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센 언니'들의 전쟁터 됐다!

 2024년 하반기 안방극장은 그야말로 '여왕의 귀환'이라 불릴 만하다. 그러나 이번 귀환은 익숙하고 우아한 모습이 아니다. 고현정, 이영애, 전지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들이 각자 가장 안전하고 빛나는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피와 암투가 난무하는 범죄, 스릴러, 첩보 장르의 심장부로 뛰어들었다. 이는 단순한 복귀를 넘어,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도전형 복귀'라는 점에서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 선봉에는 배우 고현정이 섰다. 그녀는 SBS 금토 드라마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에서 잔혹한 연쇄살인마 '정이신' 역을 맡아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했다. 정이신은 과거 여성과 아동을 학대한 남성들만을 골라 살해해 '사마귀'라는 악명을 얻은 인물. 20여 년의 수감 생활 끝에 사형수가 된 그녀가, 자신을 잡았던 형사이자 아들과 함께 모방 범죄를 추적하는 공조 수사를 벌인다는 충격적인 설정이다. 고현정은 오랜 수감 생활을 표현하기 위해 검버섯과 주름, 피멍 분장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캐릭터에 완벽하게 몰입했다. 그녀는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인물"이라며 "시청자들이 의심의 늪에 빠지도록 미묘한 지점을 짚어내려 했다"고 밝혀, 선과 악의 경계에 선 복합적인 살인마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했다. '서울의 봄'의 이영종 작가와 스릴러 장인 변영주 감독의 만남 또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산소 같은 여자'의 대명사였던 이영애의 도전은 더욱 파격적이다. 그녀는 KBS2 토일 미니시리즈 '은수 좋은 날'을 통해 26년 만에 KBS 드라마에 복귀하며, 평범한 주부에서 마약 유통범으로 타락하는 주인공을 연기한다. 우연히 손에 넣은 마약 가방 때문에 가족을 지키기 위해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낼 범죄 심리극이다. 특히 보수적인 KBS 주말 드라마 시간대에 '마약'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 자체가 방송가에서는 이례적인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영애는 "작품이 주는 힘과 메시지가 좋아 선택했다"며 이번 작품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기점이 되기를 바란다는 포부를 밝혔다.

 


TV를 넘어 OTT에서도 여왕의 도전은 계속된다. 전지현은 디즈니+ 시리즈 '북극성'에서 대통령 후보 피격 사건의 배후를 쫓는 UN 대사 '서문주'로 분한다. 국적 불명의 특수요원 백산호(강동원)와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첩보 스릴러로, 전지현은 권력의 심장부에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과 멜로를 결합해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 경신에 나선다.

 

이들의 귀환은 과거의 영광에 기대는 대신, 스스로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전성기 이미지를 반복하기보다 장르물에 도전해 변신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이들의 변신이 성공한다면, 여성 배우 중심의 새로운 장르물 기획이 더욱 활발해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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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영화가 부른 무단침입, '성지순례'가 범죄로?

'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안전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은 오지나 노후 시설물에 인파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색 탐험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야간 추락이나 고립 같은 치명적인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소방 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충남 예산군의 평범한 저수지였던 '살목지'는 동명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며 하룻밤 사이에 전국적인 공포 명소로 급부상했다. 한밤중의 스릴을 만끽하려는 방문객이 예년보다 15% 이상 폭증하면서 저수지 일대 도로는 '살리단길'이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급격히 늘어난 유동 인구에 비해 가로등이나 안전 펜스 등 기초적인 인프라가 부족해, 어두운 밤길을 걷던 방문객들이 실족할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영화 '백룸'의 인기는 온라인상에서 기괴한 공간 정보를 공유하는 '백룸맵'이라는 기현상까지 만들어냈다. 끝없이 반복되는 노란 미로를 배경으로 한 영화적 설정을 현실에서 찾기 위해, 이용자들이 직접 전국의 음침한 지하 통로와 버려진 주차장, 오래된 터널 등을 지도에 표시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장소의 공포 지수를 매기며 탐험을 즐기지만, 제보된 장소 대부분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붕괴나 가스 누출 등 예기치 못한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전문가들은 야간 탐험이 인체에 미치는 생물학적 변화가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의 눈이 어둠에 적응하는 암순응 과정에서는 시각 정보가 극도로 제한되어 착시 현상이 일어나기 쉽고, 시야각 또한 평소보다 현저히 좁아진다. 이 상태에서 정비되지 않은 지하 시설이나 산간 오지를 방문할 경우, 지형지물을 오인해 미끄러지거나 낭떠러지로 추락할 위험이 평상시보다 몇 배나 높아진다는 분석이다.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 관계자들의 시선은 더욱 엄중하다. 최근 인기를 끄는 장소들은 지자체가 정식으로 관리하는 관광지가 아니기에 사고 발생 시 정확한 위치 파악과 신속한 구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호기심에 출입 금지 구역이나 폐쇄된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행위는 본인의 생명을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과 다름없다. 야간의 고립 사고는 저체온증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구조 대원들 사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공포를 즐기는 문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사유지를 침범하거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방식의 탐험은 지양되어야 한다. 지자체는 위험 지역에 대한 경고판 설치와 순찰을 강화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 역시 위험 장소 공유에 대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스크린 속의 전율은 영화관 안에서 끝내고, 현실에서는 검증된 안전한 장소에서 건전한 여가를 즐기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