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오타니 100마일 강속구에 헛스윙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 이정후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에이스 투수 오타니 쇼헤이와의 투타 맞대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정후는 2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하여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를 상대했다. 전날 다저스의 또 다른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던 이정후였지만, 이날은 상대 선발의 압도적인 구위에 눌려 출루에 실패했다.

 

첫 번째 대결은 2회말 선두타자 타석에서 이루어졌다. 이정후는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어갔으나, 오타니가 던진 시속 100마일 안팎의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팽팽한 볼카운트 승부를 벌였지만, 몸쪽으로 파고드는 시속 100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받아친 공이 투수 앞 땅볼로 연결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후는 5회 타석에서 상대의 초구 스위퍼가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자 즉각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챌린지를 요청해 볼 판정을 이끌어내는 영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판정 번복에도 불구하고 오타니의 결정구인 초고속 직구를 공략하는 데는 끝내 실패했다. 과거 첫 맞대결에서 볼넷을 얻어냈던 것과는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오타니가 직구 위주의 공격적인 피칭을 구사하며 이정후의 방망이를 묶었다.

 

오타니를 상대로 철저히 봉쇄당했던 이정후는 상대 선발이 마운드를 내려간 직후 곧바로 타격 본능을 되살렸다. 양 팀이 득점 없이 맞선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바뀐 좌완 투수 잭 드라이어의 직구를 가볍게 밀어 쳐 좌측 외야로 향하는 깔끔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안타로 공격의 포문을 연 이정후는 후속 타자들의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한 뒤, 패트릭 베일리의 3점 홈런이 터질 때 홈을 밟아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날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득점을 시작으로 3점을 뽑아내며 다저스를 3대0으로 제압하고 이번 3연전의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이정후는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타율을 소폭 끌어올렸고, 팀 승리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하는 활약을 펼쳤다. 전날 경기에 이어 이틀 연속 팀 승리에 기여하며 주전 외야수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졌다.

 

한편, 다저스의 선발 투수로 나선 오타니는 6이닝 동안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으나 타선의 침묵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더욱이 타석에서는 4번의 타석에서 단 한 번도 출루하지 못하며 53경기 동안 이어오던 연속 출루 대기록을 마감해야 했다.

 

여행핫클립

개심사 청벚꽃 피었다, 서산으로 떠나는 봄의 끝자락

울을 터뜨리며 산사 주변을 온통 수채화 같은 풍경으로 물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꽃의 상태가 가장 완벽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면서, 봄의 끝자락을 붙잡으려는 상춘객들과 사진작가들의 시선이 일제히 서산의 고즈넉한 산사 길로 향하고 있다.여행의 시작점인 문수사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상으로 연결되는 듯한 거대한 분홍색 터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겹겹이 쌓인 꽃잎이 탐스러운 왕벚꽃이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장관을 이루는데, 이는 일반 벚꽃보다 늦게 피고 오래 유지되는 특성 덕분에 더욱 귀한 대접을 받는다. 태봉산의 푸른 능선과 대비되는 강렬한 분홍빛은 사찰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며, 자연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시각적 즐거움이 무엇인지 실감하게 만든다.문수사의 꽃길이 지닌 특별함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찰 초입과 맞닿은 태봉산 자락에는 조선 시대 명종 대왕의 태를 소중히 모셨던 태실과 비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적 깊이를 더한다. 왕실의 안녕을 기원하던 신성한 장소에 흐드러진 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묘한 감동을 선사한다. 자연의 생명력과 역사의 흔적이 한데 어우러진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분홍빛 여운을 뒤로하고 해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기면 서산이 자랑하는 또 다른 명소인 개심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덕사의 말사로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이 고찰은 경내에 피어난 청벚꽃으로 명성이 높다. 은은한 연둣빛을 띠는 청벚꽃은 전국적으로도 개체 수가 적어 희귀성이 높은데, 고즈넉한 산사의 단청과 어우러진 그 색감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개화 기간이 짧아 이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만큼, 방문객들의 눈길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두 사찰 사이를 잇는 구간에는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기는 드넓은 초원이 펼쳐져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과거 삼화목장으로 불렸던 이곳은 현재 국내 한우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한우 개량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약 2km에 걸쳐 조성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 구릉과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산사와 꽃길, 그리고 목장이 이어지는 이 코스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휴식을 제공한다.서산 운산면이 제안하는 이번 봄 코스는 자연과 역사, 그리고 지역 산업이 절묘하게 조화된 체류형 관광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현장을 찾은 이들은 스마트폰 렌즈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대자연의 풍광에 감탄하며 서산만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고 있다. 화려한 왕벚꽃이 먼저 인사를 건네고 신비로운 청벚꽃이 그 뒤를 받쳐주는 서산의 봄은, 이제 '나만 알고 싶은 장소'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봄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