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피자'가 뭐길래...칼부림으로 끝난 피자 사장님의 절규

 서울 관악구의 한 피자 가게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의 이면에는 배달 플랫폼의 출혈 경쟁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압박이라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깊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가게 하자 보수 비용이 표면적인 갈등의 도화선이 되었지만, 피의자인 가맹점주 A씨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근본적인 원인은 '1인분 배달'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야기한 수익성 악화와 극심한 스트레스였음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참극이 벌어진 지 하루 만에 경찰은 A씨의 여자친구와 가맹 본사 P사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며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A씨가 회복하는 대로 살인 혐의로 체포해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 비극의 중심에는 '돈' 문제가 있었다. A씨의 아버지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들이 "평소 배달 수수료 문제로 인한 고충이 컸다"고 증언했다. 특히 "최근에는 본사가 1인 피자 메뉴를 권장해서 고민하는 것을 들었다"며, 1인 메뉴 도입이 아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이는 가맹 본사 P사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P사 관계자는 "A씨가 '1인 세트메뉴'를 하루이틀 판매했지만, 그 뒤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A씨가 평소 배달 수수료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점주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판매를 중단할 만큼 '1인 메뉴'는 뜨거운 감자였고, 이 문제를 둘러싼 본사와의 갈등에 인테리어 비용 분쟁까지 겹치면서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왜 중저가 피자 브랜드인 P사는 수익성이 낮은 '1인 메뉴' 도입을 점주들에게 권장해야만 했을까? 그 배경에는 업계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촉발한 '1인분 배달' 경쟁이 있다. 배민이 지난 4월 최소주문금액 요건을 없앤 '한그릇' 배달 서비스를 출시하자, 1인 가구와 혼밥족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70여일 만에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경쟁사인 쿠팡이츠마저 부랴부랴 1인분 배달 시장에 뛰어들자,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이 거대한 흐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관련 메뉴를 개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 경쟁의 모든 부담이 고스란히 가맹점주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한 가맹점주는 "배달비는 고정액(서울 3400원)인데, 객단가가 낮아질수록 점주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진다"고 토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1인 메뉴는 가격이 1만원가량인데, 건당 수수료와 배달비 등으로 이미 40%(4천원)를 떼주고 팔아야 하는 셈"이다. 브랜드 전체의 매출과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본사는 '1인분 배달'을 독려하고, 팔수록 손해를 보는 점주는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구조다.

 

물론 P사는 "메뉴 도입은 점주들의 자율에 맡겼다"며 강제성이 없었다고 항변한다. 또한 부담을 느끼는 점주들을 위해 주문 수만큼 피자 도우 1개 가격을 지원하는 정책도 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달앱들이 1인용 무료 배달 등 소비자들이 내야 할 비용을 점주와 본사에 전가하며 경쟁하는 양상"이라며 "이런 흐름 속에서 영세 프랜차이즈와 점주들은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결국 배달 플랫폼이 시작한 치킨게임의 대가를 영세 자영업자들이 피로 치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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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위를 걷는다고?…'스쳐가던' 춘천 구곡폭포, 2028년 이렇게 바뀐다

최신 관광 트렌드에 맞춘 체류형 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구곡폭포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안'을 강원도에 제출하고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닌, 방문객들이 머물며 자연을 온전히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복합 휴양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청사진이다. 당초 2025년까지였던 사업 기간을 2028년까지 3년 연장하며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시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이번 계획이 승인되면 내년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해 늦어도 2028년까지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구곡폭포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이번 변화의 핵심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이색적인 체험 콘텐츠의 도입이다. 가장 주목받는 시설은 숲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트리탑 탐방로'다. 기존의 등산로나 산책로와는 차원이 다른 시점에서 폭포와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어, 방문객들에게 전에 없던 스릴과 감동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야간에도 폭포의 매력을 즐길 수 있도록 특색 있는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구곡폭포에 얽힌 전설을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구곡혼 이야기' 포토존을 조성해 낮과 밤 모두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성한 공간으로 채울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풍경 감상을 넘어, 이야기가 있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춘천시는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머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반 시설 확충에도 집중한다. 구곡폭포 입구에는 주변 경관을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전망휴게소를 비롯해 야영장 등을 조성하여 체류형 관광의 기틀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당일치기 방문객뿐만 아니라 1박 이상 머무는 가족 단위 관광객까지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청정 자연으로 유명한 문배마을 일대에는 야생화정원과 생태습지, 생태연못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자연 속에서 휴식과 학습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생태 교육의 장으로 꾸밀 예정이다. 이는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한 관광 개발을 추구하는 시의 개발 철학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육동한 춘천시장은 이번 사업에 대해 "단순한 기반시설 확충을 넘어, 자연친화적 경관과 체험형 관광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춘천시는 차별화된 콘텐츠와 체계적인 개발을 통해 구곡폭포를 사계절 내내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 대표 힐링 명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대규모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구곡폭포는 강촌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춘천시 전체의 관광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