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흥행하자…박물관 굿즈, 두 달 만에 100억

 전 세계를 휩쓴 K-컬처 열풍이 박물관의 문턱을 넘었다. 국립박물관의 문화상품, 이른바 '뮷즈'(뮤지엄+굿즈)가 재단 설립 이래 역대 최고 매출인 400억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한 것이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 따르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집계된 연간 매출액은 2004년 재단 설립 이후 처음으로 400억 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단순히 기념품 판매를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가 가진 힘과 매력이 현대적인 디자인과 만나 전 세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로 분석된다. 전통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한 상품들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 셈이다.

 

이러한 폭발적인 성장의 기폭제가 된 것은 지난 6월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세계적인 흥행이었다. 이 작품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뮷즈 매출 역시 수직 상승했다. 올 4~6월까지만 해도 월 20억 원대였던 매출은 애니메이션 공개 직후인 7월, 49억 5천만 원으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고, 8월에는 52억 7천만 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불과 두 달 만에 1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이다. 이러한 인기는 단순히 온라인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박물관 개관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결과 국립중앙박물관의 연간 방문객은 지난 11일, 1945년 개관 이래 최다인 600만 명을 돌파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뮷즈의 인기는 국내외 유명인사들의 '샤라웃'을 통해 더욱 확산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업무보고 자리에서 뮷즈의 성과를 언급하며 "엄청나게 팔았다면서요. 잘하셨다"고 칭찬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 11월 김혜경 여사가 이집트 순방 당시 대통령 영부인에게 뮷즈 10개 품목을 선물한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BTS의 멤버 RM이 소장한 것으로 유명해진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이미 뮷즈의 상징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으며, 그 외에도 술을 따르면 색이 변하는 '취객선비 변색잔', 전통 문양을 담은 '단청 키보드', '신라의 미소 소스볼' 등은 전통의 미와 실용성을 겸비해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에는 광복 80주년과 경주 APEC을 기념한 신라 금관 뮷즈, 지역 박물관의 특색을 살린 흑립 갓끈 볼펜 등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 나가는 뮷즈의 신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내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아 프랑스 문화부 산하 공공기관인 그랑팔레 알엠엔(GrandPalais Rmn)과 손잡고 '미소'를 주제로 한 공동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상징인 '모나리자'와 국립중앙박물관의 국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라는 양국의 대표적인 '미소' 유산을 바탕으로 한 상품이 거론되고 있어, 어떤 창의적인 굿즈가 탄생할지 전 세계적인 기대가 모이고 있다. K-콘텐츠가 촉발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뮷즈라는 새로운 매개체를 통해 어떻게 진화하고 확장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여행핫클립

"태국 갔다 납치된다" 소문 확산…관광객 발길 '뚝' 끊겼다

하며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을 넘어, 각국의 내부 치안 문제와 관광 정책, 환율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나타난 구조적 변화로 분석된다. 한때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꼽혔던 태국의 명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지난해 태국 관광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심각한 치안 불안 문제가 꼽힌다. 특히 연초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태국에서 납치되어 미얀마나 캄보디아 등지의 온라인 사기 범죄 조직에 팔려 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충격을 안겼다. 2024년 말 태국을 방문했던 중국인 배우 왕싱이 미얀마로 납치되었다가 구출된 사건이 중국 현지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태국 여행에 대한 공포감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이 여파로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약 447만 명에 그쳐, 2024년 670만 명 대비 33.6%나 급감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달러 대비 밧화 가치가 1년간 9.4%나 급등하며 여행 경비 부담이 커진 것과, 캄보디아와의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교전 역시 관광객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반면, 태국이 주춤하는 사이 베트남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2,15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2%나 급증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러한 성공의 핵심 열쇠는 바로 파격적인 비자 면제 정책이었다. 응우옌 쩡 카인 베트남 관광청장은 세계 39개국 여행객에게 비자를 면제해 준 정책이 관광 산업 성공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태국의 치안 불안으로 행선지를 잃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베트남으로 발길을 돌린 것도 큰 호재가 되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353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나 폭증하며 베트남 관광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결과적으로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약 3,300만 명으로 전년보다 7.2% 감소했으며, 관광 수입 역시 1조 5천억 밧으로 4.7%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10년 만의 첫 감소세다. 위기감을 느낀 태국 관광청은 올해 중국인 관광객을 예년 수준인 670만 명으로 회복시키는 등, 총 3,67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한때 굳건했던 태국의 아성에 베트남이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르면서, 동남아 관광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두 나라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