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증에 목숨 걸었다!... 넷플릭스 역대 1위 '케데헌'의 제작 비화 공개

 넷플릭스 역대 가장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등극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성공 뒤에는 한국의 풍경과 문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배경 아트디렉터 셀린 킴(한국명 김다혜)의 열정이 있었다. 그녀는 2022년 1월부터 작품에 합류해 서울의 랜드마크부터 골목길, 음식, 전통 문화까지 한국의 모든 면모를 세밀하게 담아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셀린 킴은 "어느 한 군데도 소홀히 다루지 않았다고 자신할 정도로 구석구석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썼다"고 밝혔다. 특히 남산타워, 성곽길, 북촌한옥마을, 명동 등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평범한 골목과 식당 같은 일상적인 공간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는 데 주력했다. "한국 사람이 봐도 '앗 그 거리 나도 걸어봤어'라는 느낌이 들게끔" 직접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다양한 골목 사진을 찍어 레퍼런스로 활용했다고 한다.

 

작품 속 서울의 야경은 특히 많은 찬사를 받았는데, 셀린 킴은 "다양한 한국인 사진작가들을 참조했고, 개인적으로 <세일러문> 같은 마법소녀물의 색감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스토리의 흐름에 맞춰 보랏빛 하늘과 푸른빛 하늘 등 다채로운 색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K팝이 주요 소재인 만큼 무대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기와가 얹힌 무대와 일월오봉도 배경 등 전통적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는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셀린 킴은 "미국에서 이렇게 큰 제작비를 들여 만드는 첫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보니, 현대적인 배경이어도 전통적인 비주얼들이 최대한 많이 반영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배경 아트디렉터로서 그녀는 캐릭터가 사는 세상을 디자인하고 검수하는 역할을 맡았다. 서울 도심 전체와 같은 큰 이미지부터 컵라면 같은 작은 소품까지 모든 것을 감독했다. 특히 국밥집의 국밥과 반찬, 분식집의 마블링 접시 등은 실제 사진을 참고해 "한 치 오차도 없이 똑같이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고증 작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온라인상에서 영문으로 된 한국 전통 복식, 무기 등의 자료 부재"였다. 곡도, 신칼 등의 무기나 복식에 관한 정보는 한국어로만 찾을 수 있어 직접 한국어로 여러 번 자료 수집을 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 법무팀에게 생소한 전통적인 디자인(노리개 매듭, 목욕탕 싸인 등)의 사용 허가를 받기 위해 박물관 사진과 사전 설명을 번역해가며 설득하는 과정도 있었다.

 

작품 곳곳에는 한국인이라면 웃으면서 찾아낼 수 있는 요소들도 숨겨져 있다.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된 자동차, 간판의 언어유희(농심 대신 '동심'), 지하철 광고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썼다. 셀린 킴은 "화면에 잘 나오지 않더라도 많은 분이 작업물을 줌인하셔서 보시고 재미있어하셔서 저도 즐겁게 작업물을 공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익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후 미국 패서디나 아트센터에서 공부한 셀린 킴은 드림웍스, 넷플릭스, 소니 픽쳐스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새로운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 중이며, "앞으로도 새로운 스토리에 걸맞은 여러 다양한 비주얼을 선보일 수 있는 아티스트, 아트디렉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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