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격노’ 수사 급물살..특검의 항소 포기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9일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를 받았던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에 대한 항소를 전격 취하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박 전 대령은 형사적으로 완전한 무죄를 확정받게 됐고, 해당 사건을 둘러싼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인 군검찰의 공소권 남용 논란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명현 특별검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특검사무실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령에 대한 항소는 취하하기로 결정했다”며 “원심 판결과 객관적 증거, 군검찰의 항소 사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항소를 유지할 법리적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 대령의 초동수사 및 경찰 이첩 행위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으로, 이를 항명으로 간주한 군검찰의 기소는 공소권을 남용한 행위”라고 단언했다.

 

박 전 대령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해병대원의 순직 사건과 관련해 수사단장으로서 사건을 초동 수사하고 이를 경찰에 이첩했다. 그러나 국방부 검찰단은 같은 해 8월 2일,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중단 지시에 불응했다며 박 대령을 항명죄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군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대령에게 ‘집단항명 수괴’라는 중대 혐의를 적용하며 ‘VIP 격노는 망상’이라는 표현을 써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후 군검찰은 혐의를 항명죄로 낮춰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중앙지역군사법원은 박 대령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병대사령관의 지휘·감독 권한이 수사기록 이첩을 정당한 사유 없이 막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박 대령이 이첩을 강행한 것은 법령상 책임에 따른 조치였다는 점을 들어 군검찰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사령관의 지시는 정당한 명령으로 보기 어렵고, 이를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고 못 박았다.

 

1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검찰단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명령 불복종 사실을 공소장에 추가하는 등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특검팀은 항소 유지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이를 철회함으로써 사건을 사실상 마무리 지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오늘 오전 법원에 항소취하서를 접수하면 박 대령의 무죄가 확정된다”며 “재판과 수사기록을 검토한 결과, 추가 소송을 이어가는 건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특검의 항소취하 결정에 대해 이종섭 전 장관 측은 즉각 반발했다. “이번 결정은 공정한 수사를 포기한 선언이며, 편파 수사를 공개적으로 자인한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충분한 법리적 검토를 거쳤으며, 수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반박했다. 실제로 박 대령 항소심 공소유지를 맡았던 특검 4팀은 향후 군 관계자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특검의 결정은 단순한 항소 취하를 넘어 군 내부의 기소 남용과 외압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검팀은 이미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에 대해 직무 배제를 국방부에 요청한 상태이며, 군검찰 수뇌부와 관련 검사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 적용을 포함한 수사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특검은 오는 11일, ‘VIP 격노설’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직권남용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하나”라고 격노해 해병대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국방부는 이 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서 회수해 재검토했으며, 그 과정에서 주요 피의자인 임성근 전 1사단장이 혐의 대상에서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이명현 특검팀의 행보는 해병대원 순직사건이라는 단일 사건을 넘어, 군 수사체계 전반과 국가 최고 권력층의 외압 가능성까지 겨누고 있다. 항소 취하로 인해 사건의 한 축은 정리됐지만, 수사 외압 실체를 밝히기 위한 특검 수사의 긴장감은 오히려 더 고조되고 있다.

 

여행핫클립

사이판 한국인 관광객, 1년 새 86% 줄었다

문을 여는 만큼 관광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과 사이판을 잇는 항공편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7월 마리아나 제도를 찾은 방문객은 484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4365명보다 66% 감소했다. 특히 사이판 관광시장의 핵심인 한국인 방문객은 1만1015명에서 1574명으로 85.7% 급감했다.일본인 방문객도 534명에서 248명으로 54% 줄었다. 중국인 방문객은 1149명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전체 관광객 감소를 막기에는 부족했다.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항공편 감소다. 아시아나항공은 2024년 2월 사이판 정기편 운항을 중단했고, 같은 해 6월에는 전세기 운항도 종료했다. 제주항공 역시 한때 하루 2회 운항하던 인천~사이판 노선을 지난해 3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하루 1회로 줄였다.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인천·부산 출발 통계를 합산하면 한국~사이판 노선의 연간 운항편수는 2024년 1145편에서 2025년 782편으로 3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괌 노선은 2271편에서 2827편으로 24.5% 증가했다.항공 공급 감소는 북마리아나 제도 전체 관광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5 회계연도 방문객은 16만640명으로 전년 23만7498명보다 32% 줄었다.올해는 태풍 피해까지 더해졌다. 4월 중순 슈퍼태풍 ‘신라쿠’가 사이판을 강타하면서 대규모 정전과 공항 폐쇄가 발생했고, 국제선 운항이 6월까지 중단됐다. 한국인 방문객은 4월 90%, 5월 99%, 6월 98%씩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했다. 7월 초에는 태풍 ‘바비’까지 북상해 복구 작업에도 어려움이 이어졌다.환율 상승도 부담이었다.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2024년 1364원에서 올해 상반기 약 1484원으로 올랐다. 2년 사이 약 120원, 8.8% 상승하면서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커졌고, 사이판의 관광 경쟁력에도 악재가 됐다.현지 관광시설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PIC 사이판은 지난 7월 운영을 재개했고, 코럴 오션 리조트 사이판은 11월, 켄싱턴 호텔 사이판은 12월 재개장을 준비하고 있다.하지만 관광객을 실어 나를 항공편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현재 인천~사이판 직항을 운항하는 제주항공은 2027년 3월까지 주 4회 운항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는 인천에서 사이판으로 하루 최대 5편이 운항되기도 했다.관광당국은 항공편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리조트 재개장도 실제 관광객 증가로 연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항공 일정이 불안정하면 여행객의 예약이 줄고 여행사 역시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기 어려워진다. 호텔과 리조트도 투숙객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워 인력과 시설 운영 계획을 세우는 데 부담을 안게 된다.마리아나관광청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공급 유지 요건이 사이판 노선 감편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두 항공사의 합병 과정에서 2019년 수준의 좌석 공급을 유지하도록 한 조건이 괌 노선에 좌석을 집중시키고 사이판 노선에는 상대적으로 감편 효과를 낳았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주디 토레스 마리아나관광청장 직무대행은 한국~사이판 노선의 안정적인 항공 공급이 호텔과 리조트, 골프장 등 현지 관광산업뿐 아니라 마리아나 지역 경제 전반과 연결돼 있다며 항공사와 관계 당국이 공급 확대와 안정적인 운항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