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8캔이 당신의 뇌를 '치매 폭탄'으로 만든다?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발표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8잔 이상 술을 정기적으로 마시는 사람은 치매와 관련된 뇌 병변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브라질 상파울루 대학교 의과대학의 알베르토 페르난도 올리베이라 후스토 박사가 주도했다.

 

연구팀은 사망 당시 평균 나이 75세인 1,781명의 뇌를 부검해 분석했다. 이들의 음주량은 유족을 통해 조사했으며, 음주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965명, 일주일에 7잔 이하 마신 보통 음주자 319명, 일주일에 8잔 이상 마신 과음자 129명, 그리고 과거 과음자 386명이다.

 

연구에서 술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으로 정의했는데, 이는 맥주(4.5%) 355㎖, 포도주(12%) 148㎖, 위스키(40%) 44㎖, 또는 17도짜리 소주 약 103㎖(360㎖ 기준 약 3.5분의 1병)에 해당하는 양이다.

 

부검 결과,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 중 40%가 혈관성 뇌 병변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적당히 마신 사람은 45%, 과음자는 44%, 과거 과음자는 50%가 혈관성 뇌 병변으로 진단됐다. 사망 연령, 흡연, 신체 활동 등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조정한 결과,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과음자는 혈관성 뇌 병변이 있을 확률이 133%, 과거 과음자는 89%, 보통 음주자는 60% 더 높았다.

 


특히 과음자와 과거 과음자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타우 단백질 엉킴(tau tangles) 발생 위험이 각각 41%와 31% 더 높았다. 또한 과거 과음자는 체중 대비 뇌 질량 비율이 낮았고, 인지 능력 저하 징후도 확인됐다. 보통 음주자와 과음자의 경우에는 체중 대비 뇌 질량 비율에 차이가 없었으며, 인지능력 저하와의 연관성도 발견되지 않았다.

 

충격적인 사실은 과음자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3년 일찍 사망했다는 점이다. 후스토 박사는 "과음은 뇌의 손상 징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며, 이는 뇌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쳐 기억력과 사고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리나 웬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단기적으로 알코올 사용은 뇌의 통신 경로를 교란시켜 뇌가 사고, 조정, 균형, 언어, 판단을 제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알코올 사용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사고와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점진적인 뇌 변화를 겪을 수 있으며, 소량의 알코올조차 조기 노화와 뇌 수축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단순히 일시적인 취기를 넘어 뇌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이것이 치매와 같은 심각한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중요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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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원미산에 7만 그루 진달래 바다 터졌다

미하는 '멀미산'이라 불렸으나, 조선 시대를 거쳐 능선이 여인의 눈썹을 닮았다는 의미의 '원미산(遠眉山)'을 지나 현재의 이름에 이르렀다. 해발 고도가 낮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이 산은 매년 이맘때면 도시의 소음 대신 화사한 꽃의 향연을 시민들에게 선사한다.원미산이 수도권 최대의 진달래 명소로 거듭난 배경에는 자연의 섭리만큼이나 뜨거웠던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공공근로 사업의 일환으로 심기 시작한 묘목들이 3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현재 3만㎡ 부지에 7만여 그루가 넘는 거대한 군락을 형성했다. 시민들의 손길이 닿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 이제는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도심 속 거대한 분홍빛 바다를 만들어낸 것이다.흔히 진달래와 철쭉을 혼동하기 쉽지만, 원미산의 봄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어나는 '참꽃' 진달래의 순수한 생명력을 오롯이 보여준다. 앙상한 가지 끝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진달래는 산이 채 잠에서 깨어나기 전부터 화려한 색감을 뽐낸다. 반면 철쭉은 이보다 보름 정도 늦게 잎과 함께 피어나기에, 지금 원미산을 가득 채운 풍경은 오직 진달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투명하고 선명한 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광활한 분홍빛 물결 사이를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백의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군락지 곳곳에 섬처럼 자리 잡은 흰 진달래는 익숙한 분홍색 사이에서 낯설지만 강렬한 시각적 대비를 이룬다. 홀로 튀지 않고 서로 기대어 작은 무리를 이룬 흰 꽃들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산의 색채에 입체감을 더한다. 방문객들은 이 희귀한 빛깔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는 즐거움을 경험한다.원미산 능선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결 너머로 부천 도심과 종합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색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인공적인 도시 구조물과 자연의 원색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원미산만이 가진 독특한 매력이다. 산책로는 완만하게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꽃터널 사이를 거닐 수 있으며,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인생 사진을 남기려는 나들이객들로 평일 오후에도 활기가 넘친다.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원미산의 진달래는 단순한 꽃구경 이상의 의미를 전달한다. 척박했던 산등성이에 사람들이 하나둘 옮겨 심은 정성이 수십 년의 시간을 지나 거대한 생태 자산으로 돌아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부천시는 개화 기간 동안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 관리 인력을 배치하고 등산로 정비를 마쳤다. 원미산의 진달래는 4월 초순까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며 도심 속 휴식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