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은 가라! 이제 거리가 갤러리다"... 부산에서 벌어지는 '디지털 혁명'

 부산시립미술관이 아시아 최초의 대안적 디지털 미디어 축제인 '루프 랩 부산'을 개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부산 전역 26개 문화기관과 공공장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는 대규모 미디어아트 축제로, 시간과 이미지를 매개로 한 국제 디지털 미디어 아트 플랫폼을 표방한다.

 

스페인의 유명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루프 바르셀로나'를 모델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디지털 기술과 예술의 융합, 공동체의 수평적 연대를 실험하는 혁신적인 시도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디지털 서브컬처, 무빙 온 아시아, BMA 미래미술관 포럼, 루프 랩 부산 아트페어, 그리고 다양한 참여기관 연계 전시 등이 마련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디지털 서브컬처' 전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과 가상, 현대미술과 대중문화, 창작과 소비의 경계가 어떻게 허물어지고 있는지를 실험적으로 보여준다. 이 전시는 6월 29일까지 미술관 야외조각 공원과 김해공항 등 다양한 연계기관에서 진행된다. 28개국 45명의 디지털 창작자가 참여하는 이 섹션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주도하는 창작 흐름과,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 창작 환경을 반영한 명칭이다.

 

이번 행사의 혁신적인 점은 전통적인 전시 공간의 한계를 벗어나 야외조각 공원에 설치된 LED 화면을 통해 전시가 진행되는 등 기존 디지털 미디어 아트의 존재 방식에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미술관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벗어나 일상 속에서 디지털 아트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부산 전역의 문화기관들도 이번 축제에 적극 동참한다. 도모헌, 영화의전당, 부산박물관, 부산문화회관 등 공공기관은 물론, 카린갤러리(와엘 샤키, 문경원, 전준호), F1963(토니 아워슬러), 해운대플랫폼(알도 탐벨리니), 국제갤러리(정연두) 등 부산의 대표적인 26개 문화예술기관이 참여하여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디어아트 플랫폼으로 변모한다.

 

에이플럭션(A-Fluction)이 주관하는 '루프 랩 부산 아트페어'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루프 바르셀로나에 참여했던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국내외 유수의 화랑 25곳이 참여하며, 이 행사는 오는 26일까지 그랜드 조선 호텔에서 진행된다. 독일 미술계를 대표하는 에스더쉬퍼 화랑,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바오, 포르투갈의 두아르트 세퀘이라 등 주요 화랑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위상을 높인다.

 

이번 '루프 랩 부산'은 디지털 미디어 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부산을 아시아 디지털 아트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적인 미술 전시의 경계를 넘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예술 플랫폼이 되는 이 혁신적인 시도는 미래 미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행사 정보와 프로그램은 부산시립미술관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미술관 학예연구실로 전화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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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 밤에 돈 더 잘 번다…'야간관광'이 뭐길래 정부까지 나섰나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인 통영시와 손잡고 지난 23일 ‘2025 대한민국 야간관광 포럼’을 개최했다. ‘소도시의 밤을 밝히다, 야간관광이 여는 지역발전의 새로운 빛’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이번 포럼은, 단순히 잠자리에 드는 시간으로 여겨졌던 밤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나아가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논의는 낮 시간대에 집중되었던 기존의 관광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여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낼 핵심 전략으로 야간관광의 무한한 잠재력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이번 포럼은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생생한 논의의 장으로 펼쳐졌다. 통영을 비롯해 이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지정되어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10개 지방자치단체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의 성공 사례와 겪었던 시행착오,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심도 깊은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지자체 관계자뿐만 아니라 관광업계 전문가, 학계 인사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하여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 방안부터, 야간 시간대의 안전 문제 해결, 지역 주민과의 상생 방안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주제들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며 야간관광이 나아갈 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특히 이번 포럼의 개최지이자 2022년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로 선정된 통영시의 역할과 비전이 단연 돋보였다. 통영시는 이날 야간관광 비전 선포식을 통해, ‘1호 특화도시’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고 야간관광을 도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통영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강구안 항구 일대를 중심으로 환상적인 야간 경관을 조성하고, 역사와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밤의 통영’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야간 도보 투어 프로그램을 고도화하는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임을 발표했다. 이는 다른 지역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성공적인 선도 모델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야간관광의 전체적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정부와 관광공사 역시 이러한 지역의 노력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이상민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본부장 직무대리는 “이번 포럼은 야간관광을 통해 지역이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각 지역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조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야간관광 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공공기관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야간관광’이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통해 대한민국 전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