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한숨 돌렸지만... '성역 없는 특검' 칼날, 결국 민주당 향하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예고했던 '민주당 의원 실명 폭로'를 결심공판에서 끝내 실행하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이는 폭풍전야의 고요함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 전 본부장이 특검 조사 과정에서 이미 민주당 의원 15명에게 자금을 지원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진 만큼, 그의 침묵이 의혹의 종결이 아닌 새로운 국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일교 게이트'로 규정하고 성역 없는 특검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윤 전 본부장의 침묵 배경에 이재명 대통령의 '입틀막'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종교단체 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통일교 측에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이렇게 못 덮는다"고 경고했다. 그는 나아가 통일교 게이트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민중기 특검팀이야말로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하며, 특검 수사의 부실함과 편파성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의혹이 이미 민주당 핵심 인사들과 대통령 측근까지 번졌다며, 민주당과 대통령 본인까지 모두 조사할 수 있는 '진짜 특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윤 전 본부장의 폭로는 없었지만, 그의 입을 통해 흘러나온 구체적인 진술들은 의혹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현금 4000만 원과 까르띠에, 불가리 등 명품 시계 2점을 건넸다는 구체적인 진술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접촉했다는 진술은 파문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또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더 가까웠다"는 그의 주장은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가 특정 정당에 국한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향후 수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처럼 구체적인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민주당은 당 차원의 적극적인 진상조사에는 선을 긋는 모양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의원들의 실명이 공개될 경우 윤리감찰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자체 조사 계획이 불투명하다.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전재수 장관과 정진상 전 실장은 "전부 허위"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전 장관은 해외출장에서 귀국하는 11일 기자회견을 예고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지만, 그의 해명이 성난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결국 '판도라의 상자'는 닫혔지만, 상자 틈새로 새어 나온 의혹의 불씨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들불이 되어 정치권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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