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비관론 딛고 일어선 기적, K-수출 7000억불 돌파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29일 오후 1시 3분을 기점으로 연간 누적 수출액이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는 1948년 정부 수립과 함께 1900만 달러로 첫 수출을 시작한 이래 77년 만에 이뤄낸 역사적 쾌거다.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돌파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단 6번째에 해당하는 대기록으로, 2018년 6000억 달러를 달성한 지 7년 만에 다시 한번 앞자리를 바꾸며 명실상부한 무역 강국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특히 6000억 달러 달성은 세계 7번째였으나, 7000억 달러는 6번째로 달성하며 글로벌 주요국과 비교해서도 빠른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연초의 비관적인 전망을 딛고 일어섰다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올해 초만 해도 미국발 고율 관세 부과와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어려운 통상 환경으로 인해 우리 수출의 앞날은 가시밭길로 예상됐다. 실제로 상반기에는 수출 실적이 감소하며 우려를 낳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대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하반기부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반도체를 필두로 자동차, 선박, 바이오 등 전통적인 주력 산업이 굳건한 경쟁력을 유지하며 수출 전선을 이끌었고, 여기에 전 세계를 휩쓴 한류 열풍이 산업과 선순환을 이루며 식품, 화장품 등이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급부상하는 등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뤄냈다.

 


단순히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인 내실을 다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 특정 국가에 편중됐던 수출 시장이 다변화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비중은 감소한 반면, 아세안(ASEAN)과 유럽연합(EU),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며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을 키웠다. 또한, 지난 9월까지 수출에 참여한 중소기업의 수와 이들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저변이 한층 넓어지는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수출 호조와 더불어 외국인직접투자(FDI) 역시 상반기의 부진을 딛고 지난해 실적을 뛰어넘는 350억 달러를 유치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특히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짓는 '그린필드 투자'가 대폭 유입되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부는 이번 성과가 내수 부진 속에서 수출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견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특성상,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러한 긍정적인 흐름을 내년에도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제조 혁신을 통한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와 함께 수출 시장 및 품목 다변화, 지방 중심의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2년 연속 수출 7000억 달러 및 외국인 투자 350억 달러 달성이라는 목표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여행핫클립

5월 가족 나들이, 전국 걷기 좋은 길 4선

하천, 바다 등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들이 주목받고 있다. 험준한 등산로 대신 평탄하게 조성된 길을 따라 걸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전국의 대표적인 도보 여행지 4곳을 소개한다.전북 정읍에 위치한 내장호 주변에는 백제가요를 주제로 조성된 정읍사오솔길 2코스가 자리 잡고 있다. 총 4.5km 길이의 이 코스는 황톳길을 비롯해 생태공원과 조각공원 등을 두루 거치며 1시간 30분가량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최근에는 걷기 시간을 늘리기 위해 인근 송죽마을의 솔티숲 옛길을 연계하여 걷는 방문객들이 크게 늘어났다. 천주교 박해를 피해 숨어 살던 화전민들의 터전이 남아있는 이 생태숲 옛길까지 포함하면 총 6.5km 구간으로 2시간 30분 정도의 알찬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다.충남 당진에는 5월을 대표하는 꽃인 이팝나무의 아름다운 자태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당진천 이팝나무길이 조성되어 있다. 탑동초등학교에서 원우교까지 이어지는 왕복 4.5km 구간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평탄한 지형을 자랑한다. 하천을 따라 윗길과 아랫길로 나뉘어 있어 취향에 따라 코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매년 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되면 지역 주민들이 주도하는 걷기 행사와 함께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열려 축제 분위기를 자아낸다.경북 안동에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천년 고찰 봉정사를 중심으로 산사 탐방로를 걸어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극락전을 비롯해 다양한 시대의 건축 양식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봉정사 매표소에서 출발해 영산암을 거쳐 조그만 원통전이 매력적인 개목사까지 이어지는 4km 코스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고즈넉한 산길을 따라 부속 암자들을 차례로 방문하며 사찰 특유의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제주도 남쪽 해안을 따라 걷는 제주올레 5코스는 경사가 심한 오름을 거치지 않아 도보 여행 초보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구간 중 하나다. 남원포구에서 시작해 쇠소깍 다리까지 이어지는 총 14km 길이의 이 코스는 완주하는 데 약 5시간이 걸린다. 출발점 인근에 자리한 큰엉해안숲길은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 터널이 어우러져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손꼽히며, 나무들이 절묘하게 얽혀 만들어낸 한반도 지형 모양의 틈새는 방문객들의 필수 사진 촬영 명소로 유명하다.해안 숲길을 지나면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 토종 동백나무들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는 위미리 동백군락지가 나타난다. 이어지는 조배머들코지에서는 한라산의 기운이 모여 형성되었다는 독특한 모양의 기암괴석들이 장엄한 풍경을 연출한다. 제주의 전통적인 어촌 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땅속에서 맑은 물이 솟아나는 넙빌레와 소가 누워있는 듯한 형상의 쇠소깍에 다다르게 된다. 코스 내내 탁 트인 제주 바다와 신비로운 자연경관이 끊임없이 이어져 지루할 틈 없이 도보 여행을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