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지원 급감에 우크라 '자체 미사일' 승부수

 우크라이나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탄도미사일을 이르면 이번 가을 전장에 투입해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국영 방송 인터뷰를 통해 자국 방산업체가 개발 중인 신형 탄도미사일이 2~3개월 내에 실전 배치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서방의 방공 미사일 지원이 급격히 줄어들고 러시아가 북한군 추가 투입으로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나온 독자적인 반격 선언이다.

 

베일을 벗은 우크라이나의 비밀 병기는 신생 방산기업 파이어포인트가 제작 중인 'FP7'과 'FP9' 탄도미사일이다. FP7은 현재 국방부의 최종 인증 절차를 밟고 있으며, 사거리가 더 긴 FP9은 늦가을까지 개발을 완료해 러시아 후방의 핵심 군사 기지를 사정권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전쟁 초기 장거리 드론으로 전과를 올렸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파괴력이 월등한 탄도미사일 자산까지 확보하게 된 셈이다. 특히 모스크바까지 도달 가능한 타격 수단을 갖게 된다는 점은 전황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우크라이나가 이처럼 자체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서방 동맹국들의 지원 감소라는 냉혹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등 주요 협력국으로부터 공급받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수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토막 났으며,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서방의 무기 비축량 자체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하늘을 지킬 방공망이 약화되자 우크라이나는 외부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독자적인 미사일 생산 체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러시아의 병력 증강 시도 역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러시아는 최근 쿠르스크 지역 등 최전선에 대규모 북한군 추가 병력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최대 5만 명 규모의 북한군이 투입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에서, 인력과 화력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선택은 결국 적의 심장부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전력화였다. 자체 미사일 배치는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후방 전력을 분산시키는 전략적 효과를 노린 포석이다.

 


다만 탄도미사일의 대량 양산과 실제 전력화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사일 제작에 필요한 소수의 핵심 정밀 부품은 여전히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서방과의 지속적인 공급망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의 독자적인 결정만으로는 대량 생산 체제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인하며 부품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술적 자립과 해외 부품 수급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그치지 않고 유럽 국가들과 협력해 자체 방공 요격 체계인 '프레야'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내년 중반 첫 요격 시험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우크라이나판 패트리엇을 목표로 하며, 장기적으로는 외부 지원 없이도 자국 영공을 수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동맹의 지원이 불투명해진 극한의 환경 속에서 우크라이나가 선택한 '독자 무장' 행보가 향후 전쟁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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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40도·계곡 0.9도, 밀양 얼음골의 반전

결빙지 앞에 설치된 온도계가 가리킨 숫자는 놀랍게도 0.9도였다. 시내를 달구던 폭염의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계곡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겨울의 한복판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발을 담그면 10초도 버티기 힘들 만큼 차가운 계곡물과 바위틈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는 자연이 빚어낸 천연 냉장고의 위엄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이러한 신비로운 현상의 비밀은 얼음골 특유의 지형 구조인 '너덜지대'에 숨어 있다. 겨울 동안 바위틈 깊숙한 곳에 저장되었던 차가운 공기가 여름철 외부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밖으로 밀려 나오는 원리다. 해발 600m 지점의 결빙지에 다다르면 팔에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강한 한기가 피부를 파고든다. 과거에는 한여름에도 고드름이 맺힐 정도였으나,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얼음이 유지되는 기간이 짧아져 6월 이후에는 직접적인 얼음을 보기 힘들다는 아쉬움도 공존한다.폭염을 피해 몰려든 인파로 얼음골 일대는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시내 거리는 더위에 지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해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얼음골 계곡은 나무 그늘과 너럭바위마다 자리를 잡은 피서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관리소 측에 따르면 여름철 방문객 수는 다른 계절에 비해 2배 이상 많으며, 8월 성수기에는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이 차가운 골짜기를 찾는다. 피서객들은 인위적인 에어컨 바람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연의 쾌적함에 감탄하며 계곡을 떠나지 못했다.얼음골 인근의 호박소 계곡 역시 피서 명당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가 웅장한 풍경을 자아내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수박을 나눠 먹으며 더위를 잊는다.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는 시각적으로도 시원함을 선사하며, 벼랑 끝을 따라 조성된 잔도(棧道)를 걷다 보면 밀양강에서 불어오는 강바람이 땀방울을 씻어준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며 걷는 벼랑길 체험은 얼음골과는 또 다른 매력의 이색 피서 코스로 자리 잡았다.자연의 신비를 체계적으로 알리기 위한 노력도 결실을 보았다. 지난 4일, 총사업비 145억 원이 투입된 '얼음골 신비테마관'이 문을 열었다. 4층 규모의 이 시설은 얼음골이 형성되는 과학적 원리를 전시와 영상, 체험형 콘텐츠로 풀어냈다. 특히 얼음골의 사계를 화려한 빛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관은 방문객들이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서는 명소로 급부상했다. 계곡에서 몸으로 직접 느낀 한기를 시각적인 예술로 승화시킨 공간이다.기후 변화로 인해 매년 여름의 위세가 강해지고 있지만, 밀양 얼음골은 여전히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달궈진 도심을 벗어나 0.9도의 한기를 만끽할 수 있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보호해야 할 소중한 자연유산이다. 밀양의 폭염 속에서 발견한 이 차가운 낙원은 올여름 가장 강렬하고도 시원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