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 테두리의 반전, 항산화 성분 속살보다 8배 많다

 많은 사람이 식빵을 먹을 때 수분이 적고 질기다는 이유로 가장자리 테두리를 잘라내곤 한다. 부드러운 속살에 비해 식감이 떨어지고 푸석푸석한 껍질 부분은 요리 과정에서도 흔히 버려지는 부위였다. 하지만 최근 독일의 인간영양식품과학연구소 연구진이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처럼 천대받던 빵 껍질이 오히려 속살보다 건강에 유익한 성분을 훨씬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빵의 겉면이 구워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변화가 예상치 못한 영양학적 보너스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빵의 부위별 성분을 정밀 분석한 결과, 껍질 부위에서 '프로닐-라이신'이라는 항산화 물질을 다량 발견했다. 놀라운 점은 이 성분이 부드러운 안쪽 속살보다 껍질에 최대 8배나 더 많이 농축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 프로닐-라이신은 본래 원재료인 밀가루에는 존재하지 않는 성분이다. 이는 반죽이 뜨거운 열을 받아 빵으로 구워지는 특정한 조리 과정에서만 새롭게 생성되는 물질로 확인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영양 성분의 생성 원리는 요리 과학에서 흔히 말하는 '마이야르 반응'과 깊은 연관이 있다. 빵을 오븐에 넣고 구우면 반죽 속의 아미노산과 당이 열에 반응하며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멜라노이딘이라는 성분이 형성된다. 빵 특유의 고소한 풍미와 갈색 빛깔을 만드는 이 마이야르 반응 과정에서 항산화 효능을 지닌 프로닐-라이신이 함께 합성되는 것이다. 즉, 우리가 흔히 기피하던 갈색 테두리가 사실은 항산화 성분의 집약체인 셈이다.

 

연구진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체의 장 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이 성분의 실질적인 효능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빵 껍질에서 추출한 항산화 물질은 체내에 유입된 발암물질을 해독하고 중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효과를 넘어, 질병 예방 측면에서도 빵 테두리 섭취가 유의미한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연구에서는 빵의 종류와 굽는 방식에 따른 성분 차이도 함께 밝혀졌다. 정제된 흰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는 통밀이나 호밀처럼 색이 짙은 곡물을 사용한 빵에서 항산화 물질의 함량이 훨씬 높게 측정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빵을 더 작게 잘라 구울수록 열이 닿는 표면적이 넓어져 마이야르 반응이 활발해지고, 그 결과 더 많은 항산화 성분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다만 빵을 너무 오래 구워 검게 태울 경우에는 오히려 유익한 성분이 파괴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조리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화학회의 저명한 학술지인 '농업 및 식품 화학 저널'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식습관의 작은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 연구진은 빵의 껍질이 지닌 영양적 가치를 강조하며, 식감을 이유로 테두리를 제거하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빵 전체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동안 버려졌던 식빵의 가장자리가 사실은 우리 몸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천연 영양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식탁 위 풍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여행핫클립

로봇 승려가 행진을? 2026 연등회 서울 도심 밝힌다

이할 채비를 마쳤다. 1,2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간직한 서울 연등회는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종로 일대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자 국가무형문화유산인 이 축제는 '마음은 선명상, 세상은 대화합'이라는 표어 아래 개인의 내면 평화와 사회적 화합을 기원하는 대규모 행렬을 선보일 예정이다.올해 서울 연등회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첨단 기술과의 만남이다. 16일 오후 7시 흥인지문에서 시작되는 행렬에는 조계종 최초의 로봇 승려인 '가비' 스님이 등장해 시민들과 만난다. 로봇 승려 3대와 함께하는 이번 행렬은 전통문화와 미래 기술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행렬이 끝난 뒤 종각역 일대에서 열리는 대동한마당은 국적과 종교를 초월해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꾸며지며, 이튿날에는 조계사 앞길에서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천년고도 경주에서는 형산강의 물결을 따라 오색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가 주관하는 '2026 형산강 연등문화축제'는 신라 시대 연등회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1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금장대 맞은편 둔치에는 수만 개의 연등이 설치되어 장관을 연출한다. 특히 황룡사 구층 목탑을 형상화한 대형 장엄등과 함께 약 3km 구간을 행진하는 제등행렬은 경주의 밤을 수놓는 최고의 볼거리로 꼽힌다. 이번 축제는 환경 보호를 위한 '연등 플로깅' 프로그램을 도입해 ESG 가치를 실천하는 점도 특징이다.부산 역시 송상현광장과 부산시민공원을 중심으로 대규모 연등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연등회는 지역 무형유산 등재를 목표로 전통 가치 복원에 주력하고 있으며, 16일 저녁에는 약 5,000명이 참여하는 화려한 연등행렬이 부산 도심 2.2km 구간을 밝힐 예정이다. 행사에 앞서 열리는 어울림 한마당 공연은 축제의 흥을 돋우며, 시민들이 직접 소원을 적어 다는 체험 공간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의 연등 빛은 자비의 본성을 깨우고 상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경남 김해시 수릉원 일대에서도 시민과 함께하는 연등축제가 16일 개최된다. 가야불교의 전통을 계승하는 이번 축제는 봉축음악회와 법요식, 제등행렬로 구성되어 시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단체의 공연으로 시작되는 1부 행사에 이어, 수릉원을 출발해 시민의 종을 돌아오는 행렬은 김해 도심을 따뜻한 등불로 채운다. 시민의 종 주변에 설치된 유등 조형물과 포토존은 야간 경관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연등축제는 부처님오신날 당일인 24일 전국 사찰에서 거행되는 봉축법요식을 통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연등은 단순한 조명을 넘어 어둠을 밝히는 지혜와 희망을 상징하며, 매년 수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다. 5월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는 연등 물결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대화합으로 나아가는 빛의 이정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도심 곳곳에 설치된 전통등 전시는 축제 기간 내내 시민들의 일상에 따뜻한 온기를 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