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배 급증' 땅콩버터 열풍, 사실 함정이다?

 한때 서양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땅콩버터가 한국인의 식탁을 사로잡고 있다. 서울 성수동의 한 골목에 자리한 P카페는 이러한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 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했던 '피넛버터(땅콩버터)'를 전면에 내세운 이 카페에서는 100% 순수 땅콩버터를 판매하는데, 고객이 용량을 선택하면 직원이 그 자리에서 땅콩을 갈아 신선한 땅콩버터를 병에 담아준다.

 

"30개씩 사 가는 손님들도 있어요. 특이한 점은 젊은 층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비율이 전체 손님의 절반 정도 된다는 거죠," P카페의 한 직원은 말했다. 실제로 지난 18일, 이 카페를 찾은 50대 여성은 "요즘 사과에 발라 먹는 게 유행이라고 해서 딸과 함께 한번 시도해보려고 왔다"며 땅콩버터를 구매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닌 식문화의 큰 변화를 보여준다. 온라인 쇼핑몰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해 땅콩버터 매출은 전년(2023년) 대비 약 5배나 증가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땅콩버터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혈당 다이어트, 헬시 플레저 등의 건강 트렌드와 연계해 소비가 급증했다"며 "특히 첨가물 없는 땅콩 100% 상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 열풍의 도화선은 의외로 방송인 최화정이었다. 그녀가 지난해 초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아침 식사로 사과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국내 땅콩버터 붐의 시작이 됐다. 사실 사과와 땅콩버터의 조합은 미국 등 서양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식습관이다. 사과의 달고 신맛을 땅콩버터의 고소함이 중화시켜 균형 잡힌 맛을 제공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렇다면 과거 고칼로리 식품,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졌던 땅콩버터가 어떻게 건강식품으로 탈바꿈했을까? 그 비밀은 땅콩에 함유된 풍부한 영양소에 있다. 황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땅콩에는 단백질과 혈관을 막지 않고 오히려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고단백 고지방 식품인 땅콩버터를 사과와 함께 섭취하면 사과가 혈당을 빨리 올리는 것을 지연시켜 혈당 스파이크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땅콩버터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러한 건강상 이점은 새롭게 발견된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1890년대에 요양원에서 치아가 온전치 않은 노인들을 위한 부드러운 고단백 식품으로 땅콩버터가 권장되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구호 식량 중 하나인 '플럼피넛' 역시 땅콩으로 만든 고열량 식품이다. 이처럼 땅콩버터는 오랫동안 영양가 높은 식품으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섭취에 대해 경고한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땅콩버터가 혈당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방을 섭취하면 포만감이 생겨 음식을 덜 먹게 되지만, 땅콩버터 자체가 워낙 고열량이라 다이어트 식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영양학자들은 두 스푼, 약 16~32g 정도를 일일 권장량으로 제시한다.

 

땅콩버터 열풍은 단순히 원물 소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요리법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국식으로 변형한 다양한 레시피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바나나와 함께 갈아 만드는 스무디, 땅콩버터를 넣은 커피 등의 음료는 물론, 빵이나 요거트, 견과류 등을 활용한 땅콩버터 요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주부 김현진(36)씨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아서 우리 가족은 땅콩버터를 자주 활용한다"며 "손쉽게 조합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소비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 전통 식재료와의 융합이다. SNS에는 '땅콩버터 고추장 진미채 볶음', '된장 땅콩버터 샐러드', '된장 땅콩버터 쌈장' 등 한식과 땅콩버터를 접목한 이색적인 레시피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유명 요리사 에드워드 리도 최근 tvN 예능 '에드워드 리의 컨츄리 쿡'에서 닭 요리를 만들면서 된장, 두유와 함께 땅콩버터를 활용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성수동 P카페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피넛버터바나나'라는 디저트도 판매 중이다. 바나나와 아이스크림, 땅콩버터 등을 조합한 이 메뉴는 방문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땅콩버터는 단순한 빵 발라먹는 용도를 넘어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활용되며 한국 식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2025트렌드코리아 공저자)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인플루언서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과거보다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음식을 선택할 때 맛뿐만 아니라 성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꼼꼼히 따지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식품 산업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땅콩버터 제품이 진열대를 채우고 있으며, 첨가물 없는 100% 땅콩 제품부터 다양한 맛을 첨가한 제품까지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또한 카페나 베이커리에서도 땅콩버터를 활용한 메뉴가 증가하는 추세다.

 

땅콩버터의 인기는 단순한 맛의 선호를 넘어 현대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식생활 패턴의 변화를 반영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영양가 있는 식사를 챙기려는 현대인들에게 간편하면서도 포만감을 주는 땅콩버터는 이상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서구의 식문화로만 여겨졌던 땅콩버터가 이제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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