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미정"이라는데…이재명-다카이치, 30일 경주 회담 '밀실 합의' 끝냈다?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가 취임 열흘 만에 한국 땅을 밟는다. 일본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3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다고 28일 공식 발표했다.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그의 첫 방한이자 다자외교 무대 데뷔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은 향후 한일 관계의 방향을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방문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며, 양국 간 물밑 조율이 분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양국의 미묘한 온도 차는 이번 만남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 양자 회담은 조율 중이며 무엇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일본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양국 정부가 방문 첫날인 30일에 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경주에서 직접 뵙고 건설적 대화를 나누길 고대한다"며 먼저 손을 내민 것에 대한 화답의 성격을 띤다. 양국 정상의 만남 자체가 관계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을 앞두고 다카이치 총리가 보여준 유화적인 태도는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해 온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이지만, 이달 가을 제사 기간에는 참배를 보류하며 외교적 파장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취임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의 김, 화장품,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이 대통령을 만날 기회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는 등, 과거의 강경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이는 엄중한 국제 정세 속에서 개선 기조에 있는 한일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실용주의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긍정적 기류는 양국 간 사전 정지 작업이 치밀하게 이루어졌기에 가능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 일본을 방문해 이치카와 게이이치 신임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회동하고, '킹메이커'로 불리는 아소 다로 전 총리 등을 만나 '셔틀 외교' 지속 의지를 다졌다. 아소 전 총리 역시 "한일관계에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화답하며 힘을 실었다. 결국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방한은 강경 보수 정치인의 개인적 신념과 복잡한 국제 관계 속 국가 지도자로서의 현실적 역할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그리고 한일 양국이 어렵게 조성한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행핫클립

‘킹더랜드’ 촬영지부터 ‘인생샷’ 오렌지농장까지…요즘 방콕·치앙마이 여행법

적으로 개최되었고, 타이비엣젯 항공의 신규 취항으로 하늘길까지 넓어지면서 두 나라 사이의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이러한 분위기는 여행지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방콕 짜오프라야강의 디너 크루즈에서는 싸이의 '강남스타일'부터 로제의 '아파트'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K팝이 울려 퍼지면 국적을 불문한 여행객들이 함께 춤을 추며 어우러진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K팝 아이돌의 복장을 한 여행객이 나타나 환호를 받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으로, 양국의 우정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업그레이드된 방콕의 중심에는 단연 수쿰빗 거리가 있다. 과거의 낡은 이미지를 벗고 스마트한 도시의 면모를 갖춘 이곳은 코리아타운을 중심으로 새로운 활력이 넘친다. 수쿰빗 플라자 입구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K팝 영상이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일미정', '광한루', '조방낙지' 등 정겨운 한글 간판을 내건 식당들은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인근의 한국문화원은 태국 내 K컬처 확산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태국을 한류 종합 호감도 3위 국가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주변으로는 쉐라톤, 웨스틴 등 최고급 호텔들이 마천루를 이루고 있으며, 벤차시리 공원, 엠포리엄 백화점 등 주요 관광지와도 인접해 여행의 편의성을 더한다.방콕의 매력은 수쿰빗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JTBC 드라마 '킹더랜드'의 촬영지로 알려진 새벽사원, 아이콘시암, 버티고 문바 등은 새로운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특히 복합 쇼핑몰 아이콘시암은 디너 크루즈의 출발점이자 그 자체로 거대한 볼거리이며, 최근 문을 연 '두짓 센트럴파크'는 550개 이상의 매장과 70여 개의 미슐랭 가이드 인증 맛집을 품은 쇼핑의 천국이다. 이곳의 독특한 'X'자 에스컬레이터 포토존과 숲처럼 꾸며진 옥상 정원은 인생샷을 남기려는 이들로 붐빈다. 방콕 왕궁의 에메랄드 사원과 거대한 와불이 주는 감동은 여전하며, 도시 곳곳에서 현대적인 세련미와 유구한 역사가 흥미롭게 공존한다.방콕의 활기찬 분위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치앙마이는 '맛있는 녹색 여행지'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었다. 님만해민 거리의 복합 문화공간 '원 님만'에서는 현대적 감각과 태국 북부 란나 문화가 어우러진 쇼핑과 미식, 예술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산속 깊숙이 자리한 '마이 가든 오렌지농장'에서는 직접 오렌지와 딸기를 따고, 아름다운 전망을 배경으로 '티크닉(차+피크닉)'을 즐기며 자연 속에서 온전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싶다면 란나 왕국의 귀족들이 받던 전통 마사지를 체험할 수 있는 '지라 스파'가 제격이다. 지역 특산 허브를 이용한 찜질과 아로마테라피는 몸과 마음에 특별한 치유를 선사하며, 다시 찾은 태국 여행에 따뜻하고 깊은 인상을 남긴다.