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골적인 '러시아 편들기' 종전안... 거부하는 젤렌스키에 '뒤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구상한 종전 시나리오를 우크라이나가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터뜨렸다. 그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과 우크라이나에 강력하고 제대로 된 리더십이 있었다면 이 격렬하고 끔찍한 전쟁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현 바이든 행정부와 젤렌스키 정권을 동시에 비판했다. 2020년 대선에서 자신이 승리했다면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대화의 칼끝을 우크라이나와 유럽으로 돌려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우크라이나의 리더십은 우리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혀 표현하지 않았다"고 직격하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명백히 다른 주장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미국의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명해왔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토로한 바로 그날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에 장문의 글을 올려 "재블린 미사일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을 구해준 미국의 지원과 모든 미국인,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감사드린다. 유럽에 감사드린다"고 거듭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연대에 고마움을 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애써 외면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거듭된 감사 표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배은망덕' 프레임을 꺼내 든 배경에는 자신이 설계한 평화 협상안을 수용하라는 강력한 압박의 의도가 깔려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총 28개 조항으로 구성된 평화 구상을 마련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에 오는 27일까지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구상이 영토 문제를 포함한 여러 쟁점에서 러시아에 상당히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제안을 두고 깊은 고심을 거듭하며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답답하게 여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기자회견장에서의 답변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시한까지 구상을 수용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러면 그는 마음껏 전쟁을 계속할 수 있다"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이는 사실상 자신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향후 미국의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모든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날리며, 친러시아적 해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원 중단'이라는 카드까지 만지작거릴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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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사에 20개국이 반했다"…외교 무대 뒤집어 놓은 'K-김치'의 위력

다, 뉴질랜드, 일본, 동남아와 중동 주요국 등 20여 개국 주한 대사들을 초청한 '김치의 날 외교 오찬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를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김치를 매개로 국가 간 문화적 이해를 높이고 민간 차원의 외교적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참석한 외교관들은 환영사와 함께 김치의 다채로운 종류와 유구한 역사에 대한 강연을 들으며, 단순한 음식을 넘어 한국인의 정서와 지혜가 담긴 문화유산으로서의 김치를 먼저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본격적인 오찬은 '각국의 음식과 조화를 이루는 김치'라는 주제 아래, 김치의 무한한 변신 가능성을 보여주는 창의적인 코스 요리로 채워졌다. 멕시코의 대표 음식 타코에 아삭한 배추김치를 더해 식감과 풍미를 살리고, 부드러운 타락죽에는 숙성된 깍두기를 넣어 깊은 맛의 균형을 맞췄다. 또한, 이탈리아의 버섯 리조토에 백김치와 불고기를 조합하는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과감하고도 조화로운 시도는 참석한 외교관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모든 요리에는 롯데호텔이 자부심을 갖고 생산하는 자체 김치가 사용되었으며, 각 메뉴가 나올 때마다 해당 김치의 특성과 요리의 배경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져 단순한 식사를 넘어 미식과 학습이 결합된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이론과 시식으로 김치와 친숙해진 분위기는 참석자들이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김장 체험에 나서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호텔 전문 조리사의 지도 아래, 각국 대사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준비된 배추 속을 양념으로 채워 넣으며 한국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인 '김장'을 직접 체험했다. 서툰 솜씨지만 서로의 결과물을 보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은, 음식이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외교 도구임을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가장 맛깔스러운 김치를 담근 1등 팀에게는 조리사 모자와 함께, 과거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 만찬주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던 프리미엄 막걸리 '은하수 별 헤는밤'이 수여되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행사가 끝난 뒤 모든 참석자에게는 롯데호텔의 맛김치, 깍두기, 백김치 3종 세트가 기념품으로 증정되어, 각국 대사관에서도 한국의 맛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음식이 국가 간 소통과 우호 증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한국 식문화의 우수성과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다채로운 교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기획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단순한 기업의 홍보 행사를 넘어, 민간 외교의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 이번 오찬은 K-푸드의 위상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