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1억 폭등!... 정부 규제의 '의도치 않은 참사'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가 전세 시장에 한파를 몰고 왔다. 갭투자 차단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전면 봉쇄 정책으로 전세 공급이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면서 시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셋값이 상승하고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는 등 주택 임대 시장의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 주택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0.24% 상승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아파트 전셋값은 0.33% 올라 전체 상승세를 주도했으며, 서초구(-0.3%)를 제외한 서울 24개 자치구의 전셋값이 모두 상승했다. KB부동산 통계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확인됐는데, 수도권 전세가격지수는 0.17% 올라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서울은 0.29%, 경기도는 0.12% 상승했다.

 

하반기 전세 시장의 핵심 변수는 공급 부족으로 지목된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4043가구로, 상반기 대비 20.4%, 지난해 하반기보다 29.1% 감소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입주 물량 감소가 전세 물건 부족과 가격 상승, 월세 전환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가을철 이사 수요까지 겹칠 경우 수급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장의 목소리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 강동·송파·서초 등 주요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은 규제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인근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하철역 가까운 단지들은 규제 이후에도 거래가 줄었을 뿐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며 "매매 가격은 한 달 전보다 1억~2억원 상승했고, 전셋값도 연초 대비 5000만~1억원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세 매물 감소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7월 15일 기준 송파구 전세 매물은 1245건으로 6개월 전(2643건)보다 52.9% 급감했다. 강동구 역시 연초 3680건에서 현재 903건으로 75%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규제 정책이 오히려 전세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전세대출 규제로 수요가 줄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현실에선 반전세로 전환되며 전세·월세 모두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처럼 공급이 부족한 시기엔 수요 감소만으로 가격을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도 "정부가 매수 억제에만 무게를 두면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대출 규제라는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는 공급 부족 상황에서 전세 시장 안정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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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