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만의 원정 금메달, 한국 농구 일본 안방서 웃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12년 만의 금메달이자, 원정 아시안게임 기준으로는 44년 만에 거둔 우승이다. 결승 당일 예기치 못한 훈련 차질까지 겪은 뒤 이뤄낸 승리라 의미는 더 컸다.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을 67대57로 제압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처음이다. 통산으로는 1970년 방콕, 1982년 뉴델리,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에 이어 다섯 번째 금메달이다.

 

이번 결승은 여러모로 상징성이 컸다. 한국과 일본이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결승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더구나 경기는 일본 홈에서 열렸다. 한국은 원정 무대의 부담과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도 경기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전에는 황당한 변수도 있었다. 대표팀은 결승 당일 오전 별도 체육관에서 몸을 풀며 슛 감각과 컨디션을 점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선수단을 태우러 오기로 한 버스가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오전 훈련을 취소해야 했다.

 

한국 선수단은 대회 조직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아시아올림픽평의회 측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은 전날 훈련 일정과 이동 시간을 통보했고, 배차 관련 확인까지 받았지만 실제 이동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장 이승현은 우승 뒤 해당 상황에 대해 강하게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결승을 앞둔 팀에 이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선수들이 화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을 여러 차례 뛰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다른 종목 선수들에게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대표팀은 돌발 상황을 흔들림이 아닌 결집의 계기로 삼았다. 선수들은 훈련 대신 가볍게 산책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긴장을 풀었다. 이승현은 “오히려 선수들이 더 뭉쳤고, 승부욕도 강해졌다”고 돌아봤다. 불리한 조건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다잡은 셈이다.

 

최준용도 우승의 기쁨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는 예상 못 한 일이 종종 생긴다”며 비교적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목에 건 금메달을 가리키며 “이걸 땄으니 다 괜찮다”고 웃었다. 만약 결과가 달랐다면 반응도 달랐을 것이라는 농담으로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일본 언론도 한국 대표팀이 결승 당일 버스 문제로 훈련을 하지 못한 사실을 전했다. 일부 매체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다른 종목에서도 운영상 혼선을 겪었다고 짚었다.

 

한국 남자 농구는 낯선 환경과 돌발 변수, 상대 홈코트의 압박을 모두 넘어섰다. 일본과의 첫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거둔 승리는 단순한 금메달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대표팀은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하며 한국 농구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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