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껍질이 당신의 피부를 살린다... 화상환자들이 몰랐던 '동태탕의 비밀'

 우리가 흔히 식탁에서 만나는 대구와 명태가 이제 의학계의 혁신적인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연방재료과학기술연구소(EMPA) 연구팀이 이 한류성 어류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인공피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주도한 공창 웨이 박사는 "대구, 명태, 해덕 등 차가운 바다에서 서식하는 물고기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특수 가공하여 인공피부 제작에 적합한 하이드로젤로 변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드로젤은 수분을 다량 함유할 수 있는 고분자 네트워크 구조의 물질로, 인체 조직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의료용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인 피부는 체중의 약 15%를 차지하며, 외부 병원균과 탈수, 극한 기온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피부암, 만성 상처, 자가면역성 피부병 등 다양한 피부 질환의 발병 원인과 효과적인 치료법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연구팀은 실제 인간 피부와 유사한 모델을 개발하여 다양한 피부 질환을 시뮬레이션하고 치료법을 연구하고자 했다.

 

웨이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물고기 젤라틴을 특수 가공하여 만든 '비팽창성 하이드로젤'이다. "일반적인 하이드로젤은 물을 흡수하면 크게 부풀어 오르는 특성이 있어 3D 프린팅 후 정확한 형태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대구 등의 물고기에서 추출한 젤라틴을 교차결합 방식으로 처리해 부풀어 오르지 않는 하이드로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소재는 3D 프린터로 정밀하게 피부세포를 인쇄할 수 있어 실제 피부와 매우 유사한 인공조직 제작이 가능합니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인공피부 모델은 단순한 피부 대체재를 넘어, 실제 피부의 복잡한 구조를 정밀하게 재현한다. 표피와 진피층은 물론, 이들 사이의 표피-진피 접합부(기저막)까지 포함하고 있어 실제 피부의 기능과 특성을 거의 완벽하게 모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물고기 젤라틴 기반 하이드로젤과 고분자 가공기술인 일렉트로스피닝을 결합해 이 목표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의 또 다른 주목할 점은 물고기 젤라틴이 가진 생체적합성이다. 웨이 박사는 "물고기는 인간과 진화적으로 더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물고기 젤라틴은 소나 돼지 같은 포유류에서 추출한 젤라틴보다 면역반응을 훨씬 적게 일으킵니다. 또한 질병 감염의 위험도 현저히 낮아 의료용 소재로서 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은 인공피부 모델 개발뿐만 아니라 실제 환자의 상처 치료에도 활용될 수 있다. 웨이 박사는 "물고기 젤라틴으로 만든 하이드로젤은 상처 드레싱 재료로도 탁월합니다. 기존 제품보다 더 균질하고 안전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모양, 두께, 강도로 정확히 조정할 수 있어 맞춤형 치료가 가능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연구팀은 인공피부 모델의 개발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으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화상 환자의 피부 이식, 만성 상처 치료, 피부질환 연구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는 이번 연구가 식품 산업의 부산물을 활용한 친환경적 의료기술 개발의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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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 밤에 돈 더 잘 번다…'야간관광'이 뭐길래 정부까지 나섰나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인 통영시와 손잡고 지난 23일 ‘2025 대한민국 야간관광 포럼’을 개최했다. ‘소도시의 밤을 밝히다, 야간관광이 여는 지역발전의 새로운 빛’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이번 포럼은, 단순히 잠자리에 드는 시간으로 여겨졌던 밤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논의는 낮 시간대에 집중되었던 기존의 관광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여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낼 핵심 전략으로 야간관광의 무한한 잠재력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이번 포럼은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생생한 논의의 장으로 펼쳐졌다. 통영을 비롯해 이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지정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10개 지방자치단체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성공 사례와 겪었던 시행착오,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지자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관광업계 전문가, 학계 인사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하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 방안부터, 야간 시간대의 안전 문제 해결, 지역 주민과의 상생 방안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주제들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며 야간관광이 나아갈 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특히 이번 포럼의 개최지이자 2022년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된 통영시의 역할과 비전이 단연 돋보였다. 통영시는 이날 야간관광 비전 선포식을 통해, ‘1호 특화도시’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야간관광을 도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통영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강구안 항구 일대를 중심으로 환상적인 야간 경관을 조성하고, 역사와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밤의 통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야간 도보 투어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임을 발표했다. 이는 다른 지역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성공적인 선도 모델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야간관광의 전체적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정부와 관광공사 역시 이러한 지역의 노력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이상민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본부장 직무대리는 “이번 포럼은 야간관광을 통해 지역이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조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야간관광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공기관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야간관광’이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통해 대한민국 전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