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잘 마시고 싶으면 '이곳'을 키워라…의사가 밝힌 의외의 알코올 분해법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송년회와 모임이 줄을 잇고 있다. 흥겨운 분위기 속 오가는 술잔은 잠시 시름을 잊게 하지만, 우리의 몸, 특히 간을 비롯한 소화기관은 연이은 술자리로 인해 말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적당한 음주'는 괜찮다고 위안하지만,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안전한 음주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술은 우리 몸에 명백한 '독소'로 작용하며,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맹독성 발암물질은 온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각종 소화기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범이다. 음주에 유독 관대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건강의 마지노선이 무너지는 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최소한의 방어 전략이라도 숙지해야 한다.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제안하는 첫 번째 수칙은 바로 '휴식'이다. 이상적으로는 음주 횟수를 주 1회 이내로 제한하고, 어쩔 수 없이 마셨다면 최소 2~3일의 간격을 두어 지친 간이 회복할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얼마큼 마시는 것이 그나마 안전할까. 대한간학회는 남성은 소주 반 병(약 4잔), 여성은 소주 2잔 이하를 권고한다. 만약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거나,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 반 병 또는 맥주 500cc 이상을 마시는 습관이 있다면 이는 이미 위험 수위다. 과음 후 마시는 콩나물국이나 헛개나무차가 일시적인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보조 식품이나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음주량 자체를 줄이는 것만이 유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놀랍게도 알코올 대사 능력은 간뿐만 아니라 '근육'의 양과도 관련이 있다. 알코올 대사의 일부가 근육에서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알코올 분해 능력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술을 잘 마시기 위해 운동을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는 건강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투자다. 반면, B형·C형 간염이나 간경화 등 이미 간 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에게 술은 그야말로 '독약'이다. 이들에게는 '적정량'이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며, 단 한 잔의 술도 심각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완벽한 금주를 실천해야 한다. 특히 젊은 나이에 간경변증을 진단받았더라도 오랜 기간 금주하면 간 기능이 일정 부분 회복되는 희망적인 사례도 있는 만큼, 절대 포기하지 말고 철저한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한다.

 

우리 몸은 손상되면 반드시 위험 신호를 보낸다. 잦은 구토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식도 손상이 진행 중이라는 경고일 수 있으며, 속쓰림이나 쥐어짜는 듯한 복통은 위염이나 위궤양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특히 음주 후 설사가 잦다면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이는 대장암 위험성 증가와도 관련이 있을 수 있는 심각한 신호다. 만약 이러한 증상들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24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소화기관이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더 큰 병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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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시인의 유품부터 노벨상 작가의 흔적까지…경기도 문학관 순례길

나고 싶다면 경기도가 제격이다. 이곳에는 한국 문학사의 굵직한 획을 그은 문인들의 숨결이 깃든 문학관부터, 세상과 거리를 둔 채 책 속에 파묻힐 수 있는 아늑한 공간, 그리고 미래를 체험하는 도서관까지 다채로운 문학 여행지가 보석처럼 흩어져 있다. 허물어지기 직전의 폐가를 살려 '북스테이'를 운영하는 시골 책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거나, AI와 함께 기후 변화를 고민하는 최첨단 도서관에서 지식을 탐험하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경기도는 한국 문학의 거장들을 추억하고 그들의 작품 세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성지와도 같다. 광명에는 요절한 천재 시인 기형도의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다. 그의 친필 독서 목록과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학창 시절 성적표, 그리고 어머니가 고이 간직했던 잿빛 양복 유품 앞에 서면, 암울하지만 기이한 위로를 건네던 그의 시 세계가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화성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암울한 일제강점기 속 낭만을 노래한 노작 홍사용을 만날 수 있다. 그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동인지 <백조> 창간호는 당대 문인들의 치열했던 정신을 증명한다. 시선을 세계로 돌려 부천의 펄벅기념관에 이르면, 노벨문학상 작가 펄 벅과 한국의 깊은 인연에 숙연해진다. 소사희망원을 세워 전쟁고아들을 돌봤던 그녀의 인류애는 문학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는 위대한 증거다.오직 책과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고요한 시간을 원한다면, 개성 넘치는 책방과 도서관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안성의 '살구나무책방'은 분주한 도심을 벗어난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지난책'이라 이름 붙인 중고 서적들을 품고 있다. 허물어지던 폐가의 서까래를 그대로 살린 이 공간의 백미는 책방 안 작은 방에서 하룻밤을 묵는 '북스테이'다. 반면, 2025년 10월 문을 연 수원의 '경기도서관'은 문학 여행의 미래를 제시한다. 나선형 구조의 거대한 서재 같은 공간에서는 누구나 무료로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고, 기후변화와 환경 서적을 읽는 것을 넘어 버려진 옷이나 유리 조각으로 소품을 만드는 체험까지 가능하다. 책을 '읽는' 행위를 '경험하는' 차원으로 확장한 것이다.문학적 감상에 예술적 체험을 더하고 싶다면 양평의 '잔아문학박물관'이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소설가 김용만 선생이 건립한 이곳은 카프카, 카뮈 등 세계적인 문학가들의 테라코타 흉상이 관람객을 맞이하는데, 이 모든 작품이 그의 아내인 여순희 작가의 손에서 탄생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김지하, 정호승 등 한국 대표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감상하고, '어린왕자' 테마로 꾸며진 아동문학관을 둘러본 뒤에는 직접 머그컵이나 에코백을 만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이처럼 경기도의 문학 여행은 단순히 책을 읽고 작가의 흔적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 직접 손으로 만들고, 자연 속에서 사색하고, 미래 기술과 소통하는 입체적인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풍요롭고 조용한 여행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