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2달째 ↓.."환율·유가 하락 영향"

 3월 수입물가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가운데, 반면 수출물가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반도체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원화 기준 143.04로, 2월 대비 0.4% 하락했다. 이는 2월(-1.0%)에 이어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온 상승 흐름이 올해 2월부터 꺾인 모습이다.

 

수입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3월 두바이유 평균가는 배럴당 72.49달러로, 전월(77.92달러)보다 7.0% 하락하며 수입물가 전체를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445.56원에서 1,456.95원으로 0.8% 상승했지만,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가 하락폭이 더 커 수입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이문희 물가통계팀장은 "현재까지 4월 들어 두바이유가는 전월 평균 대비 5.4%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0.3% 정도 상승한 상황"이라며 "현 상태가 이어진다면 유가 하락의 영향이 수입물가에 지속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도별로는 원재료 수입물가가 광산품 중심으로 3.3% 하락했고, 중간재는 1차금속제품 및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상승에 따라 0.7%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1.6%, 0.9%씩 상승하며 전체 수입물가 하락을 일부 상쇄했다. 품목별로는 원유(-6.2%), 나프타(-3.9%), 프로판가스(-2.4%), 2차전지(-3.5%) 등 에너지 관련 제품의 하락세가 두드러졌으며, 반면 쇠고기(3.5%), 기타 귀금속 정련품(5.1%) 등은 상승했다.

 

한편, 수출물가지수는 135.00으로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3% 오른 수치다. 지난 2월 5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던 수출물가는 3월 들어 다시 상승 반전한 것이다. 상승 배경으로는 환율 상승 외에도 반도체 등 IT 중심 품목 가격 상승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세부적으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1.6% 상승했고, 공산품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2%), 1차금속제품(2.0%) 등 상승 품목이 많아 전체적으로 0.3% 상승했다. 특히 플래시메모리(6.1%), 전동기(5.7%), 동정련품(5.1%) 등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가 수출물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선 단정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문희 팀장은 "수출입물가는 관세 부과 전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관세가 도입되면 구매 유보나 기업의 가격 인하 전략, 혹은 선제적 비축 수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제 시세까지 움직일 수 있어 정확한 영향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무역지수를 보면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1차금속제품 증가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으며, 수출금액지수는 0.9% 올랐다. 수입 쪽도 기계 및 장비,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요 증가로 수입물량지수가 5.1%, 수입금액지수는 1.8% 각각 상승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무역 흐름이 여전히 활발함을 보여준다.

 

교역조건도 개선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3월 수출상품 가격이 2.4% 하락한 반면 수입상품 가격은 3.2% 하락해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폭을 기록, 결과적으로 0.8%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로 얼마나 많은 수입상품을 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동일한 수출로 더 많은 수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수출물량지수 상승까지 더해지며 소득교역조건지수는 4.3% 상승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로 실제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문희 팀장은 "석유 및 화학제품 관련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면 소비자물가에 일정 부분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소비자물가는 농림수산품, 음식료품, 외식서비스 등 소비재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국내 생산품 가격의 동향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최근 수입물가의 하락은 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에 따른 것으로, 이는 원재료 가격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수출 측면에서는 반도체와 같은 전략 품목의 가격 상승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유가와 환율의 흐름, 글로벌 교역환경의 변화가 국내 물가와 무역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여행핫클립

명동 대신 북한산 간다…K-콘텐츠가 바꾼 한국 여행 공식

산 배낭을 멘 개별 자유여행객들이 북한산과 설악산 등 주요 명산으로 향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K-팝과 K-푸드의 뒤를 이어 한국의 산세와 등산 문화가 새로운 한류 콘텐츠인 'K-등산'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관광 산업의 지형 자체가 쇼핑 중심에서 체험형 아웃도어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수치로 나타나는 변화는 더욱 극명하다.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했는데, 이 중 산악 관광을 즐기는 수요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국립공원을 찾은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 산을 찾은 이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방문객 수를 앞질렀다. 제주 한라산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운데, 산악형 공원 중에서는 설악산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외국인들에게 설악산은 한국 여행 시 반드시 정복해야 할 '하이킹 성지'로 통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경관은 물론이고, 케이블카와 정비가 잘 된 등산로 덕분에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KTX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까지 더해지며 외국인 입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설악산 인근의 주요 호텔들은 평일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개별 여행객들의 필수 목적지가 되었다.이들의 여행 동선 역시 한류 콘텐츠와 결합해 더욱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등 K-팝 성지를 순례한 뒤 설악산 등반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좀 더 긴 일정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은 부산의 사찰과 안동의 한옥 마을을 거쳐 설악산 하이킹으로 한국의 전통과 자연을 동시에 경험하는 전국 일주형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지역 특색이 담긴 체험형 콘텐츠가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관광 업계와 호텔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발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악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박물관이나 영국식 클래식 테마를 결합한 체험형 숙박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낭 하나만 메고 호텔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현상을 두고, 한국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물건 구매에서 자연 속에서의 웰니스와 로컬 체험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분석한다.전문가들은 K-등산 열풍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여행 트렌드의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산의 비현실적인 풍광이 공유되면서 전 세계 젊은 층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쇼핑 위주의 관광 시장이 저물고 아웃도어와 로컬 문화가 결합한 체험형 여행이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의 산악 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은 향후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