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째 가을야구 실패, 롯데는 왜 매년 똑같은 비극을 반복하나?

 또다시 고개를 숙였다. 8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라는 성적표는 이제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익숙한 절망감마저 안겨준다. 반짝했던 희망은 12연패라는 기록적인 추락으로 끝났고, 시즌 막판 보여준 무기력함은 단순한 부진을 넘어선 구조적 병폐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는 운이 따르지 않은 불운이 아니라, 구단 스스로 자초한 ‘인재(人災)’에 가깝다.

 

가장 큰 문제는 뿌리부터 썩어 들어간 구단의 운영 철학 부재다. 롯데는 지난 8년간 7명의 감독이 거쳐 가는 ‘감독들의 무덤’이 됐다. 평균 재임 기간 1.1년. 이 짧은 시간 속에서 어떤 감독도 자신만의 야구 철학을 팀에 녹여낼 수 없었다. 모기업의 입김과 단기 성과에 대한 조급증은 장기적인 팀 빌딩, 이른바 ‘백년대계’를 사치로 만들었다. 야구계와 동떨어진 ‘낙하산’ 인사들이 구단 요직을 차지했던 과거의 실패는 여전한 트라우마다. 구단 운영의 중심이 ‘야구’가 아닌 ‘윗선’의 눈치를 보는 문화가 청산되지 않는 한, 일관성 있는 팀 운영은 불가능하다.

 

 

팀의 허리도, 중심도 실종됐다. 롯데는 수년간 상위 드래프트 지명권을 확보하고도 유망주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 그 결과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허리 세대’가 통째로 증발했다. 베테랑의 노련함과 신예의 패기를 이어줄 다리가 끊어진 것이다. 강민호가 떠난 포수 자리는 8년째 공백이고, 80억을 투자한 유강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 자리 역시 확실한 주전 없이 ‘돌려막기’에 급급하다. 이는 특정 선수의 부진이 아닌, 선수 육성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를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들은 올 시즌 최악의 오판으로 이어졌다. 10승을 거두며 분투하던 외국인 투수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대체 선수로 벨라스케즈를 영입한 결정은 순위 싸움의 분수령에서 팀의 추락을 가속화한 ‘자충수’였다. 이미 얇아진 선수층과 불안한 불펜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당장의 분위기 쇄신에만 급급했던 조급함이 낳은 참사다.

 

결국 사직구장에 내걸린 사과 현수막은 연례행사가 됐다. 구단의 조급증을 내려놓고, 현장에 힘을 실어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의 미래를 그리지 않는 한, 내년에도 롯데 팬들은 희망고문 끝에 또다시 씁쓸한 가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여행핫클립

"쇼핑, 고궁은 이제 그만"…외국인들 지갑 열게 할 진짜 'K-체험' 15가지 나왔다

한국을 방문한 외래객의 88.3%가 단체 여행이 아닌 개별 관광객이었다는 통계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들은 정해진 일정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직접 단기 투어 상품을 결제하고 참여하는 경향이 짙은데, 특히 미국, 호주, 독일 등 구미대양주 관광객의 경우 그 비율이 24.2%에 달해 전체 평균인 9.5%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변화된 수요에 발맞춰 한국 문화(K-컬처)의 매력을 극대화한 15개의 특화 여행 상품을 선정하고, 이를 통해 외국인 개별 관광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이번에 선정된 상품들은 기존의 획일적인 관광 코스에서 과감히 탈피한,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콘텐츠로 무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총 118개의 상품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이번 공모전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영화 '파묘' 등의 흥행으로 서구권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한국의 오컬트와 무속 신앙을 테마로 한 '신당동 고스트 투어'다. 과거 시신이 나가던 문이었던 광희문의 역사적 배경부터 영화 소품에 담긴 상징적 의미까지, 서양의 '고스트 투어' 형식을 빌려 한국의 독특한 정신문화를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한 나라의 문화적 심층을 이해하고자 하는 지적 호기심이 강한 구미주 관광객들의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기획이라 할 수 있다.오컬트라는 이색적인 주제 외에도, 지역의 삶과 역사를 오롯이 체험할 수 있는 상품들이 대거 선정되어 K-컬처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부산 흰여울문화마을과 어촌 체험 투어'는 참가자가 직접 다시마 장아찌를 만들어보고 해녀촌에서 갓 잡은 해산물을 맛보는 등, 부산의 역사와 현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밖에도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한국의 식문화를 깊이 있게 탐방하는 'K-푸드 도슨트 투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 해녀의 삶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 단 하루 만에 한국의 전통 현악기인 가야금을 배워보는 '가야금 1일 강좌' 등,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매력적인 상품들이 이름을 올렸다.한국관광공사는 단순히 우수 상품을 선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관광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향후 1년간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직접 상품을 체험하고 개선점을 제안하는 모니터링 투어를 진행하는 한편, 각 상품의 매력을 담은 고품질 홍보 콘텐츠를 제작해 'VISITKOREA' 플랫폼과 해외 지사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또한, 해외에서 열리는 한국 관광 로드쇼 및 박람회에서도 이들 상품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며, '한국인의 일상' 그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관광 자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이는 방한 관광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재방문율을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