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지방분권 완성하러… 김경수, 경남지사 재도전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지방주도성장'의 밑그림을 그린 김경수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8개월 만에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고향인 경남으로 돌아간다. 오는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직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출마 선언을 넘어, 자신이 설계한 국가 균형발전 전략을 현장에서 직접 실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세종시 지방시대위원회 청사에서 마지막 주간 업무회의를 주재하고, 기획단 전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날 그는 위원장으로서의 마지막 결재 서류인 '5극3특 실행체계 구축방안'에 서명하며 공식 업무를 마무리했다. 사직서는 5일 자로 수리될 예정이다.

 

퇴임사에서 김 위원장은 짧지만 굵었던 지난 8개월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만에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균형성장 전략의 설계도를 완성했고, 이제 지방주도성장은 대한민국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 자리 잡았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짧은 기간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직원 여러분의 헌신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김 위원장이 주도한 '5극3특' 전략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하고, 전국을 5개의 초광역 경제권과 3개의 특별자치도로 재편하여 각 지역이 독자적인 성장 동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그는 "지방을 더 이상 수도권의 시혜와 배려 대상이 아닌, 국가 성장을 견인하는 '국가전략자산'으로 격상시킨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 재임 기간 동안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토공간 대전환 범정부 추진협의회'가 신설되는 등 중앙정부 차원의 강력한 추진 체계가 마련됐다. 또한, 각 지방정부에서도 권역별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균형성장의 큰 산 하나를 넘은 셈"이라며 "이제 5극3특 전략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실제 작동하는 성장 구조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떠나는 순간까지도 지방시대위원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위원회는 대한민국 균형성장 정책의 컨트롤타워이자 나침반"이라며 "중앙과 지방을 잇고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며, 말이 아닌 실행으로 대한민국의 공간 구조를 바꾸는 역할을 계속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설계도가 현장에서 성공모델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지방주도성장이 완성될 것"이라며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강조했다.

 

이제 김 위원장의 시선은 경남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향하고 있다. 그는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경남으로 간다"며 "여러분과 함께 설계한 국토공간대전환 전략에 따라 경남과 부울경, 지역 현장에서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는 자신이 입안한 정책을 도지사로서 직접 실행하고 검증받겠다는 정면승부 의지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경남지사 출마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노·친문 적자'이자 이재명 정부의 핵심 인사로서 중량감을 갖춘 그가 PK(부산·경남) 지역의 민심을 얼마나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그가 내세운 '부울경 메가시티' 구상이 다시금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김 위원장은 "경남과 부울경이 이재명 정부의 지방주도성장을 가장 앞에서 이끌어나가는 지역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출마의 변을 대신했다. 설계자에서 실행자로 변신을 꾀하는 김경수 위원장의 도전이 경남의 지도를, 나아가 대한민국의 균형발전 지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행핫클립

개심사 청벚꽃 피었다, 서산으로 떠나는 봄의 끝자락

울을 터뜨리며 산사 주변을 온통 수채화 같은 풍경으로 물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꽃의 상태가 가장 완벽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면서, 봄의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상춘객들과 사진작가들의 시선이 일제히 서산의 고즈넉한 산사 길로 향하고 있다.여행의 시작점인 문수사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는 듯한 거대한 분홍색 터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겹겹이 쌓인 꽃잎이 탐스러운 왕벚꽃이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장관을 이루는데, 이는 일반 벚꽃보다 늦게 피고 오래 유지되는 특성 덕분에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태봉산의 푸른 능선과 대비되는 강렬한 분홍빛은 사찰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자연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시각적 즐거움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만든다.문수사의 꽃길이 지닌 특별함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찰 초입과 맞닿은 태봉산 자락에는 조선 시대 명종 대왕의 태를 소중히 모셨던 태실과 비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적 깊이를 더한다.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던 신성한 장소에 흐드러진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자연의 생명력과 역사의 흔적이 한데 어우러진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분홍빛 여운을 뒤로하고 해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서산이 자랑하는 또 다른 명소인 개심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덕사의 말사로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이 고찰은 경내에 피어난 청벚꽃으로 명성이 높다. 은은한 연둣빛을 띠는 청벚꽃은 전국적으로도 개체 수가 적어 희귀성이 높은데, 고즈넉한 산사의 단청과 어우러진 그 색감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개화 기간이 짧아 이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방문객들의 눈길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두 사찰 사이를 잇는 구간에는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과거 삼화목장으로 불렸던 이곳은 현재 국내 한우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우 개량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약 2km에 걸쳐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 구릉과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산사와 꽃길, 그리고 목장이 이어지는 이 코스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휴식을 제공한다.서산 운산면이 제안하는 이번 봄 코스는 자연과 역사, 그리고 지역 산업이 절묘하게 조화된 체류형 관광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현장을 찾은 이들은 스마트폰 렌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대자연의 풍광에 감탄하며 서산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화려한 왕벚꽃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신비로운 청벚꽃이 그 뒤를 받쳐주는 서산의 봄은, 이제 '나만 알고 싶은 장소'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봄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