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넷플릭스 구원했다... '15조 매출'의 숨겨진 비밀

 글로벌 스트리밍 거인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2023년 2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7월 17일 발표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110억7900만 달러(약 15조4400억원)를 달성했으며, 주당순이익(EPS)은 7.1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인 매출 110억7000만 달러와 EPS 7.08달러를 모두 상회하는 결과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넷플릭스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34.1%로, 직전 분기(31.7%)보다 2.4%포인트 상승했고, 작년 동기(27.2%)와 비교하면 무려 6.9%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나 증가한 37억7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을 바탕으로 넷플릭스는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의 435억∼445억 달러에서 448억∼452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회사 측은 이러한 전망 상향의 배경으로 최근의 달러 약세, 견고한 가입자 수 성장세, 그리고 광고 판매 실적 등을 꼽았다. 다만, 콘텐츠 상각비와 하반기에 공개 예정인 대규모 작품 관련 영업·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하반기 영업이익률은 상반기보다는 다소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넷플릭스의 이번 성공에는 한국 콘텐츠의 기여가 상당했다. 2분기에 공개된 작품 중 주요 성과로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오징어 게임' 시즌3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첫 공개 이후 91일간의 시청 기록을 토대로 집계한 시청횟수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8000만 뷰, '오징어 게임' 시즌3은 1억2200만 뷰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했다.

 


넷플릭스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지금까지 제작한 가장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중 하나로 평가했으며,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빌보드 차트와 스포티파이 플랫폼 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 시즌3는 공개된 지 몇 주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넷플릭스 역사상 모든 시리즈를 통틀어 6번째로 높은 시청 기록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는 계속해서 우리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약한 영웅: Class 2'(2000만 뷰), '광장'(1800만 뷰), '당신의 맛'(1500만 뷰) 등이 2분기에 공개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시리즈 중 하나였다고 언급했다. 다만 하반기 공개 예정인 기대작들 중에서는 한국 작품이 특별히 언급되지 않았다.

 

이러한 호실적 발표 이후 뉴욕증시에서 넷플릭스 주가는 전날보다 1.91% 상승한 1274.17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시간 외 거래에서는 미 동부시간 오후 6시 기준 1.74% 하락한 1252.00달러에 거래됐다. 올해 들어 넷플릭스 주가는 약 43% 상승했으며, 회사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전 세계 유료 가입자 수가 3억163만 명이라고 밝히면서 올해부터는 가입자 수를 더 이상 공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여행핫클립

명동 대신 북한산 간다…K-콘텐츠가 바꾼 한국 여행 공식

산 배낭을 멘 개별 자유여행객들이 북한산과 설악산 등 주요 명산으로 향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K-팝과 K-푸드의 뒤를 이어 한국의 산세와 등산 문화가 새로운 한류 콘텐츠인 'K-등산'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관광 산업의 지형 자체가 쇼핑 중심에서 체험형 아웃도어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수치로 나타나는 변화는 더욱 극명하다.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했는데, 이 중 산악 관광을 즐기는 수요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국립공원을 찾은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 산을 찾은 이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방문객 수를 앞질렀다. 제주 한라산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운데, 산악형 공원 중에서는 설악산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외국인들에게 설악산은 한국 여행 시 반드시 정복해야 할 '하이킹 성지'로 통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경관은 물론이고, 케이블카와 정비가 잘 된 등산로 덕분에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KTX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까지 더해지며 외국인 입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설악산 인근의 주요 호텔들은 평일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개별 여행객들의 필수 목적지가 되었다.이들의 여행 동선 역시 한류 콘텐츠와 결합해 더욱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등 K-팝 성지를 순례한 뒤 설악산 등반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좀 더 긴 일정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은 부산의 사찰과 안동의 한옥 마을을 거쳐 설악산 하이킹으로 한국의 전통과 자연을 동시에 경험하는 전국 일주형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지역 특색이 담긴 체험형 콘텐츠가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관광 업계와 호텔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발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악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박물관이나 영국식 클래식 테마를 결합한 체험형 숙박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낭 하나만 메고 호텔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현상을 두고, 한국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물건 구매에서 자연 속에서의 웰니스와 로컬 체험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분석한다.전문가들은 K-등산 열풍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여행 트렌드의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산의 비현실적인 풍광이 공유되면서 전 세계 젊은 층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쇼핑 위주의 관광 시장이 저물고 아웃도어와 로컬 문화가 결합한 체험형 여행이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의 산악 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은 향후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