어울리는 방식이다.중국 여행의 중심이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지역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하이난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따뜻한 기후와 바다, 고급 리조트에 웰니스까지 더해지면서 올가을과 겨울 새로운 중국 여행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