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유권자의 목소리: 이긴다는 것과 배우는 것

 2021년 3월, 장혜영 의원과 권인숙 의원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소수의 의원 중 일부였다. 그들은 서로 다른 정당임에도 서로의 철학을 존중하는 국회 여성 인권 포럼의 일원이었다.

 

2022년 대선에 출마한 심상정은 유일하게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선언한 후보였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인 윤석열이 성범죄 무고죄를 공언할 때, '동의 없는 성관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법률적 혼인 관계와 관계없이 함께 살면 가족으로 인정하는 시민 동반자법, 조기 성교육 제도화 공약도 선보였다. 대통령에는 선출되지 못했지만, 그의 행보는 '페미니스트 대통령 후보'에 걸맞았다.

 

그러나 5월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에 이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비례대표 의원인 권인숙은 경기 용인갑에서 출마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다. 장혜영 의원도 서울 마포을에서 출마했지만, 득표율 3위로 낙선했다. 심상정은 경기 고양갑에서 3위를 기록하며 5선째 패배했다. 이렇게 '정권 심판론'과 '거야 견제론'이 지배했던 선거에서 구체적인 성평등 정책을 내세운 이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안티 페미니스트 백래시 효과가 두드러졌다. 여성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표를 민주당 계열에 주었다. 그러나 성평등 의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되었다. 민주당은 '2030' 남성들의 표심을 고려해 성평등을 강조하지 않았다. 실제로 민주당은 '비동의 간음죄' 신설 공약을 총선 10대 공약에서 제거했다.

 

일련의 사건은 여러 여성에게 좌절을 안겼다. 그러나 여성 정치, 성평등 정치는 끝이 아니다.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여전히 전투할 수 있다. 이들은 선거에서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배우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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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성주사지, 천년 역사 영상으로 부활

받는 곳은 백제 시대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성주사지 천년역사관'이다. 백제 법왕 시기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성주사 터에 건립된 이 역사관은, 사역 내 흩어진 문화유산의 가치를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하여 관람객들에게 보령의 뿌리 깊은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역사관 내부의 핵심 볼거리는 단연 15m 규모의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실감형 영상 콘텐츠다. 성주사의 창건부터 쇠락까지의 천년 세월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풀어내어 관람객들이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어린이 전용 체험관을 별도로 운영하여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불교 문화와 역사를 아이들이 놀이처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보령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보령박물관' 역시 무더위를 피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선사시대 유물부터 오늘날의 발전상까지 보령의 변천사를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는 이곳은 지역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거점이다. 유물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 자료와 모형을 배치하여 관람객들이 보령이라는 도시가 겪어온 변화의 궤적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특히 박물관 내부에 조성된 1960년대 보령 거리 재현 전시관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레트로 문화를 선사하는 명소다. 당시의 상점과 골목길을 정교하게 복원해 놓아 가족이 함께 추억을 공유하며 사진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인근에 위치한 갯벌생태과학관과 연계하여 방문할 경우 보령의 역사와 자연 생태를 하루에 모두 섭렵할 수 있어 알찬 여름 방학 현장 학습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냉방 기기 없이도 소름 돋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청라면 냉풍욕장'은 보령만의 독특한 여름 자산이다. 폐탄광 갱도에서 발생하는 자연 대류 현상을 이용한 이 시설은 지하 깊숙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 공기가 약 200m의 갱도를 타고 흐르며 강력한 냉기를 내뿜는다. 내부 온도가 연중 10도에서 15도 사이를 유지하기 때문에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외부 기온과 대비되어 관람객들은 입장과 동시에 극적인 온도 차를 경험하게 된다.냉풍욕장의 매력은 단순히 시원함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진다. 갱도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활용해 재배한 양송이버섯은 보령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자리 잡았으며, 냉풍욕장 입구의 직판장에서 이를 직접 구매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령시는 천년의 역사를 품은 성주사지부터 자연이 선물한 냉풍욕장까지 아우르는 이색 관광 루트가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건강하고 유익한 휴식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