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결국 승부수 던졌다! 조기 총선 선언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가 취임 석 달 만에 중의원 해산이라는 초강수를 두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3일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음 달 8일 조기 총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해산부터 투표까지 단 16일밖에 걸리지 않는 일정으로 일본 전후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 내에 치러지는 선거로 기록될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해산에 대해 연립여당의 파트너가 공명당에서 일본유신회로 교체된 시점에서 책임 있는 재정 정책과 안보 문서 재검토 등 새로운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국민의 직접적인 신임을 묻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산이 매우 무거운 결단임을 강조하며 도망치지 않고 국민과 함께 일본의 진로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자신도 총리의 진퇴를 걸고 임하는 만큼 국민이 국가 경영을 다카이치 사나에게 맡길 수 있는지 직접 판단해달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자회견 말미에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어록을 인용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미래는 타인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손으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통해 도전하는 나라와 새로운 국가 건설을 강조했다. 이는 우파 성향의 결집을 도모함과 동시에 아베 노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일본 정치권의 상황은 매우 긴박하다. 중의원 총 의석 465석 중 자민당은 199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립여당인 일본유신회의 34석을 합쳐 과반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4년 10월 선거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연합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며 겪었던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 다카이치 총리의 계산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자민당 단독 과반이라는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번 해산은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기국회 개회 직후 해산하는 사례는 60년 만에 처음이며 1월 해산 역시 36년 만의 일이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그동안 고물가 대책 등 민생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공언해왔다. 3월 말까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2026 회계연도 예산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뒤로 미룬 채 선거를 선택한 것은 정치적 도박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총리가 내각 지지율이 60에서 70퍼센트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이 승리를 거둘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물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나 중일 관계 불안 등이 국회에서 집중 추궁당하면 지지율이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을 때 판을 새로 짜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서는 야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거대 여당인 자민당에 대항하기 위해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중도를 기치로 내건 중도개혁연합이라는 신당을 전격 창당했다. 이는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일어난 대규모 정계 개편이다. 특히 오랫동안 자민당의 연합 파트너였던 공명당이 이탈해 야권과 손을 잡은 것은 자민당에 치명적일 수 있다. 공명당은 지역구마다 만 표 이상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어 접전 지역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아직 낮은 편이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신당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은 28퍼센트에 불과했고 오히려 연립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급조된 신당이 자민당의 견고한 성벽을 허물기에는 인지도와 화학적 결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달 8일 선거 결과에 따라 일본의 향방은 완전히 갈리게 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단독 과반을 확보하며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할지 아니면 야권 연합의 돌풍에 밀려 단명 총리로 끝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선거 직후 소집될 특별국회에서 누가 다시 총리 자리에 오를지가 2026년 일본 정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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