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 ‘상위권 도전’ 선포..“우승은 나중에”

2023시즌 K리그1에 승격한 대전 하나시티즌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하지만 5월, 이민성 감독이 사임한 뒤 황선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대전은 빠르게 변화를 이끌어냈다. 12승 12무 14패, 승점 48점을 기록하며 시즌을 8위로 마무리한 대전은 황 감독과 함께 2024시즌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황 감독은 시즌 목표를 명확히 설정했다. 대전은 이번 시즌 파이널A 진출을 목표로 철저히 준비하고 있으며, 황 감독은 "전지훈련을 통해 팀의 합을 맞추고 있고,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몇몇 부상자가 있어 걱정이지만, 큰 틀에서 변화는 없다. 개막전이 지나면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한 해 동안 황 감독은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대표팀을 맡으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고, 결국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후 대전의 감독직을 맡았다. 황 감독은 "승부의 세계에서 얼마나 중심을 잘 잡고 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더욱 단단해졌음을 강조했다.

 

대전의 주된 약점은 득점력이었다. 황 감독은 "최고 득점자가 마사(6골)였고, 득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언급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프리시즌 동안 여러 보강 작업을 진행했다. 주민규와 정재희를 영입하고, 수비진에 하창래와 임종은을 추가하며 팀의 약점을 보완했다. 황 감독은 "스쿼드의 폭이 넓어져 대체 자원이 많아졌다. 보강이 적절히 이뤄졌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주민규의 영입은 특히 주목을 받았다. 황 감독은 "주민규는 연계 능력이 뛰어난 선수로, 구텍과 스타일이 달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팀에 중요한 보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시즌 대전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지만, 황 감독은 "우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리그에서 도태되지 않고 꾸준히 상위권에 머무르는 것이 우선이다. 그게 기반이 되면 차후 몇 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대전은 챔피언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도전자의 입장으로 싸워야 한다"며, "3년 차에 몇 명의 선수가 왔다고 해서 팀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는다. 우리는 항상 도전자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 감독은 대전을 명문 팀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팀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선수들과 팬들의 동반 상승이 필요하다"며,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상위권에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선홍 감독은 대전 하나시티즌을 상위권 팀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우승보다는 지속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며, 이는 대전 팬들과 함께 이루어낼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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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시인의 유품부터 노벨상 작가의 흔적까지…경기도 문학관 순례길

나고 싶다면 경기도가 제격이다. 이곳에는 한국 문학사의 굵직한 획을 그은 문인들의 숨결이 깃든 문학관부터,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책 속에 파묻힐 수 있는 아늑한 공간, 그리고 미래를 체험하는 도서관까지 다채로운 문학 여행지가 보석처럼 흩어져 있다. 허물어지기 직전의 폐가를 살려 '북스테이'를 운영하는 시골 책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거나, AI와 함께 기후 변화를 고민하는 최첨단 도서관에서 지식을 탐험하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경기도는 한국 문학의 거장들을 추억하고 그들의 작품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성지와도 같다. 광명에는 요절한 천재 시인 기형도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다. 그의 친필 독서 목록과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학창 시절 성적표, 그리고 어머니가 고이 간직했던 잿빛 양복 유품 앞에 서면, 암울하지만 기이한 위로를 건네던 그의 시 세계가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화성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암울한 일제강점기 속 낭만을 노래한 노작 홍사용을 만날 수 있다. 그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동인지 <백조> 창간호는 당대 문인들의 치열했던 정신을 증명한다. 시선을 세계로 돌려 부천의 펄벅기념관에 이르면, 노벨문학상 작가 펄 벅과 한국의 깊은 인연에 숙연해진다. 소사희망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을 돌봤던 그녀의 인류애는 문학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위대한 증거다.오직 책과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고요한 시간을 원한다면, 개성 넘치는 책방과 도서관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성의 '살구나무책방'은 분주한 도심을 벗어난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지난책'이라 이름 붙인 중고 서적들을 품고 있다. 허물어지던 폐가의 서까래를 그대로 살린 이 공간의 백미는 책방 안 작은 방에서 하룻밤을 묵는 '북스테이'다. 반면, 2025년 10월 문을 연 수원의 '경기도서관'은 문학 여행의 미래를 제시한다. 나선형 구조의 거대한 서재 같은 공간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고, 기후변화와 환경 서적을 읽는 것을 넘어 버려진 옷이나 유리 조각으로 소품을 만드는 체험까지 가능하다. 책을 '읽는' 행위를 '경험하는' 차원으로 확장한 것이다.문학적 감상에 예술적 체험을 더하고 싶다면 양평의 '잔아문학박물관'이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소설가 김용만 선생이 건립한 이곳은 카프카, 카뮈 등 세계적인 문학가들의 테라코타 흉상이 관람객을 맞이하는데, 이 모든 작품이 그의 아내인 여순희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김지하, 정호승 등 한국 대표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감상하고, '어린왕자' 테마로 꾸며진 아동문학관을 둘러본 뒤에는 직접 머그컵이나 에코백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처럼 경기도의 문학 여행은 단순히 책을 읽고 작가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 직접 손으로 만들고, 자연 속에서 사색하고, 미래 기술과 소통하는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풍요롭고 조용한 여행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