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안토니 곰리 상설관 탄생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 산에서 오는 6월 20일부터 영국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작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대규모 개인전 ‘드로잉 온 스페이스(DRAWING ON SPACE)’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곰리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으로, 뮤지엄 산의 청조갤러리 전관(1\~3관)을 아우르며 조각, 드로잉, 판화, 설치 등 총 48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단순한 예술작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공간과 신체, 감각의 관계를 심도 있게 고찰하는 이번 전시는 곰리의 예술세계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관람자와 상호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안토니 곰리는 인간의 몸을 중심에 둔 조각 실천을 통해 조형 언어의 전통적 개념을 끊임없이 재정의해 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초기에는 자신의 몸을 석고로 캐스팅하여 구체적인 형상을 구현했지만, 점차 인체에 대한 물리적·철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비물질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나아갔다. 이러한 작업은 조각을 고정된 오브제가 아닌 관람자의 신체적 참여와 감각을 통해 의미를 생성하는 '촉매'로 기능하게 만든다.

 

전시의 첫 시작점인 청조갤러리 1관에는 곰리의 대표 연작 ‘리미널 필드(Liminal Field)’가 전시된다. 이 연작은 해부학적 사실묘사에서 벗어나 마치 기체처럼 가볍고 유동적인 형상으로 구현된 7점의 인체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계의 영역’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작품은 관람객이 자신의 신체와 공간의 관계를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만들며, 존재 그 자체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2관에서는 드로잉과 판화 40점이 공개된다. 곰리가 30여 년간 인간, 자연, 공간의 상호관계를 주제로 제작해 온 작업들로, ‘바디 앤 소울(Body and Soul)’ 연작은 인간 내면의 감각과 의식 세계를 표현한 드로잉이다. 그는 이를 ‘몸 안의 암흑’이라 부르며 내면의 시각화를 시도한다. ‘럭스(Lux)’ 연작은 빛과 어둠 사이에서 인간이 환경과 맺는 관계를 드러낸다. 곰리는 드로잉을 단순한 조각의 사전 스케치가 아닌, 공간적 사고를 시각화하는 첫 번째 단계로 인식하며 조각과 동등한 조형 언어로 사용해 왔다.

 

 

 

3관에서는 조각과 설치가 융합된 대형 작품 ‘올빗 필드 투(Orbit Field II)’가 전시된다. 이 작품은 수십 개의 스틸 원형 구조물로 구성되어 우주의 중력 궤도 운동이나 전자의 양자적 움직임을 연상케 한다. 전시장 전체를 가로지르는 구조는 관람객이 허리를 숙이거나 몸을 비틀며 통과하게끔 설계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관람자의 움직임이 곧 조각의 일부로 작동하는 참여형 예술을 실현한다. 곰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조각과 공간, 신체가 상호작용하는 ‘행위의 장치’를 창조해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안토니 곰리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공동 설계한 새로운 공간 ‘그라운드(GROUND)’의 공개다. 뮤지엄 산의 플라워가든 아래에 조성된 그라운드는 지름 25m, 높이 7.2m의 돔형 공간에 원형 천창을 갖추고 있으며, 빛이 유입되는 구조는 고대 로마 판테온을 연상케 한다. 공간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기능하며, 조각과 건축, 자연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장소 특정적 예술(Site-Specific Art)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 공간에는 곰리의 ‘블록 웍스(Block Works)’ 7점이 배치되어 있다. 관람객은 지상에서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며 점차 공간과 조각, 자연의 결합된 형상을 마주하게 되고, 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본실은 깊은 몰입과 명상적 체험을 유도한다. 이러한 전시 구성은 관람객을 단순한 감상자가 아닌, 공간의 일부로 작동하게 하며 예술적 사유와 감각의 융합을 이끌어낸다. 전시의 마지막에서는 야외에 홀로 선 인체 조각이 자연 풍경과 연결되며 시선을 산과 계곡, 하늘로 이끈다.

 

안토니 곰리의 이번 개인전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예술과 건축, 공간이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실험적인 시도이자, 관람자와의 깊은 신체적·감각적 소통을 꾀하는 무대로 기능한다.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계속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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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도 반했다! 사막부터 해변까지 즐기는 두바이 여행법

빛 바다를 한 시간 이내의 거리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두바이만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이다. 과거 럭셔리 여행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이곳은 최근 다채로운 즐길 거리와 안정적인 치안을 바탕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단위 여행지로 새롭게 주목받으며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두바이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고 싶다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올드타운 지역에서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알 파히디 역사 지구와 알시프 일대는 에미라티 전통 건축 양식으로 조성된 구역으로, 고풍스러운 가옥들 사이로 감각적인 카페와 레스토랑, 아기자기한 공예품 상점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인파가 적은 오전에 방문하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 속에서 여유롭게 산책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후무스나 샤와르마처럼 우리 입맛에도 익숙한 에미라티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최근 유행하는 두바이 초콜릿의 핵심 재료인 카다이프를 활용한 중동식 디저트 쿠나파도 놓쳐서는 안 될 별미다.도심에서 차로 약 한 시간만 달리면 풍경은 180도 달라져 두바이의 또 다른 상징인 붉은 사막이 눈앞에 펼쳐진다. 겨울철 사막은 한낮에도 활동하기 좋은 쾌적한 기온을 유지해, 사륜구동차를 타고 모래 언덕을 질주하는 듄 배싱부터 낙타 트레킹, 샌드보딩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야외 액티비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해 질 녘,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며 장엄하게 펼쳐지는 사막의 석양은 두바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밤이 되면 다시 도심으로 돌아와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칼리파 아래에서 펼쳐지는 장대한 두바이 분수 쇼를 감상하는 것도 필수 코스다. 약 50층 높이까지 치솟는 물줄기가 음악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화려한 장관은 두바이의 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사막과 도심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두바이의 여유로운 매력은 해변에서 만날 수 있다. 카이트 비치는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브런치 카페와 푸드트럭이 즐비해 현지인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돛단배 모양의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을 배경으로 해수욕과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거대한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팜 주메이라에서는 바다와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동시에 조망하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며, 인근 쇼핑몰에서는 전 세계 유명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최근 JTBC 예능 '할명수'에서 박명수와 샤이니 멤버가 함께 사막과 도심, 해변을 오가며 두바이의 다채로운 매력을 직접 체험하는 모습이 방영되면서, 이 특별한 겨울 여행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