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복 입고 ‘일베 포즈' 살인범, 무기징역 확정에 유족 오열

 서울 한복판의 마트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한 김성진에게 1심에서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나상훈 부장판사)는 19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출소 후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피해자에게 이유 없는 공격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무방비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공격당한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우리 사회 구성원들 역시 도심 한복판에서 이유 없는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빠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함으로써 형벌의 응보적 목적을 달성하고 사회 안정과 질서를 지키기 위해 사형 다음으로 가장 무거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것에는 일정 부분 수긍하면서도 “형벌의 특수성과 다른 사건과의 형평, 가석방 제한 등 사형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4월 22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마트에서 진열대에 있던 흉기를 들고 일면식조차 없던 60대 여성 A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사건을 제지하려던 40대 여성 마트 직원 B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는 손가락 골절상 치료를 위해 인근 병원에 입원 중이었으며 환자복 차림으로 마트에 들어와 소주병 약 1리터가량을 마신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직후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맞대는 ‘오케이’ 포즈를 하며 매장 CCTV를 정면으로 응시했는데,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상징하는 손 모양이다. 검찰 조사에서 김씨는 “영상이 공개될 것 같아 일베에 작별인사하는 의미였다”고 진술했다. 사전에 피해자들과 아무런 접점이 없었고, 범행의 동기도 불분명했다는 점이 사회적 충격을 더했다. 그는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관이 도착할 때까지 매장 밖에서 담배를 피우며 기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교화 가능성이나 인간성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사회적 성향을 보인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김씨는 첫 공판에서 모두 혐의를 인정했고, 심리평가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판정돼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재판부는 “범행 전반의 실행 과정과 움직임에 비춰볼 때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의 자체는 환청 등 정신적 불안정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이뤄졌을 여지도 있다”며 양형배경을 설명했다. 선고공판에서 김씨는 황토색 죄수복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무표정으로 일관하다 판결 선고 후 재판장에게 짧은 목례를 하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선고를 지켜본 피해자 유족들은 법정에서 오열했다. 유족 측은 판결 직후 “사형이 선고됐어야 한다. 저런 사람을 사형시키지 않으면 대체 누가 사형을 받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무기징역이 내려지긴 했으나 ‘돌연변이형 강력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고려할 때 사형만이 응당한 형벌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사건은 도심 일상공간에서 예고 없이 벌어진 무차별 흉기난동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공분을 자아냈으며, 정부가 대응책으로 나선 ‘묻지마 범죄 강력처벌’ 정책 논의에도 불을 붙였다. 특히 피의자가 범행 과정에서 ‘일베’ 등 극단적 온라인 커뮤니티의 상징 동작까지 선보이고 이를 “마지막 메시지였다”고 인정함에 따라, 온라인 극단화 현상이 현실 범죄로 표출된 사례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사형제 존폐 논란 속에서 법원이 사실상 최고형을 선택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무기징역과 전자발찌 30년 부착 명령은 피고인을 종신토록 사회와 격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피해자 유족과 국민들의 법감정과는 여전히 괴리가 있는 만큼, 항소심에서도 형량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역시 선고 이후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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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성주사지, 천년 역사 영상으로 부활

받는 곳은 백제 시대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성주사지 천년역사관'이다. 백제 법왕 시기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성주사 터에 건립된 이 역사관은, 사역 내 흩어진 문화유산의 가치를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하여 관람객들에게 보령의 뿌리 깊은 역사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역사관 내부의 핵심 볼거리는 단연 15m 규모의 초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실감형 영상 콘텐츠다. 성주사의 창건부터 쇠락까지의 천년 세월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풀어내어 관람객들이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어린이 전용 체험관을 별도로 운영하여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불교 문화와 역사를 아이들이 놀이처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보령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보령박물관' 역시 무더위를 피하기 좋은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선사시대 유물부터 오늘날의 발전상까지 보령의 변천사를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는 이곳은 지역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거점이다. 유물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각 자료와 모형을 배치하여 관람객들이 보령이라는 도시가 겪어온 변화의 궤적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특히 박물관 내부에 조성된 1960년대 보령 거리 재현 전시관은 중장년층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지만 흥미로운 레트로 문화를 선사하는 명소다. 당시의 상점과 골목길을 정교하게 복원해 놓아 가족이 함께 추억을 공유하며 사진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인근에 위치한 갯벌생태과학관과 연계하여 방문할 경우 보령의 역사와 자연 생태를 하루에 모두 섭렵할 수 있어 알찬 여름 방학 현장 학습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냉방 기기 없이도 소름 돋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청라면 냉풍욕장'은 보령만의 독특한 여름 자산이다. 폐탄광 갱도에서 발생하는 자연 대류 현상을 이용한 이 시설은 지하 깊숙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 공기가 약 200m의 갱도를 타고 흐르며 강력한 냉기를 내뿜는다. 내부 온도가 연중 10도에서 15도 사이를 유지하기 때문에 섭씨 35도를 오르내리는 외부 기온과 대비되어 관람객들은 입장과 동시에 극적인 온도 차를 경험하게 된다.냉풍욕장의 매력은 단순히 시원함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진다. 갱도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활용해 재배한 양송이버섯은 보령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자리 잡았으며, 냉풍욕장 입구의 직판장에서 이를 직접 구매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령시는 천년의 역사를 품은 성주사지부터 자연이 선물한 냉풍욕장까지 아우르는 이색 관광 루트가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건강하고 유익한 휴식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