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안세영 응원도 소용없었다…일본 잔치로 끝난 韓 주니어 배드민턴

 안방에서 열린 국제 주니어 배드민턴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유망주들이 일본에 완패하며 충격에 빠졌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경남 밀양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열린 '2025 원천요넥스 밀양 한국 주니어 국제 챌린지'는 전 세계 13개국 956명의 선수가 참가한 권위 있는 대회였지만,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한 채 일본의 독무대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대회에 앞서 '레전드' 이용대와 현시대 '여제' 안세영이 직접 유망주들을 위한 레슨과 시범 경기를 펼치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으나, 그들의 열띤 응원이 무색하게도 결과는 참담했다.

 

특히 미래의 국가대표를 가늠할 수 있는 19세 이하(U-19) 연령대에서의 부진은 뼈아팠다. 5개 세부 종목에 걸쳐 총 10팀(명 또는 조)이 오를 수 있는 결승 무대에서 일본은 무려 7자리를 차지하는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반면 한국은 정다환-김한비 조가 혼합복식 결승에 오른 것이 유일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결승은 물론 4강 진출자 4명 전원을 일본 선수가 휩쓰는, 그야말로 '일본 선수권 대회'를 방불케 하는 광경이 펼쳐졌다. 배드민턴 레전드 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의 딸인 김한비와 최예다 등 한국의 유망주들은 8강에서 일본 선수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의 쓴맛을 봤다.

 


남녀 복식에서도 한국의 부진은 이어졌다. 남자 복식의 조형우-김태양 조와 최강민-정다환 조는 모두 준결승에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여자 복식 역시 일본의 두 조가 결승에 올라 '집안 잔치'를 벌였다. 그나마 혼합 복식에서 정다환-김한비 조가 정상에 오르며 간신히 전 종목 우승을 내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이마저도 결승 상대인 일본 조의 기권으로 거둔 승리여서 찜찜함을 남겼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을, 그것도 상대의 기권으로 얻었다는 사실은 한국 주니어 배드민턴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의 결과는 현재 여자 단식의 안세영, 남자 복식의 서승재-김원호 조가 세계랭킹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한국 배드민턴의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선배들의 화려한 성과 뒤편에서, 정작 그들의 뒤를 이을 다음 세대 육성에서는 라이벌 일본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화려한 현재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체계적인 유망주 육성 시스템을 시급히 재점검해야 한다는 뼈아픈 과제를 남겼다.

 

여행핫클립

파리, 뉴욕, 그리고 서울…전 세계가 인정한 '가장 매력적인 도시' TOP 10

책,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한 '세계 100대 도시' 순위에서 서울이 10위를 차지했다고 CNN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때 24위(2018년)까지 추락하며 체면을 구겼던 서울은, K-컬처의 세계적인 확산에 힘입어 2023년 14위, 지난해 12위로 꾸준히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마침내 올해 10위권 진입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는 서울이 단순한 쇼핑 도시를 넘어, 문화와 인프라를 두루 갖춘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부동의 1위는 5년 연속 정상을 지킨 프랑스 파리였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방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개최 등 굵직한 이벤트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은 결과로 분석된다. 그 뒤를 스페인 마드리드가 2위로 바짝 쫓았으며, 아시아 도시 중에서는 일본 도쿄가 3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최고 관광도시'의 위상을 뽐냈다. 특히 도쿄는 나리타 국제공항 활주로 증설 등을 통해 2039년까지 여객 수용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도 강력한 경쟁력을 유지할 전망이다. 4위와 5위는 이탈리아의 로마와 밀라노가 나란히 차지하며 관광 대국의 자존심을 지켰다.6위는 미국 도시 중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뉴욕이었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7위), 스페인 바르셀로나(8위), 싱가포르(9위)가 서울의 바로 앞 순위를 형성했다. 눈에 띄는 것은 전통의 관광 강호였던 영국 런던의 몰락이다. 지난해 13위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런던은 올해 18위까지 추락하며 끝없는 하락세를 보였다. CNN은 런던이 관광 인프라 부문에서는 4위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관광 정책, 안전, 지속가능성 등 다른 평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 순위 하락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한편, 이번 '매력적인 도시' 순위와는 별개로, 올해 해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도시는 태국의 방콕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콕은 연간 3,03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홍콩이 2,320만 명으로 2위, 순위가 급락한 런던이 2,270만 명으로 3위, 마카오가 2,040만 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이는 도시의 '매력도'와 실제 '방문객 수'는 다른 척도로 평가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