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수지와의 재회도 아쉬운 반응, 그럼에도 김우빈이 웃는 이유

 배우 김우빈에게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는 남다른 감회를 안겨준 작품이다. 천여 년 만에 깨어난 램프의 정령 '지니'로 분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와 약 12년 만에, '함부로 애틋하게'의 수지와 약 9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췄다. 오랜만의 재회에 대한 기대감과 별개로, 작품을 향한 대중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인터뷰에 유일하게 참여한 김우빈은 "다른 배우들은 모두 바쁘다. 수지는 해외에서 차기작을 촬영 중이고, 나는 마침 작품을 쉬고 있어 홍보에 더 힘을 쏟고 있다"라며 너스레를 떨면서도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김우빈은 다시 만난 동료들에 대한 깊은 신뢰와 감사를 표했다. 그는 수지에 대해 "무표정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미묘하고 디테일한 감정을 담아내는 연기를 좋아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은숙 작가를 향해서는 "나와 작업했던 시간을 좋게 기억하고 믿어주신다는 생각에 늘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가 특유의 유머 코드를 좋아하며, 동양적인 얼굴을 한 '지니'라는 독특한 설정 역시 작가의 필력으로 부드럽게 녹여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봐 온 작가가 써준 대본이기에 더 잘 해내고 싶은 욕심과 자신감이 공존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익숙함을 넘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두바이 로케이션 촬영을 위해 아랍어 연기를 소화해야 했던 것이다. 그는 "생소한 언어라 돌아서면 잊어버릴 정도로 암기가 힘들었다. 단순히 외우는 것을 넘어 연기까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지만, 반드시 이겨내고 싶었다"고 당시의 고충을 토로했다. 결국 그가 찾아낸 방법은 '무한 반복'이었다. 그는 "한 마디당 1000번 정도 들으니 외워지더라. 대본에 있는 52마디의 아랍어 대사를 위해 총 5만 2000번을 들은 셈"이라며, 비록 일부는 편집되었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해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가에 대해 김우빈은 담담하고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모든 작품에는 호불호가 있고, 우리 작품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여러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솔직한 의견을 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모든 반응을 겸허히 수용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2년간의 비인두암 투병 이후 달라진 가치관을 털어놓았다. "과거에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살며 늘 수많은 목표를 세웠지만, 이제는 오늘을 위해 오늘을 산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는 것 외에 거창한 목표는 없다"는 그의 말은 작품의 성패를 넘어 삶을 대하는 그의 깊어진 시선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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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판’으로 불리는 이태원은 그 대표적인 예다. 한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이슬람 사원인 서울중앙성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슬람 거리는 방문객에게 마치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온 듯한 이국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할랄 식당과 독특한 상점들이 즐비한 이곳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서울의 다채로운 매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즐거움을 안겨준다.유럽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종로구 안국동으로 발걸음을 옮겨볼 만하다. 이탈리안 베이커리 카페 ‘아모르 나폴리’는 크림색 외관부터 이탈리아 현지 빵집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덕에서 갓 구운 피자빵과 나폴리식 도넛, 럼 시럽에 절인 ‘바바’ 등 현지 스타일의 다채로운 빵과 디저트는 미식가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한편, 강남에서는 뉴욕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서초동의 ‘드렁큰빈’은 건물 전체가 뉴욕을 테마로 꾸며져 있다. 입구의 노란색 레트로 택시부터 뉴욕 지하철역처럼 꾸민 내부 인테리어까지, 공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감성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다.조금 더 특별한 이국의 정취를 원한다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의 중앙아시아 거리로 가보자. 1990년대부터 러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지에서 온 이들이 모여들며 형성된 이곳은 이제 서울에서 중앙아시아 문화를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화덕에서 전통 빵 ‘삼사’를 굽는 모습과 양꼬치, 샤슬릭 등 평소 접하기 힘든 현지 음식들은 마치 실크로드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식당에서는 보르쉬, 라그만 등 한국에서 맛보기 힘든 다채로운 중앙아시아 요리를 경험하며 음식으로 떠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이처럼 서울은 이태원의 이슬람 문화부터 안국동의 작은 이탈리아, 강남의 뉴욕, 동대문의 중앙아시아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각기 다른 역사와 문화를 품은 이 공간들은 단순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흉내 내는 것을 넘어, 그 지역의 음식과 삶의 방식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고환율 시대에 멀리 떠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는 것을 넘어, 우리 곁에 자리한 작은 세계를 발견하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