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들어라" 트럼프, 이란 향해 최후통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심장부를 타격해 최고 지도자를 제거한 데 이어, 이제는 아예 이란의 차기 리더십을 제 입맛대로 갈아치우겠다는 노골적인 야욕을 드러냈다.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정밀 폭격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내부의 후계자 논의에 자신이 직접 관여해야 한다며 국제 사회를 경악게 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는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 한 국가의 주권을 통째로 설계하겠다는 선포와 다름없어 중동 정세는 그야말로 핵폭풍 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5일 진행된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독보적인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하고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임시 대통령으로 앉혔던 사례를 언급하며, 이란에서도 똑같은 모델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나는 베네수엘라에서 델시와 했던 것처럼 그 임명에 관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는 정권의 핵심 인물을 포섭해 친미 성향의 과도 정부를 세우는 이른바 베네수엘라 모델을 이란이라는 거대 국가에 이식하겠다는 파격적인 구상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이란 내부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거론되는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를 향해 조롱 섞인 비판을 가했다. 그는 그들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며 모즈타바를 경량급이라고 깎아내렸다. 하메네이의 아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대신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인물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란이 기존의 강경 기조를 이어갈 지도자를 세운다면 미국은 5년 안에 다시 이란과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섬뜩한 경고까지 덧붙였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이란 국민 및 정권과 협력해 핵무기 없이도 이란을 훌륭하게 건설할 인물을 그 자리에 앉히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하메네이 신정 체제를 지탱하던 군부 세력을 무력으로 약화시키는 동시에, 정권 내부에서 미국과 말이 통하는 유화적인 인물을 발굴해 친미 정권으로의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출구 전략으로 풀이된다.

 

재미있는 점은 이러한 구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이란 시민들에게 요구해왔던 시민 봉기나 혁명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혼란스러운 혁명보다는 기존 정권의 행정력과 사회 통제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되, 정책 기조만 친미로 바꾸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일본에 적용했던 평화헌법 체제나 최근의 베네수엘라 사례와 맥을 같이 한다. 즉, 뿌리는 남겨두되 머리만 바꾸는 방식의 정권 교체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이란 잔존 세력의 완전한 항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만약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고 끝까지 저항한다면, 미국으로서도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장기전을 각오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지도자의 조건까지 언급하며 압박을 가하는 것 자체가 이미 이란의 내정에 깊숙이 발을 들인 것으로 간주된다. 미군의 압도적 무력 앞에서 숨죽이고 있는 이란 지도부로서는 트럼프의 눈 밖에 날 경우 더 처참한 공격이 쏟아질 수 있다는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이라는 또 다른 카드를 꺼내 들며 중동의 화약고에 불을 지폈다. 그는 이라크 내 쿠르드족 민병대가 이란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와 관련해 그들이 그렇게 하려는 건 훌륭한 일이라며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군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이란을 압박할 수 있는 대리전 카드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중이다. 비록 수천 명의 쿠르드 병력으로 이란 정규군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흩어져 살던 쿠르드족이 대거 가세할 경우 전쟁의 불길은 중동 전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위험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족에 대한 공중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미 그의 발언만으로도 이란 접경 지역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를 사살하고 그 후계자까지 지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광폭 행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연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친미 지도자를 세우며 백기 투항할 것인지, 아니면 제2의 베트남전이 될지도 모르는 처절한 저항을 선택할 것인지 전 세계가 숨을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의 이란 재설계 작업이 성공할 경우 중동의 지도는 완전히 새로 그려지게 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수한 인명 피해와 지정학적 혼란에 대한 책임론 역시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꿈꾸는 이란의 조화와 평화가 과연 진정한 안정을 가져올지, 아니면 더 큰 재앙의 시작이 될지 전 세계는 지금 가장 위험한 도박판을 목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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