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예수, 대만서 2군으로 강등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군림했던 애런 윌커슨이 대만 프로야구 무대에서 커리어 최대의 시련을 맞았다. 리그 개막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극심한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2군 강등이라는 충격적인 통보를 받았다.

 

윌커슨의 올 시즌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그는 대만 푸방 가디언스 소속으로 3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6.92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KBO 시절 그의 최대 강점이었던 안정적인 제구력이 대만 타자들에게는 오히려 공략하기 쉬운 먹잇감이 되면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소속팀 코치진은 윌커슨의 부진 원인을 명확하게 진단했다. 푸방의 투수 코치는 현지 언론을 통해 그의 투구가 구종 간 구속 변화가 단조로워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용이하며, 대만 리그의 스트라이크 존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KBO와는 다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이는 불과 몇 달 전까지 KBO 리그를 호령하던 그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윌커슨은 2023년 롯데의 대체 선수로 합류해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고, 재계약에 성공한 2024년에도 12승 8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하며 팀의 1선발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당시 팬들은 그에게 '사직예수'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푸방 구단은 당초 윌커슨에게 한 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더 부여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조기 강등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코치진은 그가 2군에서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보고 재조정할 시간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일정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제 윌커슨은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그의 1군 복귀까지의 여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리그 규정상 최소 15일이 지나야 복귀가 가능한 데다, 1군 진입을 노리는 다른 외국인 투수들이 2군에 3명이나 더 대기하고 있어 치열한 내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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