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의 신' 의겸스님, 전설의 불화展 공개

 조선 후기 불화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의겸스님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025년 부처님오신날(5월 5일)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호선(毫仙) 의겸(義謙):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6월 29일까지 진행된다.

 

전시에서는 의겸스님의 대표작을 비롯해 그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불화 작품 총 47점(국보 3건, 보물 7건 포함)이 공개된다. 의겸스님은 1713년부터 1757년까지 활동하며 전국 각지에서 불화를 조성했다. 그의 작품은 담백한 색채와 세밀한 필선이 특징이며, 불교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지난해 12월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된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1729년, 영조 5년)다. 이 작품은 석가모니가 영축산에서 '묘법연화경'을 설법하는 장면을 비단에 채색한 불화로, 중앙에 석가모니를 배치하고 그 주변에 설법을 듣는 무리를 둔 구도로 구성됐다. 특히 석가모니를 다른 인물보다 훨씬 크게 표현하여 압도적인 존재감을 강조했다. 둥글고 온화한 표정은 불화 특유의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조선 후기 불교회화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의겸스님이 주도하고, 행종, 민희, 만연, 지원 등 총 12명의 화승이 참여한 공동 작업물이다. 의겸스님은 조선 후기 대표 수화사로서 80여 명 이상의 화승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난해 5월 국보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 및 팔상도'도 전시된다. 송광사성보박물관에서 옮겨온 이 불화들은 1725년(영조 1년) 송광사 영산전에 봉안하기 위해 조성됐다. 팔상도는 석가모니의 생애를 8개의 역사적 사건으로 나누어 표현한 괘불로, 단일 전각에 영산회상도와 팔상도를 한 세트로 제작하여 봉안한 가장 오래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 작품들은 조선시대 불교 신앙과 시각적 표현 방식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불교미술은 신앙과 수행의 매개체이며, 의겸스님의 작품은 단순한 예술적 가치 이상으로 불보살의 자비와 가르침을 담고 있다"며 그의 예술성과 신앙적 가치를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는 '송광사 응진당 석가모니 후불탱·십육나한탱', '석씨원류응화사적 목판' 등 다양한 불화와 목판도 전시된다. '석씨원류응화사적 목판'은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기록한 책의 목판으로, 명나라에서 전래된 내용을 기반으로 조선에서 제작됐다. 특히, 의겸스님의 팔상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시대 관음보살도의 대표작인 '흥국사 수월관음도'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의겸 등 필 수월관음도'도 함께 전시되어 조선 후기 불화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무료로 진행되며,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4월 22일까지 한정 전시된다.

 

여행핫클립

111대 1 경쟁 뚫은 올해 최고의 '섬 여행' 영상, 수준 보니 '입이 쩍'

11회째를 맞은 이 공모전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섬들의 숨겨진 매력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섬 관광을 활성화하여 연안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된 여행자들의 축제다. 올해는 총 111편에 달하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접수되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을 벌였으며, 관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엄정한 평가를 거쳐 대상 1편을 포함한 총 10편의 작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단순한 풍경 스케치를 넘어, 여행자 각자의 개성 넘치는 시선과 이야기가 담긴 영상들은 국내 섬 여행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이다.올해 최고의 영예인 대상은 황상운 씨의 '남해로 떠나요'에게 돌아갔다. 이 작품은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의 보석 같은 섬, 소매물도와 비진도, 사량도를 배경으로 한다. 수상작은 드론을 활용한 역동적인 구도와 감각적인 편집을 통해 섬들이 품고 있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스크린 가득 펼쳐냈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의 시원한 물살부터, 등대섬으로 향하는 신비로운 바닷길,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싼 웅장한 산세까지, 섬의 아름다움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압도적인 영상미가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특히 마치 관객이 직접 배를 타고 섬 곳곳을 누비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은 '지금 당장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대상작이 남해의 역동적이고 화려한 풍광을 담아냈다면, 최우수상을 수상한 조형주 씨의 '필름으로 담은 슬로시티, 증도'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영상은 바쁜 도시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온전한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으로서 섬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듯한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인 영상미를 통해 '슬로시티'로 지정된 신안군 증도의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외에도 섬마을의 정겨운 풍경을 담은 작품, 섬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소개한 작품 등이 우수상과 특별상, 입선작으로 선정되어 우리 섬들이 가진 무궁무진한 매력의 스펙트럼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이번 공모전은 단순히 우수한 영상 콘텐츠를 시상하는 것을 넘어, 국민들이 직접 발굴하고 제작한 생생한 이야기가 섬 관광의 가장 강력한 홍보대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심상철 해양수산부 연안해운과장이 "국민이 직접 담아낸 섬에서의 소중한 순간들이 섬 관광의 매력을 알리고 나아가 연안해운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작은 씨앗이 되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듯, 수상작들은 앞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섬 여행의 즐거움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주말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목적지를, 지친 일상에 쉼표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위로를 건네며, 이 작은 영상들이 우리 바다와 섬에 큰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