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팅 한도 200배 올렸지만…" 규제에 발목 잡힌 강원랜드의 '슬픈 몸부림'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 3932억 원, 영업이익 9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1.7% 증가했지만, 이는 K-관광 열풍을 타고 급성장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의 실적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파라다이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 등 경쟁사들은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확대 등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파라다이스는 영업이익이 38% 급증했고, GKL과 롯데관광개발은 각각 244%, 103%라는 경이로운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뚜렷한 실적 대비는 강원랜드가 처한 현실과 구조적인 문제를 명확히 보여준다.

 

강원랜드의 부진은 단순히 운이 따르지 않아서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중, 삼중으로 얽힌 다중 규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폐광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출입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매출총량제'와 '이용객 규제'라는 족쇄에 묶여있는 것이다. 출입일수 제한부터 베팅 한도까지, 촘촘하게 짜인 규제망은 강원랜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는 데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적인 K-관광 수요가 급증하는 절호의 기회 속에서, 정작 국내 대표 카지노는 규제에 발목 잡혀 제대로 된 날갯짓조차 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강원랜드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 아래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베팅 한도를 상향하며 실적 개선을 꾀하는 중이다. 지난 2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존에서는 테이블 베팅 한도를 기존 1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무려 200배나 확대했으며, 향후 해외 경쟁 카지노 수준인 3억 원까지 추가 상향을 계획하고 있다. 내국인 VIP 고객 테이블 역시 지난 5월부터 베팅 한도를 기존 500만 원에서 최대 3000만 원까지 올리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4분기에는 추석 명절 연휴 효과까지 더해져 3분기보다는 나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러한 노력은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결국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 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 흩어져 있는 감독 체계를 하나로 모으는 통합관리 기구 도입과 함께,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들을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랜드 역시 오는 11월 'K-HIT 비전대회'를 열고 2조 5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규제의 틀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카지노 면적 확장과 게임 기구 증설 등을 통해 2027년까지 글로벌 복합 리조트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야말로 강원랜드를 옭아매는 규제의 사슬을 끊고, K-관광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골든타임이다.

 

여행핫클립

이탈리아 중부 드라이브, 인생샷 성지 '천공의 성' 가보니

라 불리는 중부 지역을 자동차로 횡단하는 코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중이다. 예술의 도시 피렌체에서 영원의 도시 로마에 이르는 이 구간은 토스카나의 완만한 구릉과 라치오의 신비로운 고대 유적을 동시에 품고 있어 드라이브 여행의 정수로 꼽힌다. 정해진 목적지 없이 풍경이 이끄는 대로 멈춰 서고 머무는 여유는 렌터카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자리 잡았다.이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안개 속에 떠 있는 듯한 환상적인 경관을 자랑하는 치비타 디 반뇨레조다. 깎아지른 듯한 응회암 절벽 위에 위태롭게 얹힌 이 마을은 오직 좁고 긴 다리 하나로만 세상과 연결되어 있어 마치 현실 세계를 벗어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비가 내리거나 안개가 자욱한 날이면 계곡 사이로 피어오르는 운무가 마을 하단을 감싸 안으며 공중에 떠 있는 성의 형상을 완성한다. 수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고립된 지형 덕분에 이곳은 현대 문명의 침범을 피하고 중세의 시간을 고스란히 박제한 채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마을의 뿌리는 로마 문명보다 앞선 에트루리아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지반 침식이라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땅이 조금씩 사라져가는 비극적인 운명을 지니고 있다. 한때 번성했던 도시는 지진과 풍화 작용으로 주민들이 떠나며 '죽어가는 도시'라는 쓸쓸한 별명을 얻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덕분에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과거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다. 담쟁이덩굴이 뒤덮인 석조 건물과 세월의 때가 묻은 돌길을 걷다 보면 관람객은 수백 년 전의 스크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묘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드라이브의 출발점인 피렌체를 지나 남쪽으로 향하면 중세의 위용을 간직한 소도시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탑들로 유명한 산지미냐노는 가문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세워진 건축물들이 독특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해 여행자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어지는 시에나는 피렌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성장이 멈춘 덕분에 오히려 완벽한 중세 도시의 원형을 유지하게 된 곳이다. 부채꼴 모양의 캄포 광장에 앉아 즐기는 한 잔의 커피는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의 의미를 일깨워준다.토스카나 여행의 백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발도르차 평원의 구릉 지대를 달리는 순간에 완성된다. 지평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초록빛 물결과 능선을 따라 정렬된 사이프러스 나무들은 마치 정교하게 그려진 수채화 속을 달리는 듯한 착각을 준다. 영화 속 명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가로수길과 구불구불한 곡선이 예술적인 도로 위를 달리다 보면, 왜 이곳이 전 세계 드라이버들의 꿈의 코스로 불리는지 실감하게 된다. 언덕 위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 향기가 바람에 실려 오는 이곳의 풍경은 일생에 단 한 번뿐인 강렬한 기억으로 남는다.하지만 이국적인 풍광에 취해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탈리아 특유의 도심 자동차 출입 통제 구역인 ZTL 규정을 숙지하지 못하면 예상치 못한 벌금 폭탄을 맞을 수 있으며, 무인 주유소의 독특한 결제 시스템 또한 당황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곤 한다. 무엇보다 관광객을 노리는 도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차량 내 귀중품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현실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고대 유적과 중세의 낭만이 교차하는 이탈리아 중부의 도로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