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빚 1069조원 '비명'..저소득층 연체율 12년 만에 최고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의 어깨가 빚더미에 짓눌리고 있다. 지난 2분기, 금융권에서 빌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무려 1069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소득이 낮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대출이 급증하고 연체율마저 1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자영업자들 사이의 '부채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2분기 말 기준 전 금융기관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직전 분기 대비 2조원 늘어난 수치다. 이는 한은이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대출 종류별로는 사업자 대출이 4조2000억원 증가한 723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가계대출 잔액은 6조원 감소했다.

 

문제의 핵심은 '부채의 질'이다. 2분기 들어 늘어난 자영업자 대출 대부분이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집중됐다.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141조30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3조8000억원이나 불어났다. 반면 중소득(하위 30~70%)과 고소득(상위 30%)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각각 1조2000억원, 7000억원씩 감소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될수록 빚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저소득 자영업자들의 상환 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2분기 말 기준 저소득 자영업자의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율은 2.07%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만에 0.15%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2013년 3분기 이후 1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같은 기간 0.1%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저소득층의 부실 위험이 얼마나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앞으로의 상환 전망도 어둡다.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주로 손을 벌린 곳은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었기 때문이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2분기 말 상호금융 대출 잔액은 48조8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 증가 폭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고금리 대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이자 부담이 가중되어 연체 위험을 더욱 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저소득·저신용이면서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취약 자영업자'를 상반기 말 기준 43만7000명으로 추정하며 주요 리스크로 지목했다. 한은 관계자는 "취약 차주의 부실이 여러 업권으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어 신용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영업자 부채 문제가 개별 경제 주체의 어려움을 넘어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와 금융 당국의 선제적이고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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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갔다가 여기 안 들르면 '헛걸음'…단풍 감상 백미로 꼽히는 명소 3

를 것으로 보여, 전국 각지에서 가을의 절정을 만끽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장산은 매년 가을마다 깊고 그윽한 빛깔의 단풍으로 독보적인 풍광을 자랑하며, 수려한 자연경관과 오랜 역사, 문화적 가치가 어우러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을 여행지로 굳건히 자리매김해왔다.내장산 단풍이 이토록 특별한 찬사를 받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이곳이 국내에 자생하는 단풍나무 11종이 함께 서식하는 유일무이한 '단풍나무의 보고(寶庫)'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단풍나무는 잎의 갈래 수나 모양으로 종류를 구분하는데, 내장산에는 잎이 9~10갈래로 갈라지는 당단풍부터 좁은단풍, 털참단풍, 복자기, 그리고 수액으로 유명한 고로쇠나무와 왕고로쇠, 신나무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단풍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나무들이 저마다의 붉은색을 뽐내며 빚어내는 색의 향연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깊이와 화려함을 자아낸다.특히 내장산 단풍은 잎의 크기가 아기 손처럼 작고 고우며, 유독 선명하고 진한 붉은빛을 띠어 '애기단풍'이라는 사랑스러운 별칭으로 불린다. 여리고 섬세한 잎들이 빽빽하게 모여 만들어내는 짙은 붉은색의 물결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며, 내장산 단풍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 작은 잎들이 모여 산 전체를 거대한 붉은 융단처럼 뒤덮는 장관은 오직 내장산에서만 허락된 가을의 선물이다.이 황홀한 단풍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명소들도 곳곳에 자리한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단연 일주문에서 내장사로 이어지는 108그루의 단풍나무가 만들어내는 '단풍 터널'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붉게 타오르는 단풍잎 아래를 걷다 보면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선 듯한 황홀경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정자에 날개가 돋아 하늘로 날아갔다는 전설이 깃든 우화정은 연못에 비친 단풍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하며,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 부근에 오르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산 전체의 붉은 파노라마를 조망하는 특별한 경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