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옷 한 벌 24만 원?" 한혜진·화사 경악

 톱모델 한혜진과 가수 화사가 전통시장에서 마주한 예상 밖의 고가 잠옷 가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9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두 사람이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목욕용품과 생활 소품을 쇼핑하는 일상이 그려졌다. 연예계 대표 '쇼핑 단짝'으로 불리는 이들은 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즐기며 수건과 각종 욕실 비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등 소탈한 매력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쇼핑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 두 사람은 수입 제품이 즐비한 잠옷 전문점을 찾았다. 매장 주인은 일본과 영국 등지에서 건너온 고급 원단의 잠옷들을 소개하며 자부심을 드러냈고, 평소 패션에 일가견이 있는 한혜진은 영국제 잠옷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화려한 꽃무늬가 수놓아진 제품을 건네받은 한혜진은 독특한 디자인에 한 번, 그리고 사장님이 언급한 제품의 가치에 또 한 번 놀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현장에서 확인된 잠옷의 가격은 한 세트당 무려 24만 원에 달했다. 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쉽게 예상하기 힘든 고가였기에 한혜진은 가격표를 보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치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자신의 리액션이 너무 컸다며 사장님에게 즉각 사과를 건넸지만, 평소 명품 브랜드 모델로 활동하며 화려한 의상을 자주 접하는 그녀에게도 잠옷 한 벌에 20만 원이 넘는 금액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었던 셈이다.

 

함께 있던 화사 역시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화사는 평소 무대 위에서는 파격적이고 화려한 의상을 즐기지만, 일상에서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편이라며 잠옷에 이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는 것은 일종의 사치처럼 느껴진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두 톱스타가 고가의 수입 잠옷 앞에서 머뭇거리는 모습은 화려한 연예인의 삶 뒤에 숨겨진 평범하고 알뜰한 경제 관념을 엿볼 수 있게 해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들의 쇼핑 과정을 지켜보던 출연진과 스페셜 MC 박경림도 놀라움을 표했다. 박경림은 두 사람이 남대문 시장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 마치 영혼의 단짝 같다며 이들의 남다른 우정에 감탄했다. 특히 고가의 잠옷 앞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인간적인 반응은 방송 이후 각종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연예인들도 놀라는 시장 물가'라는 주제로 확산하며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홈웨어나 잠옷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기준에서 20만 원대 잠옷은 심리적 저항선이 높은 품목이다. 한혜진과 화사가 보여준 현실적인 반응은 스타와 대중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방송 직후 해당 잠옷의 소재와 브랜드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며 남대문 수입상가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여행핫클립

시내 40도·계곡 0.9도, 밀양 얼음골의 반전

결빙지 앞에 설치된 온도계가 가리킨 숫자는 놀랍게도 0.9도였다. 시내를 달구던 폭염의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계곡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겨울의 한복판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발을 담그면 10초도 버티기 힘들 만큼 차가운 계곡물과 바위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는 자연이 빚어낸 천연 냉장고의 위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이러한 신비로운 현상의 비밀은 얼음골 특유의 지형 구조인 '너덜지대'에 숨어 있다. 겨울 동안 바위틈 깊숙한 곳에 저장되었던 차가운 공기가 여름철 외부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밖으로 밀려 나오는 원리다. 해발 600m 지점의 결빙지에 다다르면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강한 한기가 피부를 파고든다. 과거에는 한여름에도 고드름이 맺힐 정도였으나,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이 유지되는 기간이 짧아져 6월 이후에는 직접적인 얼음을 보기 힘들다는 아쉬움도 공존한다.폭염을 피해 몰려든 인파로 얼음골 일대는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시내 거리는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얼음골 계곡은 나무 그늘과 너럭바위마다 자리를 잡은 피서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관리소 측에 따르면 여름철 방문객 수는 다른 계절에 비해 2배 이상 많으며, 8월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차가운 골짜기를 찾는다. 피서객들은 인위적인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쾌적함에 감탄하며 계곡을 떠나지 못했다.얼음골 인근의 호박소 계곡 역시 피서 명당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웅장한 풍경을 자아내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수박을 나눠 먹으며 더위를 잊는다.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는 시각적으로도 시원함을 선사하며, 벼랑 끝을 따라 조성된 잔도(棧道)를 걷다 보면 밀양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 땀방울을 씻어준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걷는 벼랑길 체험은 얼음골과는 또 다른 매력의 이색 피서 코스로 자리 잡았다.자연의 신비를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도 결실을 보았다. 지난 4일, 총사업비 145억 원이 투입된 '얼음골 신비테마관'이 문을 열었다. 4층 규모의 이 시설은 얼음골이 형성되는 과학적 원리를 전시와 영상,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냈다. 특히 얼음골의 사계를 화려한 빛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관은 방문객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는 명소로 급부상했다. 계곡에서 몸으로 직접 느낀 한기를 시각적인 예술로 승화시킨 공간이다.기후 변화로 인해 매년 여름의 위세가 강해지고 있지만, 밀양 얼음골은 여전히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진 도심을 벗어나 0.9도의 한기를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밀양의 폭염 속에서 발견한 이 차가운 낙원은 올여름 가장 강렬하고도 시원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