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414는 시작일 뿐" 한화, 다음 목표는 ‘K-엔진’ 독립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방위사업청과 총 1조1794억원 규모의 KF-21 ‘보라매’ 전투기 엔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항공방산 산업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6월 체결된 5562억원 규모의 1차 공급 계약에 이어, 추가로 6232억원의 계약이 이뤄진 것으로, 한화는 오는 2028년 12월까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 엔진 80여 대를 생산·납품할 계획이다. 계약에는 단순 엔진 공급뿐 아니라 유지보수 부품, 정비 교범, 현장 기술지원 등 전반적인 군수지원 체계가 포함돼 국내 전투기 산업의 자립화와 운영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KF-21에 탑재되는 F414 엔진은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소재와 첨단 기술이 적용된 고성능 장비다. 작고 가벼우면서도 강력한 추력을 내고, 높은 신뢰성과 내구성을 요구받는 만큼 기술적 완성도가 높아야 한다. 전투기 엔진은 '항공 엔진 기술의 최정점'으로 불릴 만큼 국가 안보와 기술 독립성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다.

 

하지만 현재 KF-21에 탑재되는 엔진은 GE의 기술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국산화율은 50%에 미치지 못하며, 다수의 부품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F414 엔진의 핵심 부품들은 환율에 큰 영향을 받는 외산 구성품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대비 원·달러 환율이 약 100원 상승한 현 상황에서, 수입 원가 부담이 커지는 실정이다. 여기에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수입 관급장비 10여 종까지 포함하면 환율 리스크는 더 커진다. 향후 KF-21의 해외 수출을 위해서도 미국산 엔진 의존은 제약이 될 수 있다. 미국의 국가안보 수출 규제로 인해 UAE, 인도네시아 등 수출 대상국과의 계약 체결 시 복잡한 절차와 불확실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30년대 중반 KF-21의 본격 양산 시점을 목표로 차세대 독자 엔진 개발에 나섰다. 이 회사는 1979년 F-4 전투기를 시작으로 F-5, KF-16, F-15K, T-50, KF-21까지 총 46년간 1만 대가 넘는 항공기 엔진을 생산해왔으며, 11종의 엔진은 자체 개발한 성과를 갖고 있다. 특히 올해 4월에는 약 400억원을 투자해 경남 창원에 약 1만6529㎡(5000평) 규모의 스마트 항공엔진 공장을 완공했다. 해당 공장은 F414 엔진 생산은 물론 향후 ‘첨단항공엔진’ 개발까지 고려해 설계됐으며, IT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과 첨단 물류 체계도 갖췄다.

 

 

 

한화는 엔진 개발과 생산을 넘어 항공엔진 MRO(정비·수리·점검)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군용 항공기 수출이 본격화되고 엔진 국산화율이 높아질수록 MRO 수요 역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시장 전망도 밝다.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글로벌 항공엔진 MRO 시장 규모가 2023년 430억 달러(약 60조원)에서 2033년 634억 달러(약 8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해외 업체들도 한국의 차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에 참여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영국 정부는 자국 항공 엔진 제조사인 롤스로이스를 KF-21 엔진 개발의 공동 파트너로 제안하며 본격적인 로비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적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측은 단순한 엔진 판매가 아닌 공동 개발을 제안하면서, 기술 리스크를 줄이고 개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입장은 전투기 엔진 개발을 둘러싼 국제 기술 협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산 엔진 기술의 수출 제한성과 높은 비용 문제, 국산화의 절박한 필요성, 그리고 글로벌 파트너십의 기회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한국 정부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전략적 판단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KF-21 전투기 자체의 전력화뿐만 아니라, 이 전투기의 수출 성공 여부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가 바로 '엔진 독립'이라는 점에서, 향후 한화의 행보와 정부의 방위산업 정책 방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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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붉고 불도 붉다… 3일 밤, 한반도는 '레드 축제'

'달집태우기' 불꽃이 타오르기 때문이다.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정월대보름에는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 일명 '블러드문(Blood Moon)' 현상이 일어난다. 날씨만 허락한다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다.우주쇼는 퇴근길 무렵부터 시작된다. 3일 오후 6시 49분 48초, 달의 일부가 가려지는 부분식을 시작으로 오후 8시 4분부터는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이 진행된다. 절정은 오후 8시 33분 42초다. 이때 달은 검게 사라지는 대신, 지구 대기를 통과하며 굴절된 붉은 태양 빛을 받아 핏빛처럼 붉게 빛난다. 이 신비로운 붉은 달은 밤 9시 3분 24초까지 약 1시간 동안 동쪽 하늘(고도 약 24도)을 장식할 예정이다.하늘에서 붉은 달이 떠오르는 동안, 땅에서는 거대한 달집이 타오른다. 전국 지자체는 대보름을 맞아 다채로운 민속 축제를 준비했다.강원도 삼척에서는 '삼척 정월대보름제'가 열린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인 '삼척 기줄다리기'를 중심으로 엑스포광장과 해수욕장 일대에서 달집태우기와 지신밟기가 진행된다. 동해의 검푸른 바다와 붉은 달, 그리고 달집의 불꽃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룰 전망이다.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는 '2026 송도달집축제'가 개최된다. 오후 6시 27분경 초대형 달집에 점화가 시작되며, 바다 위로 떠 오른 붉은 달과 해변의 불꽃이 묘한 조화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도심 속 달맞이 행사도 풍성하다. 서울 양천구 안양천 둔치와 영등포구 일대에서는 쥐불놀이, 떡메치기 등 시민 참여형 축제가 열린다. 대구 금호강 둔치와 춘천 공지천, 전남 신안 지도읍 등에서도 지역 주민들이 모여 풍물놀이와 함께 소원을 비는 행사가 이어진다.관건은 날씨다. 기상청은 3일 저녁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거나 흐릴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구름 사이로 달이 보일 가능성은 열려 있다.천문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면 한국에서 다음 개기월식은 2028년 12월 31일에나 볼 수 있다"며 "스마트폰 야간 모드를 활용하면 삼각대 없이도 붉은 달과 달집이 어우러진 특별한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올해 정월대보름은 하늘의 '블러드문'과 땅의 '달집'이 만나 그 어느 해보다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낼 것으로 보인다. 가까운 축제장을 찾아 붉은 달빛 아래서 건강과 풍요를 기원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