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서 '공룡' 찾으러 떠나자!

 바다 내음이 가득한 거제 사등면 청곡리의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해안가에는 미끄러운 바위와 해초가 가득하다. 이곳에는 하절기 단 6시간 동안만 볼 수 있는 백악기 공룡과 새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단층 지형이 있다. 2019년 발견된 세 종류의 공룡 발자국은 고생물학계를 놀라게 했으며, 2021년에는 다양한 조류의 발자국도 추가로 발견되었다.

 

김경수 교수는 "세 종류의 공룡 발자국이 한 장소에 동시에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물며, 새 발자국까지 함께 관찰할 수 있는 곳은 더욱 귀중하다"고 설명했다. 청곡리 해안가의 발자국은 매우 선명하여 해외 지질학자들도 그 형태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조각류 공룡인 하드로사우르스의 발자국은 발바닥과 발톱의 형태가 뚜렷하게 남아 있다.

 

청곡리에서 발견된 공룡의 피부 자국은 마치 방금 전까지 공룡이 누워 있었던 것처럼 선명하다.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해 갈곶리에 도착하면, 이곳에서도 공룡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검은색 지층에서는 각 시대별 다양한 흔적이 발견되며, 익룡의 발자국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익룡 발자국은 뒷발 자국이 많이 남아있어 공룡의 걸음걸이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갈곶리에서 발견된 발자국은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시기에 생성된 몇 안 되는 생물의 흔적으로, 귀중한 학술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성군 삼락리 화석산지에서는 1400개의 공룡 발자국이 남아 있으며, 이곳의 보존 상태가 뛰어나 세계 각지에서 방문한 학자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대한민국 내에서 공룡 관련 화석이 많이 분포한 고성군에는 고성공룡박물관이 있으며, 가을마다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개최된다.

 

여행핫클립

영양의 파워 스폿, 지친 몸에 박하 향 채우다

손길이 덜 닿은 태고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촛대처럼 우뚝 솟은 선바위와 붉은 병풍을 두른 듯한 자금병이 마주 보는 풍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마을 사람들은 이 기이한 절경을 안과 밖을 가르는 '석문'이라 칭하며, 그 안쪽에 숨겨진 별세계를 소중히 여겨왔다.석문을 지나 임천마을로 들어서면 조선 시대 민가 정원의 정수로 꼽히는 서석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450년 전 선비 정영방이 당파 싸움을 피해 낙향하여 조성한 별서 정원으로, 연못 자체가 주인이 되는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최근 연구를 통해 정영방이 예순을 넘긴 나이에 이 정원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서석지에 담긴 노련한 미학적 관점이 재조명받고 있다. 담장을 낮춰 바깥 풍경을 안으로 끌어들이고 비어 있는 마당으로 바람을 받아들이는 배치는 노학자의 원숙한 세계관을 보여준다.서석지 연못 안에는 물 위로 고개를 내민 19개의 기이한 돌들이 저마다의 이름을 가진 채 자리 잡고 있다. 정영방은 이 돌들에 나비나 갓끈을 씻는 바위 등의 명칭을 붙여 자연에 인문학적 의미를 부여했다. 연못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도랑에도 맑음을 받아들이고 더러움을 뱉어낸다는 뜻의 이름을 붙여 마음 수양의 도구로 삼았다. 정원 안팎의 명소 48곳을 읊은 그의 시 구절을 따라 걷다 보면, 단순한 경치 감상을 넘어 선비의 고결한 정신세계를 마주하게 된다.영양의 또 다른 매력은 돌을 벽돌처럼 깎아 쌓은 모전석탑에서 발견된다. 전국에 몇 남지 않은 모전탑 중 3기가 영양에 모여 있는데, 국보인 산해리 오층모전석탑은 자기 존재를 과시하지 않는 소박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거대한 암반 위에 세워진 삼지동 모전석탑은 탑신 사이로 식물이 뿌리를 내려 마치 앙코르와트의 고대 신전을 연상케 하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려한 기교 대신 묵직한 미감을 선사하는 이 탑들은 영양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단단한 위로를 건넨다.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한 공간들도 영양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서석지 인근의 연당림은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와 함께 고즈넉한 시골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현대판 정자' 역할을 한다. 수비면 죽파리에 위치한 자작나무 숲은 차갑고 알싸한 박하 향 같은 청량감을 선사하는 영양의 숨은 보석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하얀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면 일상의 번잡함은 사라지고 숲의 정령이 주는 맑은 기운만이 온몸을 감싼다.영양은 마음을 씻는다는 뜻의 '세심대'와 신선이 살 만한 곳이라는 '동천'이 유독 많은 고장이다. 깎아지른 절벽인 척금대와 연꽃이 가득한 삼지리의 연못들은 예기치 못한 순간에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굳이 유명한 명소를 찾아 헤매지 않더라도, 굽이치는 반변천 물길을 따라 걷는 것 자체가 지친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 치유의 과정이 된다. 박하 향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영양의 산천은 올여름 마지막 휴식을 꿈꾸는 이들에게 최적의 안식처가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