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본다"…'극우 총리' 다카이치의 돌변, 진짜 속내는?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한국을 향해 예상 밖의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2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이자 국제사회 과제 대응에 필요한 파트너"라며 한일 관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영토·역사 문제에서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던 전력 탓에 한국 내 우려가 컸던 것을 의식한 듯, 그는 "한국 김과 화장품을 좋아하고, 한국 드라마도 본다"는 개인적인 친밀감까지 드러내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히고, 과거 정권들이 쌓아온 관계의 기반 위에서 미래 지향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고 싶다며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대(對)한국 유화 제스처는 북한 위협에 맞선 한미일 3각 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그 전략적 배경이 뚜렷해진다. 그는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대한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안보, 경제안보 협력이 필요하다"며 전략적 관점에서 협력을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개별적인 과거사 갈등보다는 북한이라는 공동의 위협 앞에서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현실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기조는 일본 외교의 기축인 미일 동맹을 한층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부터 중동, 우크라이나 문제까지 폭넓은 현안을 논의하며 양국 간 신뢰를 다지고 '세계 한가운데에서 화려하게 피어나는 외교'를 되찾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동맹으로 거듭나기 위한 길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의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요구할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본이 방위력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자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미국의 압박에 끌려다니기보다는, 일본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력 강화 지침을 담은 3대 안보 문서의 조기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며, 자신의 강경 보수 색채가 외교적 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국을 향한 부드러운 미소 뒤에 숨겨진 '강한 일본'을 향한 야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외교·안보 분야의 담대한 구상과 함께, 국내적으로는 경제 문제 해결에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는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자신의 내각을 '결단과 전진의 내각'으로 명명하고, 당면 과제인 고물가 대책을 확실히 강구하겠다며 야당과의 협력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 또한, 당장의 중의원 해산은 없다고 못 박으며 정국 안정 속에서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으며,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의 간판 정책이었던 방재청 설립을 추진하는 등 전임 내각의 정책을 일부 계승하는 유연한 모습도 보였다. 강한 외교와 민생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다카이치 내각의 시험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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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 보러 갔다가 씀씀이 '대폭발'…포켓몬이 제주에 뿌린 돈, 계산해보니

제주' 행사가 개막 20일 만에 누적 방문객 1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초대박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캐릭터 전시를 넘어,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세계적인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하여 방문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며 침체되었던 관광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해 행사 기간 내내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며 포켓몬의 변치 않는 인기를 실감케 했다.이번 흥행의 중심에는 단연 서귀포시 여미지식물원에서 펼쳐지는 특별 전시가 있다. '포켓몬 그린가든'과 '포켓몬 캡슐 아일랜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 전시는 식물원 곳곳의 다채로운 식물들 사이에 숨어있는 듯한 포켓몬 캐릭터들을 찾아내는 재미를 선사한다. 방문객들은 마치 실제 탐험가가 된 것처럼 식물원을 누비며 피카츄, 이브이 등 인기 포켓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중에서도 가장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는 것은 국내 최초로 공개된 14m 높이의 거대한 '알로라 나시' 조형물이다. 아파트 5층에 육박하는 엄청난 크기는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며, 이곳은 연일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최고의 포토존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도 중문관광단지 일대를 무대로 펼쳐지는 '포켓몬고' 스탬프 랠리와 '포켓몬 런'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행사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포켓몬의 막강한 힘은 실제 수치로도 명확하게 증명되었다. 제주관광공사의 집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포함된 지난 10월 2일부터 12일까지 중문관광단지를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무려 42.8%나 급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방문객들의 씀씀이다. 같은 기간 동안의 소비지출액은 61.9%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하며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2024년 9월 14~18일)와 비교해도 올해 추석 기간 중문관광단지 내 하루 평균 소비지출액은 47.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번 행사가 단순히 사람만 모은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했음을 입증했다. SNS는 연일 여미지식물원에서 찍은 포켓몬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하며 그 인기를 방증하고 있다.이번 '포켓몬 원더 아일랜드'의 성공은 캐릭터 IP를 활용한 민관 협력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포켓몬이라는 매력적인 콘텐츠를 통해 중문관광단지의 매력을 새롭게 선보이고,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민간 협력 사업을 꾸준히 개발해 제주 관광의 질을 한 단계 높여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행사의 성공이 앞으로 제주 관광이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