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있는 신입 구해요" 기업에... 적당히 다니다가 이직하는 20대들

 요즘 20대 직장인은 회사에 뼈를 묻을 각오로 일하지 않는다. 일단은 아무 곳이나 취업한 후 취업 준비를 이어 나가는 사회초년생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첫 직장은 1~2년만 다니고 관둘 곳'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 A 씨는 "취업 준비반 면접인데도 관련 직무 경험이나 인턴 경험이 있냐고 묻는다. 취업 문이 갈수록 좁아져서 '진짜 신입'이 설 자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유사한 직무 경력이 있는 '중고 신입'이 채용 시장에서 선호되는 추세인데, 실제로 중고 신입으로 희망하던 대기업에 입사한 최 씨는 중견 기업에서 1년 4개월 근무한 뒤 그만두고 이직했다며 "현 직장 인사 담당자님이 나중에 말해주셨는데, '경력 없는 신입은 면접 시에 생각하는 깊이나 편차가 너무 심해서 어쩔 수 없이 경력자를 뽑게 된다'고 했다. 채용에서는 중고 신입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이직한 20대 김 씨도 전 직장에 근무하며 꾸준히 이직 준비를 했다고 밝히며 "처음부터 '뼈 묻을 각오'는 하지 않았고, 첫 직장에서의 경력이 있어서 현 직장 면접을 잘 진행해 합격했다. 원하는 직장에 합격하려면 경력이 필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 이전 직장에서 3년 차로 받는 연봉보다 중고 신입의 초봉이 더 높으니 당연히 경력을 버릴 선택을 하지 않겠느냐"며 역설했다.

 

실제로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이 높은 123개 회사 대상으로 실시한 '채용 동향·인식 조사' 결과에서는 작년 대졸 신규 입사자의 26%가 중고 신입이었으며, 평균 경력은 1년 4개월이었다. 이처럼 1년 넘게 직장에 잠자코 다니다가 훌쩍 이직해 버리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다. 테크기업 인크루트의 조사 결과에서 직장인 응답자의 52%가 스스로를 '조용한 퇴사' 상태로 규정했으며 최소한의 업무만 처리할 뿐, 회사에 기여할 의지가 없다고 답했다.

 

올해 채용 시장에서도 중고 신입이 더 유리할 전망이다. 전체 채용 인원이 갈수록 신입보다는 경력 채용 인원이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채용된 신입직은 40%인 데 비해 경력직은 47%에 달했다.

 

'채용 동향·인식 조사' 결과 발표 당시 한국경제인협회는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놓인 대다수 기업이 신입 교육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무에 즉시 투입할 경력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핫클립

기차역만 7개, 대체 뭐 있길래?…가도 가도 볼거리 터지는 ‘혜자 여행지’

동해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보석 같은 매력들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질 기회를 맞았다. 코레일과 경북도는 울진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알아보고 다른 지역의 두세 배에 달하는 7개의 역을 배정하며 여행객 맞이에 나섰다. 각 역은 저마다의 테마를 품고 여행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흥부역의 국립해양과학관부터 죽변역의 하트해변과 스카이레일, 울진역의 성류굴과 금강송 군락지, 후포역의 등기산 스카이워크와 요트학교에 이르기까지, 이제 여행객들은 기차를 타고 내리는 것만으로도 울진의 다채로운 풍경과 문화를 손쉽게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다.특히 11월의 울진은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아끈다. 동해의 보물이라 불리는 수중 산맥 ‘왕돌초’를 앞마당처럼 품고 있는 죽변항은 이 시기, 살이 꽉 찬 방어와 오징어 등 최상급 수산물로 가득하다. 울진군은 이 풍성함을 나누기 위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죽변항 수산물 축제’를 연다. ‘가자, 죽변항! 먹자, 수산물!’이라는 소박하지만 정겨운 구호 아래, 맨손 활어 잡기, 수산물 경매와 해체쇼, 무료 시식회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밤에는 어선 퍼레이드와 불꽃쇼가 밤바다를 수놓고, 가수 이찬원과 황윤성의 축하 공연이 축제의 흥을 더할 예정이다. 축제가 아니더라도 죽변항의 매력은 차고 넘친다. 시속 5km로 느긋하게 움직이는 스카이레일에 몸을 실으면 하트해변과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의 그림 같은 풍경이 발아래 펼쳐지고, 100년 넘게 동해를 지켜온 죽변등대에서는 활기찬 어시장과 푸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울진은 단순한 자연 관광지를 넘어 과학과 생태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죽변항 인근에 자리한 국립해양과학관에서는 괌에서나 볼 법한 수중전망대를 통해 잠수 장비 없이 수심 7m 바닷속 생태계를 생생하게 관찰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다뿐만 아니라 민물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한 울진의 민물고기 생태체험관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왕피천과 불영계곡에 서식하는 토종 민물고기는 물론, 세계 각지의 희귀 민물고기까지 150종 5,000여 마리가 방문객을 맞는다. 특히 이곳 연구소에서 인공 부화시킨 어린 연어들을 왕피천을 통해 동해로 돌려보내는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신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감동적인 순간이다.바다와 강을 즐겼다면 이제 산과 계곡으로 눈을 돌릴 차례다. 울진은 국내 최고의 온천 여행지 중 하나로, 특히 덕구계곡 응봉산에서 솟아나는 자연 용출 온천수는 어떤 인공적인 가열이나 첨가물 없이 원수 그대로를 사용해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덕구온천에서 원탕까지 이어지는 4km의 계곡 트레킹 코스는 금강산에 버금가는 절경을 뽐내며, 금문교, 서강대교 등 세계 유명 교량의 축소 모형을 건너는 재미가 쏠쏠하다. 트레킹 끝에 만나는 원탕에서 뜨끈한 족욕으로 피로를 풀면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동해선 기차는 푸른 바다와 싱싱한 해산물, 신비로운 해양 과학, 그리고 뜨거운 온천과 수려한 계곡까지, 이제껏 쉽게 닿을 수 없었던 울진의 모든 매력을 여행자들의 품에 안겨주는 마법의 열쇠가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