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06곳에서 동시에 터진다! 올가을 우리 동네를 바꿀 '공공디자인' 대축제

 우리의 일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공공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축제의 장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오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페스티벌은 저출생, 고령화, 기후변화와 같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디자인이 어떤 창의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 탐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2025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대통령상의 영예는 서울 서초구의 '흡연자·비흡연자 공존을 위한 공공서비스'에 돌아갔다. 이 프로젝트는 기술과 디자인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오랜 사회적 갈등이었던 흡연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 및 시상식은 오는 24일, 젊음과 창의의 중심지로 떠오른 서울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화려하게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는 대통령상을 포함한 총 14개 수상작에 대한 시상과 함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공디자인 진흥을 위해 힘써온 지자체 공무원 2명에 대한 유공자 표창도 함께 수여될 예정이다. 대통령상 못지않게 치열한 경합을 벌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는 국가보훈부의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 네이버 해피빈의 '투명 OLED 기부 키오스크', 그리고 '공공장소 프라이버시·사용자경험 가이드라인 연구'가 각각 선정되어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또한, 시상식장에서는 역대 수상작 중 특별히 '어린이'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모아 선보이는 전시도 함께 열려, 미래 세대를 위한 공공디자인의 따뜻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페스티벌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올해의 지역협력도시로 선정된 광주광역시는 '예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광주시는 그동안 '광주폴리'와 '별밤미술관' 등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과 역사를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로 재해석하는 성공적인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10월 28일 화요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영국의 앤드류 나이트, 핀란드의 카리 코르크만, 미국의 팀 톰킨스 등 세계적인 공공디자인 전문가들이 해외 연사로 참여해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공공디자인의 사회적 역할과 구체적인 실천 방향에 대해 열띤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전문가들만의 담론에 그치지 않고, 전국의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공공디자인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문턱을 대폭 낮췄다. 전국적으로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 기업 등 무려 206곳이 '공공디자인 거점'으로 참여해 페스티벌의 외연을 넓혔다. 이 중 33곳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배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연수회, 특별 전시 등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축제의 열기를 전국 각지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우리 동네의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디자인의 힘을 직접 경험하며, 공공디자인이 더 이상 낯설고 어려운 개념이 아닌, 우리 삶과 직결된 친숙한 분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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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40도·계곡 0.9도, 밀양 얼음골의 반전

결빙지 앞에 설치된 온도계가 가리킨 숫자는 놀랍게도 0.9도였다. 시내를 달구던 폭염의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계곡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겨울의 한복판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발을 담그면 10초도 버티기 힘들 만큼 차가운 계곡물과 바위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는 자연이 빚어낸 천연 냉장고의 위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이러한 신비로운 현상의 비밀은 얼음골 특유의 지형 구조인 '너덜지대'에 숨어 있다. 겨울 동안 바위틈 깊숙한 곳에 저장되었던 차가운 공기가 여름철 외부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밖으로 밀려 나오는 원리다. 해발 600m 지점의 결빙지에 다다르면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강한 한기가 피부를 파고든다. 과거에는 한여름에도 고드름이 맺힐 정도였으나,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이 유지되는 기간이 짧아져 6월 이후에는 직접적인 얼음을 보기 힘들다는 아쉬움도 공존한다.폭염을 피해 몰려든 인파로 얼음골 일대는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시내 거리는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얼음골 계곡은 나무 그늘과 너럭바위마다 자리를 잡은 피서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관리소 측에 따르면 여름철 방문객 수는 다른 계절에 비해 2배 이상 많으며, 8월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차가운 골짜기를 찾는다. 피서객들은 인위적인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쾌적함에 감탄하며 계곡을 떠나지 못했다.얼음골 인근의 호박소 계곡 역시 피서 명당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웅장한 풍경을 자아내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수박을 나눠 먹으며 더위를 잊는다.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는 시각적으로도 시원함을 선사하며, 벼랑 끝을 따라 조성된 잔도(棧道)를 걷다 보면 밀양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 땀방울을 씻어준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걷는 벼랑길 체험은 얼음골과는 또 다른 매력의 이색 피서 코스로 자리 잡았다.자연의 신비를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도 결실을 보았다. 지난 4일, 총사업비 145억 원이 투입된 '얼음골 신비테마관'이 문을 열었다. 4층 규모의 이 시설은 얼음골이 형성되는 과학적 원리를 전시와 영상,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냈다. 특히 얼음골의 사계를 화려한 빛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관은 방문객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는 명소로 급부상했다. 계곡에서 몸으로 직접 느낀 한기를 시각적인 예술로 승화시킨 공간이다.기후 변화로 인해 매년 여름의 위세가 강해지고 있지만, 밀양 얼음골은 여전히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진 도심을 벗어나 0.9도의 한기를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밀양의 폭염 속에서 발견한 이 차가운 낙원은 올여름 가장 강렬하고도 시원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